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삽니까?
매일 똑같은 일상생활이 지겹지도
않은가요?
누군가 나에게 질문을 한다면
전 이렇게 대답하렵니다.
뭔가 새로운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하는 맘으로...매일 비슷한 것 같지만
조금씩은 새로운 경험의 계속이 아닐까
그런 희망으로 살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이것 저것 하고싶은 것을
계획하고 있고 꼭 실행하고 싶습니다.
자주 비행기타고 훌쩍 떠나기도 하고...
집뒷편에서 철공소처럼 이것 사다가 만들기도하고...
텃밭에 갖가지 채소를 심어 가꾸어 보고...
멋진 산악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달리고 싶고...
조금 배운 골프를 제대로 배워 그린에도 나가고...
무엇보다 가장 하고싶은 것은 내가 살았던
세상의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었으면 합니다.
혹, 학생시절 몇편을 써보았던 단편소설을
내보고 싶기도 하고....
언제나 더 좋은 날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우리 인생은 선착장에 있는
배와 같지않을까요?
아침이면
각자의 배를 가지고 노를 저어
어디론가 갑니다.
날마다 자기 인생의 배를 저어
이항구 저항구 정박해 무언가를
하고 배를 묶어둘 선착장으로
돌아옵니다.
어느날은 희망과 기쁨을 싣고 오고
때로는 절망과 좌절을 싣고 선착장에
돌아옵니다.
날마다 똑같은 짐을 싣고 오지는
않을 겁니다.
조금씩은 다른 희망과 기쁨의 짐을
잔뜩 싣고서 선착장에 풀어 놓겠지요.
일요일 새벽에
천안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저는 일요일에는 어디론가 무조건
떠나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에 있으면 뭔가 허전하고 공허해서
텅빈 가슴이 채워지질 않지요.
한곳에 머물지 못하는 배인가 봅니다.
떠돌이 배...
마침 장마철이라 비가 오락 가락하니
산에 가기는 틀린 것 같고....
그저 드라이브나 하자고 아내와 같이
오전에 집을 떠났습니다.
선착장에 매어있는 배를 끌고 말입니다.
천안에서 멀리 떨어지지않은 진천 고개를
넘어 백곡저수지의 산골 마을로 무작정
들어갔습니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보니 가을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몇 년전 진천에 있는 회사로 출퇴근하며
보아왔던 삼백마을이란 곳입니다.
첩첩산중 몇가구 살지않는 산골이지요.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막다른 산길에
차를 정차시키고 산책에 나섰지요.
얼마쯤 산속길을 걸어갔을까?
멀리서 사람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자루를 등에 짊어지고 손에는 날카로운 낫을
들은 중년 남자였습니다.
아래 산골 마을 사람같았지만 그 모습이
섬뜻해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 사람이
지나길 바랬습니다.
사람이란 이상한 동물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무서워 하다니...
아무도 없는 적막한 산속에서
사람을 만난다는건 사람으로 안보이고
괴물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더구나 입고 있는 옷모습도 이상하고
손에는 낫을 들었고 피할 길이 없는
막다른 길에서 말입니다.
분명 순간적인 공포가 몰려오지요.
혹시 해치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두려움에...손에 낫까지 들었으니...
만나자 마자 인사를 했지요.
“안녕하세요? 나물을 뜯으러 가세유?”
대답은 퉁명스럽더군요.
“그냥 산에 할 일이 있어유~ 그냥...”
그냥...이란 말...
뭔가 비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가 내 할 일 하러 가는데...
무슨 참견이냐는 말...
당신은 당신대로 가야하는 항구가 있고
나는 나대로 가야하는 항구가 있다.
그런말로 들리더군요.
무사히
아무일없이 산속에서 낮선 사람을
피해갔다는 안도감으로 긴 한숨을
내셨습니다.
아내에게 무섭지 않았었는지 물어보니
똑같은 공포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한방울씩 내리는 빗줄기를
피해 다시 차로 돌아와 보신탕집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떨어져가는 몸에 에너지 충전을 위해서....
2007. 07,03 화요일 아침 천안/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