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시월도 중순에 접어들고....
지나는 세월이 빠르다 느껴지는 계절은 일년중
시월이다.
낙엽이 떨어지기시작하고 찬바람이 불어오고
농촌의 들녘이 황량해지기시작하는 계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들어 건강에 대해 생각을 많이한다.
가까운 친구들중에 아프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친구 부인이 암투병하며 힘겨운 삶을 살아가기도 하고...
사람은 늙어가며 조금씩 병들어간다.
특히 우리 나이 오십중반을 넘어서며
신체 구석구석 정상이 아니다.
산에 오르면 관절이 아파오고 숨이 가쁘다.
하루 무리하게 일을 하면 그다음날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우리의 눈동자도
풀잎에 맺힌 영롱한 이슬처럼
투명하고 아름다웠던 눈망울이 뿌연 갈색으로
변해버렸다.
순수했던 마음도 어느사이 세파에 시달려
닳고 닳은 기차길처럼 뻔뻔해버렸다.
걸음걸이는
바람 빠진 타이어처럼 절룩거리며 오늘을
살아간다.
그런대로 우리는
쏟아져 내리는 빗방울 수 만큼 많은 시간을
살아왔다.
살아가며 환한 미소로 세상을 사랑해보기도 했고
커가는 애들을 평온하고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며
힘겹게 키워왔다.
이제 자식들이 둥지에서 떠나 따로 살림을 차리기
시작한다.
이번달에만 결혼식에 참석하는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오늘 토요일도 용산에서 초등동창딸.... 대학동기딸이
시간이 다르게 결혼식이 있다.
삶은 길고 긴 여행이다.
처음 삼십년은 부모님과 같이 여행하고
다음 삼십년은 아내와 애들과 같이
마지막 삼십년은 동반자와 아니면
혼자 여행하는게 아닐까?
이제 우리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자신...
내건강, 내삶, 내꿈을 한번 정도 되돌아볼 때가 아닐까?
우리가 아파오는 몸의 신호는
날카로웠던 삶의 투쟁의 칼을 내리고
자신이 그동안 소비했던 에너지를
충전하라는 신호인 것 같다.
앞으로 남은 삼십년의 황혼 인생을 위해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몸과 마음을 쉬어가라는 신호....
우리는 직장에서 떠날 나이인지도 모른다.
젊음의 열정으로도 살아남기 힘든 사회에서
남아있기는 부담이되는 거추장스런 존재이다.
그들에게 뒤지기 싫은 중년들이 힘겹게 경쟁하다가
자신의 건강을 잃는 경우도 있다.
건강은 우리 삶의 전부다.
최고의 선물이고 행복의 원천이 바로 건강이다.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생각되는건
직장생활에서 몸이 약해지면 일을 하기기 힘들다.
누구나 건강이 뒷받침이 되는 것 같아
머물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몸과 마음이 힘들다 생각되면
미련없이 떠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는 생각한다.
회사를 그만두면
내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길을 가보고 싶다.
전세계 구석구석 틈나는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얘기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따라 각종 각색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글로 표현하며
살아가고 싶다.
다른나라 골목길을 처음 따라 가다보면
옹기종기 모여사는 모습은 똑같다.
특히 서민들이 사는 동네에 이야기가 많다.
작은 골목이 있는 마을에 가야
삶의 시냇물이 활기차게 흐른다.
그런곳에서 사람은 활력을 찾고 생기를
느낀다.
더 나이가 먹으면 체력이 약해지고 마음도 흐트려져
세상 보는눈이 밝게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
그런때가 오기전에 해봐야 하겠지만....
그게 가능할런지 나자신도 의심스럽다.
우리는 살아가며
기대하고 기다리던 날들이 되야한다.
살만큼 나이가 들은 우리들은
시간이 잠시 쉬어 가는 것처럼
세상을 천천히 살아가자.
걸음걸이도 천천히.... 말도 천천히...
조급하게 살때는 지나지 않았을까?
이제 좀더 있으면 빨리 가고 싶어도 저절로
느려지고 지팡이를 짚고 다닐 것이다.
우리 부모님처럼....
뭔가 시간이 임박하는 삶을 살지 말자는 얘기다.
알람을 켜놓고 일어나고 �기듯이 여기저기
행사 모임에 뛰어다니고....
마음의 여유를 먼저 찾아야할 것이다.
오늘 못하면 내일하고 천천히 부담없이 살아가자.
더러 공연장에 가서 애들처럼 떠들고 즐기고...
가을비 부슬부슬 내리는 늦은 토요일 오후....
친구와 가족과 삼삼오오 들깨 수제비 먹으러 가자.
이러한 작은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하루하루 보내자.
지난날 우리 부모님들의 삶에는
허둥대는 자신의 삶에서 행복을 느껴보려 했었다.
온몸으로 삶에 애환을 표현하며 자신은
정녕 이게 내 행복이고 삶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의 어머님들의 삶의 모습이었다.
그 여인들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우리 부모님 혼이 담긴 삶의 몸짓이었기에
부모님에게 할말이 없다.
어쩌면 모든 삶이란 게
한 편의 영화속의 한 장면일지도 모른다.
생로병사(生老病死)
희로애락(喜怒哀樂)
오늘도 길위을 걸으며 늙어간다.
그래도 열심히 살았고 살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수있는 삶을 살자.
잠시 멈춰서 아픈 마음 달래 보기도 하면서
따스하고 새싹 돋아나는 봄은 언제나 기다리자.
그런 희망이 있기에 삶을 살지 않을까?
세상을 바꾸는 삶을 살지는 못할지라도
희망찬 꿈속에 살아보자.
올해가 다 지나가는 늦은 가을에
다시 새봄을 기다리는 그런 삶을....
언제나 평안한 한주 마무리 하시길....
가족과 함께 행복하시구유~~^^_
2007.10,20 토요일 아침...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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