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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여행 후기

봉수산등산...봉곡사여행


    봉수산... 천안과 아산 예산을 거쳐있는 산입니다. 높이는 해발 560m뿐이 안되지만 예산쪽 능선으로 올라가다보니 네시간 넘게 산을 넘나들었지유~ 요즘... 아내는 빈 가슴 속에 무언가 채워야 하는가 봅니다. 황량한 넓은 들을 봐야하고 푸르름으로 가득한 산속에 들어가야하고 그런 그녀의 빈가슴을 채워줘야하는 휴일의 하루가 그런대로 보람되게 느껴지는군요. 지붕같이 덮은 소나무숲을 지났습니다. 하늘이 새색시같이 파란잎으로 가렸더군요. 바위쉼터에 앉아 아내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한없이 바라보았습니다. 소나무 숲사이로 보이는 뭉게구름이 어디론가 둥실둥실 여행을 떠납니다. 정처없이 목적지 없이 발길 닿는대로... 나그네의 삶... 우리의 살아가는 것처럼... 지나가는 등산객이 별로 없어 거의 둘만의 공간입니다. 바보짓을 하며 너털웃음 소리가 낙엽밟는 소리와 같이 합창을 합니다. 몇 년동안 쌓인 낙엽들이 눈처럼 폭신거리며 발걸음을 가볍게 하면서.... 높은 언덕을 오르다 숨이 차서 가던 길 멈추고 쪼그리고 앉아 지나가는 바람에 몸을 맡깁니다. 땀방울을 식혀주는 자연바람... 역시 이때가 가장 고맙게 느껴지지요. 산길을 가다보면... 낙엽사이를 뚫고 나온 난꽃...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꽃을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몇겹이 싸인 무거운 낙엽을 들치고 나온 꽃...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다움이 있을까? 꽃피는 기간 길지 않지만 뜨거운 정열이 느껴집니다. 아름다움을 주고 기쁨과 사랑으로 넘실거려 행복을 주는 꽃... 봉곡사의 절에 피어있는 꽃향기는 얼마나 진한지... 근처의 벌들이 다 모여 꿀잔치를 벌이고 있더군요. 지나가는 사람들도 같이 모여 꽃잔치를 벌였지요. 쇠진해서는 마른 꽃잎마저 정을 듬뿍 주고 가는 아름다움이여... 꽃들을 보고있으면 내 사랑하는 사람과 꼭 닮았다 느껴지고 네 아름다움처럼 내 마음도 그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안으로 돌아오는길에 외암마을 근처를 지나왔습니다. 언덕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초가집들... 전에 가봤던 모습과는 딴판이더군요. 입장료도 받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길옆 논에 아름답게 피어난 자운영.... 아름다운 자운영꽃을 들여다보니 그곳에도 향기가 그득합니다. 자운영이 나를 보고 저 예쁘지요 하며 입벌린 웃음으로 말을 건넵니다 돌아오며 이곳 저곳에 있는 전원주택에 피어있는 꽃밭이 왜그리도 샘이 나는지.... 눈길을 하늘만큼 주며 지나왔습니다. 난...언제 저런 꽃세상 전원주택에 살아보나 하면서 말입니다. 그리운 님 보고파 기다리며 어서오라 이렇게 아름답게 피어있잖유? 봄의 한복판으로 빠지게 하는 꽃들의 마음 오늘 하루 꽃속에...소나무 푸른산속에 빠져버린 날이었습니다. 비가 온다더니 그렇게 하늘은 맑고 푸르고 더운 날씨였습니다. 오늘 저녁은 산속에서 뜯어온 취나물을 고추장 넣고 보리밥에 비벼먹어야 하겠습니다. 부엌에서 열심히 취나물 삶아 아내의 저녁상 준비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는군요. 산속의 그향기를 가득 담고서 말입니다. 2005. 05.05 저녁.... 천안/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