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헤어지는게 세상사...
누구를 만나던 언젠가는 헤어집니다.
백년해로를 약속하며 만난 부부도 언젠가는 한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납니다.
영원이란 없는게 인간의 만남입니다.
잠시 스쳐지나는 만남도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남녀간, 동성간 우정이든 사랑이든 순간의 만남이 있지만 잊을수 없는 인상을 남기고 떠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 한 친구를 보냈습니다.
또 만날수 있을런지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인상 깊은 친구였습니다.
이름은 퐁, 국적은 베트남, 우리회사에서 2년여 일하고 베트남으로 오늘 떠났습니다.
아직 더 일할수 있지만 지병인 위궤양때문에 베트남으로 가서 치료를 받겠다고 귀국을 원하더군요.
너무나 착실한 청년이었습니다.
잔업,특근을 마다하지않고 힘든일도 최선을 다해서 하는 모습이 다른 어느 베트남 근로자보다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회사는 베트남 근로자만 계속 채용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성격이 다른나라근로자보다 온순하고 착실한 편이라 베트남 근로자를 선호합니다.
퐁은 베트남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한국으로 왔습니다.
배운 사람이라 오자마자 인터넷을 연결해달라고 하더군요.
제가 연락해서 연결해 주었습니다.
외국에 나와서 인터넷을 하려는 열의가 대단하다 생각했던 것입니다.
쉬는시간만 되면 기숙사방으로 뛰어가 인터넷을 하던 친구입니다.
축구를 좋아해서 영국에서 벌어지는 경기를 인터넷으로 시청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한국이 좋다며 한국말도 열심히 배우던 친구였는데 문제는 위장병이었습니다.
본래 위가 좋지 않은데다가 한국의 짜고 매운음식을 대하니 더 도지는 모양이었습니다.
저랑 병원에도 몇번 찾아갔는데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아무래도 음식도 맞지않고 위장병은 계속되고 귀국을 결심하여 오늘 떠났습니다.
가끔 아버지처럼 나를 느끼는지 저를 뒤에서 가만히 안아주기도 하던 친구였습니다.
외로움도 컸을 겁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 방에 성모마리아 상도 있었습니다.
식사때마다 기도하던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7년여 베트남 근로자들을 여러명 보고 떠나는 것도 보았지만 이번만은 서운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보내면서 언젠가는 또보자 했습니다.
혹시 내가 베트남 가면 꼭 연락하마...하면서 사진을 남긴다고 포즈를 취해달라고 했더니
회사 마당에서 서주더군요.
얼굴에는 서운함이 가득 하였습니다.
잘가거라 퐁아~
베트남 가서 위장병 꼭 낫길 바란다.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고...베트남 가면 연락하마.
좀더 잘해주지 못한 팀장을 용서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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