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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여행 후기

단양에서 히치하이킹을 하여 기차를 타다.

소백산 비로봉을 정복하고 국망봉으로 향하였다.

국망봉 역시 안개속...구름속의 등산이다.

 

이곳으로 가는길도 거의 등산객이 보이지 않았다.

비가 온다고 예보를 하고...더위로 산을 찾지않고 다른 곳으로 향했나보다.

 

오르고 내리고 1300미터 고지의 능선 가는길은 야생화가 아름답게 피어있다.

고산지대의 자연환경에서 살아남아 꽃을 피우는 야생화...

그대들이야 말로 위대한 생명력의 원천이 아닌가 생각된다.

 

6개월의 긴세월을 잠으로 자고...

잠깐 따뜻한 한여름에 자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는 야생화들을 구경하면서

국망봉에 도착했다.

 

 

단 십분이라도 구름이 걷히길 바라고 바랬지만 구름은 소백산의 자락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나뭇잎가지에 묻어있는 물망울로 소매가 젖어 불편하다.

산에 다니다 보면 항상 날씨가 좋을 수만은 없다.

어떤 환경에도 살아남아 생명력을 키우는 식물들이 인간들보다 강하고 위대함을 느낀다.

인간은 조금만 더워도 난리 추워도 난리...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게 사람의 마음이고 약하고 약한게 인간의 몸이다.

이런 자연에 도전해보는 것이 한편의 드라마 같다.

사람은 얼마든지 편하게 살수있다.

편하게 사는 삶...행복할까?

그들은 편하게 좋은집에서 알맞은 온도에서 낮잠을 즐기며 살지 모른다.

먹고싶은 것 실컷 먹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런 삶은 드라마가 아니다.

이야기 거리가 없는 동물원 동물들의 삶과 똑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의 삶은 힘든 계곡도 건너야하고 외로운 산속에서 헤메이기도 해야 멋있는 삶이 아닐까?

이야기 거리가 있는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이런 산을 찾기도 하고  중소기업에서 아직도 삶의 투쟁을 하는지 모르겠다.

 

국망봉에서 마당치 쪽으로 빠졌다.

아직까지 구인사로 간다는 희망을 버리 않고 한시간을 더 가니 늦은맥이재에 도착했다.

더이상 가는 것은 기차표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을전마을로 가기로 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혹시 을전마을에 가면 구인사 가는길이 있지 않을까 하면서...

그곳이 어의곡리로 가는길이라고  전혀 생각치 않았다.

하산하는길은 험난했다.

 

 

개울을 건너는데 다리가 없고 모두 징검다리를 건너야 했다.

어느때는 개울가 앞에 독사가 길 가운데 누워있어 놀라기도 했다.

 

무슨 국립공원 등산로가 이럴까?

개울을 그냥 건너라고 하다니...

물론 경고문이 있었다.

이곳 길을 가려면 비가 올경우 위험하다는 경고문...

 

위에 있는 사진... 다리아래서 친구들과 음식을 먹고 개울가에 몸을 담고 휴가를 즐겼던 곳이다.

 

드디어 마을이 나온다. 

을전마을... 그런데 마을풍경이 눈에 익다.

어~ 어의곡리 계곡이네.

세번이나 휴가를 보낸 마을...

결국은 빙빙돌아 이곳에 온 것이다.

구인사로 간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이제는 버스를 타고 단양에 가야한다.

단양에서 다시 제천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서 제천역에서 기차를 타야하는데 시간이 충분하다.

 

하지만, 단양 어의곡리에 오는 버스시간을 보니 금방 가고 두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택시뿐이 없는데...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택시가 많이 온다고 한다.

하지만 삼십분을 기다려도 택시는 오지 않고... 아무래도 히치하이킹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차에 손을 들기 시작했다.

삼십대 정도를 보냈을까?

빨간색 외제차 벤트럭이 온다.

손을 들었다. 태워달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드디어 히치하이킹 성공...

50대초반의 부부와 장모를 모시고 인천에서 휴가를 이곳으로 온 사람이었다.

친절하게 단양으로 가는 대로변까지 타고 왔다.

이곳에서는 버스가 자주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안심이 되었다.

근처 포장마차에서 맥주를 마시며 물어보니 버스가 금방온다고 한다.

 

또 버스를 삼심분을 기다렸지만 오지않는다.

포장마차 아줌마도 이상하다면서 버스가 안다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조바심이 난다.

십분, 아니 오분내로 버스를 못타면 예매한 기차표가 물거품 되기 때문에...

또 히치하이킹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몰려올때...

아까 탄 빨간 밴이 다시오는게 아닌가?

다시 손을 들었다.

그리고 50미터정도 가다가 밴이 섰다.

달려가 다시 인천의 아저씨차에 몸을 실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몇번이고 했다.

 

어떻게 두번이나 같은차로 히치하이킹을 하다니...

인연이란 무섭다.

고맙고 친절한 인천의 아저씨...

고마워요, 어디에선가 또 만날 수 있으면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싶어용~~

부부가 좋은 여행하시고 돌아오셨겠지요.

 

무사히 단양터미널에 도착하여 제천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무사히 기차시간안에 도착하여 제천시장에서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천안으로 올라왔다.

 

히치하이킹을 하면서 느낀점...

나도 어디에서 차를 태워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은 무언가 급박한 사정이 있어 차를 태워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나같은 경우 기차시간이 촉박하여 손을 들고 태워달라고 했다.

돈이 갑자기 떨어져서 태워달라고 할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급한 사정으로 대중교통으로는 안되기 때문이라는 차를 태워달라는 것이고...

 

또 한가지는

차가 너무 많아지다보니 대중교통은 불편해졌다는 생각도 해봤다.

흔한게 차...

옛날에는 그렇게 타보고 싶었던 자가용...

이제는 시골에 대중교통이 없다.

기차도 흔하지 않고 고속도로만 많이 놓았다.

정부에서 이제는 기차길을 많이 건설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기차여행은 좋다.

자동차 자가용도 좋지만 기차여행처럼 여유있는 여행은 없다.

잠도 자고 창밖의 풍경도 여유있게 감상한다.

 

모처럼 여러가지 경험을 한 여행이었다.

이렇게 자유여행을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자가용을 타고 갔다면 이런 이야기도 못했을 것이다.

 

2011년. 8월 13일 토요일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