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0주년 조그만 화분으로 자축했습니다.
아내와 만나 결혼한지 30년이 되는날이 엊그제 어버이날입니다.
30년전에는 어머니날이라고 해서 공휴일이었습니다.
그때 서울 상도동 장승백이에 있는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아내나이 24살, 내나이 서른하나...일곱살의 나이차이의 결혼이었습니다.
서산 음암 구시울 외가집 이웃집 처녀였던 아내를 외할머니가 소개를 하여 만났습니다.
외할머니와 장모님이 날마다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서른이 넘도록 장가를 안간 외손자인 나를 소개한 것입니다.
인연이란 묘한 것 같습니다.
어렸을때 방학이면 외가에서 살다시피 했었는데 결국은 처가동네도 되어 지금도 자주 들리는 음암 구시울입니다.
7살의 세대차이 모르고 살아온 것은 아내와 여러가지 공통점이 많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생각의 차이가 없는 부부는 세상에 없겠지만 서로 이해하려 노력한 덕분일 겁니다.
지나간 30년 세월...살다보니 금방 지나간 것 같습니다.
길다면 길은 30년의 세월...
남매를 낳아 이제 성인이 되도록 키우고 이제 결혼 시킬일만 남았습니다.
아마도 가장 큰 일이 남아있다고 할수 있는 우리부부...
그동안 결혼기념일이라고 대충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맘먹고 화분과 케잌을 사들고 들어갔습니다.
놀라는 아내...
딸녀석을 바로 부른더군요.
딸도 케잌을 사왔다고 하면서 아빠의 예상치 않은 행동에 좋아하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자식을 키워보면 역시 딸이 아들보다 부모에게 잘하는 것이 증명됩니다.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신경을 쓰지않는 아들녀석에게 조금 섭섭한 느낌은 어쩔수없습니다.
청원에서 외국계열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아들에게 더이상 바라는 것은 없고 착실하게 회사생활에 충실하며 살아가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아들에게 좋은 성격을 물려주지 못한 부모... 백퍼센트 부모를 만족시켜주는 감성을 못가진 것은
모두 내 잘못이라 돌려봅니다.
어렸을때 좀더 자상하게 자식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내 탓입니다.
내가 사온 케잌으 촛불 30개가 환히 켜졌습니다.
딸이 사온 케잌은 엄마 아빠를 상징하는 케잌 두개가 켜져있습니다.
30개의 촛불이 한꺼번에 켜지니 불난 것 처럼 거실이 환해졌습니다.
환히 빛나는 케잌의 촛불처럼 남은 여생도 활활타는 생활로 이어졌음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말입니다.
아내여...
못난 남편 만나서 호강도 못하고 지금까지 고생하구 있구려...
내나이 적지않은 중년의 인생을 살고 있는 지금... 더이상은 고생하지 말고 편히 살도록 합시다.
이제 건강을 지키면서 애들이 결혼해서 잘 사는 모습을 보는것이 유일한 희망이고 꿈입니다.
지나온 30년의 세월이 참으로 물같이 사라져 버렸구려.
남편이 더해줄 것도 더 출세 할 것도 없는 나이가 되어버린 지금의 현실, 이제는 건강을 지키는 일이 가장 큰 과제가 되었습니다.
그저 하루 아무일 없이 걱정거리 없이 사는 것도 큰 행복이라 여기면서 말입니다.
건강합시다.
작은일에 행복을 느끼며 삽시다.
좋은 취미생활을 같이 합시다.
고마웠소...지난 30년,
앞으로 30년을 더 재미있게 살도록 서로 노력 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