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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행,여행 후기

단양 어의곡리 계곡의 이야기

      살다보면 갑작스런 생각지도 않았던 여행을 할때가 있다. 일요일 아침.... 이웃친구들이 휴가여행을 출발하며 연달아 오는 전화벨소리...하루만이라도 동행하자는 친구의 요청을 두사람까지는 그런대로 거절을 했는데... 세번째 전화에서 우리부부는 차림을 하고 그대로 출발했다. 열 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장마철이라서 좋은 날씨는 기대 하지 않지만 일년만에 떠나는 단양 어의곡리 계곡 휴가여행... 2박3일 같이 하지는 못하지만 여유롭게 하루 동참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마음 설레게 한다. 단양IC를 빠져나와 남한강물이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아름답게 펼쳐지는 단양의 산골경치에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 점심때 숙소인 마을회관에 도착, 한 마리 잡아온 보신탕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며 강한 빗소리와 번개 천둥소리를 들으며 빗줄기가 가늘어지기만을 기다렸다. 다시 맑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자 천천히 계곡으로 걸어올라갔다. 길옆에 왼쪽 산 계곡엔 불어난 물에서 물안개가 피어올라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해 준다. 옆에 늘어선 계곡의 푸르고 푸른 나무들이 너무나 싱싱하다. 나뭇잎에서 뿜어나오는 신선한 산소가 온몸을 돌아 우리의 목을 타고 몸속에 들어온다.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계곡에 새들이 하나 둘 날아들어 나뭇가지마다 앉아 노래하고 그야말로 예술적인 미를 창조해준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맑은물 흐르는 다리밑에 자리를 잡았다. 해마다 가던 계곡의 그 자리... 계곡을 사이두고 늠름한 바위을 중심으로 옆에는 씨름에서 천하장사 처럼 서있는 소나무 숲과 얌전하게 감싸고 앉아있는 이름모를 나무 들이 구름같은 관중처럼 봉우리마다 강옆에 솟아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부인은 해미로 시집을 갈때까지 세상이 산만 있는 줄 알았댄다. 일어나면 산이요 계곡이고 물소리만 나는 곳에서 살다가 해미에 가서야 세상이 넓은 들판이 있고 논이 있는 곳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한 순박한 산골소녀... 그소녀도 세월이 흘러 주름진 얼굴에 고향을 찾으며 옛생각을 풀어놓는다. 클때는 집에 대문이 있는집이 없었는데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대로 외지사람들이 좋은자리 다차지하며 별장을 짓고 관광지가 되면서 인심도 사나워졌다. 아무리 인간이 자연을 지배한다지만 사실은 자연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아무리 이기려 하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역할 수는 없다. 그저 더불어 살아가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계곡에 벌어진 노래자랑... 해마다 막걸리 한잔에 달아오른 기분에 한곡씩 부른다. 올해는 한친구부부에게 사랑표현인 뽀뽀를 시켰더니 정열적인 키스를 해보인다. 이에 웃음꽃이 계곡에 울려퍼지고 다른부부들이 한명씩 나와 벌어진 뽀뽀대회가 그날의 히트작이었다. 산속에 오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하늘로 날라갈 것 같다. 누구의 연출도 아닌 저절로 생겨진 자연현상이고 오랜 묵은지 같은 우정의 잔치가 아니고 무엇인가? 바로 눈앞에선 계곡의 물소리가 장단을 맞춰주고 스탠드를 꽉채운 나무숲관중들이 춤을 추는 그 장관....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계곡을 내려오며 허리가 꼬부라진 할머니를 만났다. 언덕을 뛰어오는 모습으로 오르다가 바닥에 앉으신 어르신을 보고 우리는 발걸음 멈추고 잠시 인사를 나눴다. 우리의 2-30년후 모습...분명 저 모습이건만 자신들은 마냥 젊음과 건강이 평생이어질듯이 착각하며 살고있다. 할머니의 표정에선 행복감이 넘쳐나고 생기가 있다. 계곡에서 주는 무한한 영양넘치는 공기를 마시며 살아온 인생에서 풍겨오는 표현못할 그 무엇이 우리를 고개숙이게 한다. 도시 삶에서 매연으로 절어버린 우리 몸보다 맑은 공기로 채워진 할머니의 몸에서 더 많은 기가 넘치는 것 같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친구들아... 밤 깊어 어둠속으로 채워질때 우리부부는 떠났지. 어둠속에 손을 흔드는 친구들 손에서 뜨꺼운 정이 느껴오더구나. 하루의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2박3일 지낸거나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친구들과 같이 있으면 시간도 멈추고 세상의 모든 근심이 사라지고 떠나오면 오롯한 그리움만 가슴속에 남아돈다. 친구들아, 우리 손을 잡고 가자 반딧불이 하늘의 별빛처럼 날아다니고 달빛 포근히 내려앉은 단양의 계곡의 밤에 나란히 누워 별을 헤는 밤을 같이 보내야 하는데... 아쉬운 맘을 달래며 밤거리를 달려왔다. 가슴속에선 단양의 계곡에서 들리는 풀벌레 애타는 사랑노래가 귓가에 맴돌더구나. 마을회관 넒은 방에 이리 저리 누워 고향의 옛이야기, 세월을 두고 품어온 삶의 얘기를 하다가 잠이 들어야 하는데... 해마가 같이해온 휴가여행... 같이 마무리 못해 미안타....친구여... 2007. 7월 마지막날....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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