고향지역 동창모임을 다녀왔다.
해미면 반양리에 있는 향수가든...
향수란 말을 들으면 가슴이 뭉클하다.
옛날 내가 살던 바다가 가까운 우리집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양지바른 마당에선 애들의 놀이가 끝이없이 이어지고
나와 내동생이 자전거타며 놀던곳....
산속에 가서 새집에서 알을 끄내오고...
새끼를 잡아다 기른다며 방에 하루 재워놓고 나면
죽어있는 새끼를 보며 안타까워했던 어린시절...
그런 추억이 생각나는
해미반양리 향수가든에 다녀왔다.
고향의 냄새를 조금씩 남아있는 친구들을 보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에 가슴이 쓰리다.
수많은 세월 고향을 떠나지 않고 흙과 시골생활을
즐기고 살았다는 자체만으로도 존경스럽다.
참석한 친구들의 근황을 소개할까 한다.
두현이는 전보다 머리가 조금 더 빠져있다.
주름살도 늘었다.
두현이는 서산시의원 재선에 실패한후...
농사에 전념하고있다.
별장집 밭과 간척지 논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오늘 모임에서는
외손자도 같이 안고 와서 식사를 같이했다.
사람사는 재미... 어린손자가 있어야 하는가보다.
어린손자가 할머니 할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고
재롱을 피우는 모습에 행복감이 흐른다.
세정이는 거의 끝나가는 가을농사에 더 새까맣게 얼굴이 변해버렸다.
흙을 좋아해서 땅이 많은 농사꾼에게 시집가고 싶다고 해서
만난 아내덕에 농사를 잘 짓고 행복하게 살고있다.
석포리 간척지 그 넓은 논에서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농사를 지은 결실을 지금 거두고 있다.
이제 서리태 콩만 거두면 올해농사도 마무리 된단다.
난... 세정이 부부를 존경한다.
특히 세정이 부인의 흙사랑을....
팔순중반의 시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세정이 부부...
세정이네와 기홍네를 시골에 가면 고향집 들리듯
불쑥 찾아가곤 한다.
식당에 가기전 세정이네에 들려 녀석이 지은 간척지쌀
한가마를 싣고왔다.
기대된다.
맛있는 세정이표 간척지쌀....
성현이도 바쁘다.
100마리가 넘는 한우를 기르는 성현이...
자식과 똑같이 밥주고 아프면 약먹이고...
한시라도 먼곳을 떠나지 못한다.
아프면 같이 밤을 새면서 걱정하고 새끼 낳은날이면
진통하는 어미소곁을 떠나지 않는다.
요즘 건강이 좋지않은 아내 때문에 걱정거리가 하나
더생겼다면서 웃음으로 걱정을 잠시 잊으려하는 성현이...
순박하고 순진함이 물씬 풍기는 모습이 어릴적 그대로다.
영호가 요즘 힘들다.
당진에서 고철장사를 하는 영호는 한달전인가
고철을 싣고다니는 트럭이 사고를 내서 사람도 다치고
차도 크게 부셔져 큰손해를 보았다며 전화가 왔었다.
당진 고철사업 정리하고 부천집에 올라간다고 말하면서...
한달을 집에서 쉰모양인데....
최근에 다시 조그마하게 땅을 빌려 다시 시작하였단다.
친구들이 모두 열심히 잘하라고 격려를 해주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친구에게 행운과 건강이 함께
하기를 빈다.
잘나가는 용복이...
용복만큼 성실하게 사는 친구가 있을까?
조금씩 밟아올라가 누가 봐도 정상에 섰지만
그런 내색하나없이 한결같은 초심으로 살아간다.
항상 바쁘게 공장과 거래처를 오간다.
요즘 마늘을 거둬들여 창고에 쌓고 가공하느라 정신이 없다.
부부동반 모임인 우리모임에 아내를 같이 동행못한다.
아내도 서산터미널근처에 생과일 쥬스점을 운영하느라
정신이 없다.
다음 1월모임을 용복이네 건물 근처에서 하기로 했다.
용복이 아내도 볼겸해서.....
명항이는 요즘 부부가 꼭 같이 나온다.
몇년전에 명항이 부인이 식당을 할때는 같이 못나올때가 많았는데...
식당을 그만두고 명항이가 하는 사업을 협조하면서
사업도 잘되고있다.
새로지은 건물에서 아들은 의류판매업을 하면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다.
기본이는 아산배방면의 한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하루하루 애들과 씨름하며 시간이 나면
지인이 빌려준 땅에서 텃밭농사도 지으며
재미있게 살고있다.
올해는 무농사가 풍년이었다면서 내 고구마농사에 대해
물어본다.
고구마 농사에 관심을 보이는 기본이에게 내년에는
한수 가르쳐 줘야 하겠다.
얼마나 캐었는냐고 해서 한가마 정도 나왔다고 했다.
나....영로는...
영로의 삶의 일기 블로그에 일상생활을 일기를 써서 남겨놓는다.
카페글 구석구석에 떠벌이며 살고있다.
나의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사는모습이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칠까 가끔은 생각하지만....
그런것 개의치 않기로 했다.
이번 모임에 3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기지리 이장을 하는 재희가 못나왔다.
동네 상수도가 터져서 그곳에 있단다.
포크레인 공사하다가 상수도관을 건드린 모양이다.
동네 이장을 본다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이것 저것 동네살림을 도맡아 하는 재희....
동창회 모임에 못나가 섭섭하다며 내게 전화를 주었다.
양림 방앗간과 돼지 양돈을 하는 기홍이도 못나왔다.
대전에 볼일보고 늦어서 시간에 못맞출것 같다더니
결국 못보고 말았다.
태안 학암포 해수욕장 근처에서 파출소장을 하는
건교도 못나왔는데....
일주일 휴가를 얻어 여행중이었다.
아내와 같이 남해안 일대를 일주하며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전화를 했더니...
오늘로 집나온지 5일이 되었다며 쌍계사에 머물고 있단다.
초대했던 윤임순과 이해자....
임순이는 낮에 나에게 전화가 왔다.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아들과 같이 서울에 올라갈일이 생겨
미안하다면서 다음 모임에 꼭 나오겠다고 약속했다.
어제 향수가든에서 먹은 음식은
오리 주물럭에 보리밥이었다.
옛날에 많이도 먹어보았던 보리밥에 고추장, 야채로
비벼먹었다.
자연의 냄새를 맡아보며 먹는 보리밥은
가슴으로 느끼는 고향의 맛이고 추억의 맛이다.
이렇게 고향친구들 부부동반 모임에서만
볼수있는 시골의 향기...고향의 정을 끝없이 만끽한다.
겨울이 이미 우리에게 다가섰다.
고향해미 당산의 능선아래에 있는 향수가든에서
친구들과 옛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나눴다.
늘...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2007. 11. 18 일요일 아침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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