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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동창 이야기

중학동창회에 다녀와서

    대림정 모임에 다녀와서

    날짜: 2007.03.24 토요일
    봄비가 자주 내린다.
    토요일 오후 수영장에 아내를 내려놓고... 
    중학 동창회에 참석하려 두정역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전철를 탓다.
    
    내가 동창회에 가는 이유는
    몇 개월만에 어릴적 친구들을 만나
    울적한 마음을 달래 보려는 마음일런지 모른다.
    동창들 얼굴을 떠올리며 눈을 감고 있으니
    계속 흔들거리는 전철에서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핸드폰 소리에 놀라 깨보니...남신이 친구다.
    친구도 서울에서 결혼식 참석하고 
    동창회 가는길이라며 어디냐고 물어본다.
    밖을 내다보니 어느새 구로역을 지나고 있다.
    아마 한시간을 전철에서 잠을 잔 모양이다.
    
    실타래가 얽혀있는 복잡한 도시속으로
    전철은 미끄러지듯 잘도 간다.
    어느새 전철은 캄캄한 땅속을 달리고 있다.
    이 어두운 땅속에도 삶의 역사는 이어지고
    삶의 인연이 이뤄지는게 도시의 삶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하는 곳도
    이런 곳일수도 있다.
    땅속 전철은 그립고 서러운 이야기를
    만들며 이리 저리 헤집고 잘도 다닌다.
    약속한 음식점에 가기위해
    지하철 역 땅속에서 기어 올라왔다.
    온통 차들과 사람이 들어찬 도로...
    창가에 들이치던 빗줄기가 사라지고
    맑은 하늘이 보인다.
    그리고 저쪽에 동창들 모임이 있는
    음식점 간판이 보인다.
    
    음식점 안으로 들어서니
    가장 먼저온 남신이 친구가 보인다.
    둘이 앉아 맥주한잔씩 마시며 친구들을 기다렸다.
    아무도 없는 간이역에서 둘이 나무벤치에
    앉아 있는 기분이 갑자기 들었다.
    지나가는 기차를 보며 우리 둘은
    맥주 한잔씩 마시는 외로운 사람이다.
    아무리 외로운 간이역이라도 이렇게
    마음이 차는 친구 한명이면 족한 것 같다.
    세상에 부러울 것이 하나 없이....
    
    좀 있으니 친구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까까머리 녀석들이  이제는 중년의 
    이빨빠진 호랑이 모습을 하고 하나 둘씩
    자리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운다.
    쓸쓸함을 달랠 수 있어 좋고
    마음이 텅 빈 우리의 가난한 가슴에
    편이 쉬어갈수 있는 쉼터가 동창회가
    아닌가 싶다.
    우리의 갖가지 삶에서 나오는 
    수많은 모습의 이야기들...
    이렇게 만나니 그냥 좋지 않니?
    건강한 모습으로 서로 눈을 나누며
    술한잔 하는 모습이 그래도 우리나이에
    찾아보는 낭만이다.
    화사하게 웃게 해줄 수 있는건 친구들
    때문이고 무심한 가슴에 꽃을 피게
    해주는 것도 친구들 때문이다.
    건강하게 삶을 이어가길 바라며....
    2007. 3. 24 일요일 아침...  천안/ 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