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 산성 등산날짜: 2007.03.18 일요일
오늘은 등산을 하려고 맘먹고
아침 8시 조금 넘어 집에서 청원군에 있는 딸이 다니는
한국교원대로 출발했다.
딸녀석이 어제 아프리카 여행팀과 경기도 여주에서 모임을 갖고
저녁 늦은 시간 집에 들어와 학교기숙사에 일찍 돌아가겠단다.
아프리카 여행기를 7명이 책으로 발간하여 출간할 예정이라며
나이 많은 여행팀과 벌써 몇 번째 모임을 하며 난리다.
지난번 학교 신문 한면 전체에 여행기를 올려놓더니...
제법 여행가 노릇을 하는 모습이 신기롭다.
3학년이 되면서 이제 해외 배낭여행을 자제하고 임용고시
준비하며 공부에 열중하기 시작한다.
학교 선배가 올해 초등교사 임용고시에 실패하는걸 보더니....
초등학교 교사되는것이 올해부터 힘들어지기 시작하며 긴장이
되는모양이다.
집에서 30분이면 도착하는 학교에 딸녀석을 내려주고 아내와
지도를 펴놓고 가까운 산을 찾아봤다.
조치원 근처에 “운주산성”이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지나다니며 이정표를 보았던 운주산성...
조치원 읍내를 돌아 천안으로 3-4km가다보니 운주 산성 이정표가
나온다. 우회전하여 산성길로 향하였다.
멀리 백제 시대 당나라 군대와 맞서기위해 쌓은 운주산성....
높이 470m 산 둘레 3킬로 넘는 긴 산성을 쌓았다.
차로 산성 중턱까지 갈수있지만 중간에 차를 세워놓고 산길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참나무가 많은 운주산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계곡의 물소리가 잔잔히 들리고 새가 짝과 함께 새집자리를 찾아
날아다니는 모습... 계곡이 떠나가라 소리치는 장끼(수꿩) 소리...
역시 산속은 자연의 향연...교향곡이 울려퍼져 사람 기분을
좋게하는 명약을 갖고 있다.
각 군마다 산을 하나씩 갖고 있는데...
운주산은 충남 연기군에서 신경을 쓰는 산으로 보인다.
입구에 물레방아도 만들어 놓고 산을 올라가며 이곳 저곳 안내문을
써놓은 것을 보면 군에서 많은 신경을 쓰며 관리하는 것 같다.
산성 한바퀴 돌아보며 그 옛날 백성들이 이곳에 모여 돌을
쌓으며 당나라 군대와 싸울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무너진 산성의 둘레가 만만치 않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백제인의 혼이 여기저기서 내 귓가를 맴돈다.
“영차!! 영차!!! 이돌은 여기에 쌓으라닝게...”
“아이쿠.... 아저씨~ 돌 내려가유~”
“어~ 벌써 깔려 죽은 것 같은디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고 하였을까?
그 수많은 세월을 외세와 싸워서 지킨 나라...
한반도인데
아직도 우리는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있으니...
이런 역사의 현장에 오면 가슴이 답답함이 밀려온다
계속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니 산성이 나오고 산성길을
따라 가랑잎이 쌓인 언덕길을 쏵쏵 소리를 내며 산책하는
기분으로 참나무 오솔길을 걸었다.
산성길 중간 중간마다 연기군에서 만든 안내문에는
백제시대에 쌓은 운주산성 문화재를 잘 지켜주기 바라고
성벽을 걸을때는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란
안내문구가 있다.
이렇게 깊은 언덕에 올라 돌을 쌓으며 고생한 옛사람도
있었는데 이까짓 능선을 타는것이 뭐그리 대단하다고
조심하란말이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잠시 휴식을 하곤 가는데 제법 가족 단위 등산팀들이
비켜서 올라간다.
많은 바위들이 오랜세월 길목에 버티고 있는 모습이
죽은 소나무들과 세월을 같이 하며 이제는 참나무가
운주산을 가득 채우고 있다.
길위에는 낙엽들이 발길을 스폰지처럼 편하게 해주고
걷는대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움악처럼 들려온다.
산정상에 올라오니...
운주산성 기념탑이 보인다.
벌써 올라온 등산객들이 주위를 둘러보며
땀방울을 식히고 있다.
산을 오른지 두시간여 되니...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
뭘 먹을까?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아~ 추어탕...그래 그게 좋겠다.
아내와 금방 합의가 이뤄져 하산길을 재촉하였다.
오랜만에 두시간 넘게 운주산성을 등산하였더니
다리도 아프고 배에서는 추어탕 생각이 간절하다.
천안 태조산 기슭에 있는 이랑 추어탕집에서
맛있게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일요일 오늘 하루...
그런대로 역사가 숨쉬고 있는 운주산성에도 가고 백제의
혼과 만나고 와서 낮잠도 자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상큼한 향기 풋풋한 봄풀 냄새가 아직도 나는것 같구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봄과의 첫대면하고 왔어유~
2007. 03. 18 일요일 저녁 천안/영로
국내산행,여행 후기
운주산성에 다녀왔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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