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와 여행을 떠나다!!! ♧
사랑하는 아내가 가끔은 어린아이같다.
무엇을 사달라고 보채는 애...
무언가 답답해서 울고만 있는 아이...
그럴땐
좋은 친구가 필요한가 보다.
오늘...모처럼 쉬는날
비도와서 땅이 젖어있는 텃밭에
이것저것 심고 싶었는데...
내 생각은 아랑곳하지않고 벌써 나갈
채비를 하고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다.
예산에 살 때 몇 번 가보았던
팔봉산과 연포 해수욕장 신진도 여행...
초등동창들과 야유회 계획도 있고해서 한번
답사겸해서 가보려고 얘기를 꺼낸적은 있지만
벌써 가슴이 뛰고 가고 싶은 곳인지
정말 몰랐다.
맨날 똑같은 일상에서 산과 바다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이상한 곳이다.
옛날에 가본 추억을 되살리는 것도
그리움을 풀어주는 산과 바다...
지금 돌아와서 보니 바로 그곳이
팔봉산과 신진도 였던 것 같다.
저녁부터 내린
비가 약해져 엷은 안개로 변해져 있는
아침시간....
천안을 떠나 서산으로 향했다.
한시간 반만에 팔봉산에 도착하여
등산로에 들어서니 소나무숲이 우리를
반겨준다.
소나무 향이 진하게 코 끝에 다가오는게
마음이 저절로 편해진다.
봉우리가 여덟 개라 해서 팔봉산...
해발 365미터로 높은산은 아니지만
아기자기 바위의 등선을 타는게
장난이 아니다.
팔봉을 모두 정복하고 내려오니
거의 두시간 가까이 걸린다.
부부라는게
어깨에 손을 얹히고
걸치고 걸을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고
바보짓 몸짓에도 대들보같이 든든한 모양이다.
부부는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상대방이 한없이 초라하고 약하게도
보이는지 어린새끼가 걸음마 하는걸 보듯
처량하게 보기도 한다.
신진도 횟집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세상의 시름을 잊고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살아갈수록
사랑이 더 절실해지는 것 아닐까?
애들과 여름휴가를 보냈던
연포 해수욕장에도 가보았다.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는 표현력이
부족한 아내는 눈빛에서
하고픈 말이 보인다.
당신이 아파하면 내가 차라리
아픈게 좋아요.
혼자 삼키고 우는 당신의 속가슴...
말없이 웃음만을 건네주는 내마음을 아는지.
우리가 만난지 벌써 25년...
25년전 바로 이맘때 상도동에서
세상사람들에게 부부가 됨을 선언하고
두아이를 낳아 잘 키우고 있는 아내...
아무리 힘들어도
흉이 될까 염려되어 내색없이 말없이 따라주었던
사람...그 많은 세월 내 뒷바라지 힘들었을 거다.
지금도 그 힘든 투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나를 따라온다.
최고의 든든한 지도자동지로 모시면서....
밤새껏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해도
다음날 웃으며 편하게 해주는 사람...
사람이 살아갈 의미를 일깨워주는 아내...
나이가 들수록 내비위를 맞추며 사는게
더 힘들어지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좋은 친구 하나 만났다 생각하구려...
나도 힘들때 기댈수 있는 그런 친구라
생각 할테니....
*** 결혼 25주년 기념이라 생각하며 다녀온 여행 ***
2007. 5. 1 저녁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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