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산과 서산 부석사
지난 일요일 부석 강당리를 다녀왔습니다.
강당리는 제집안의 뿌리가 있는 동네입니다.
종친들이 많이 사는 서산 부석에 집안 행사가 있으면 들리곤 합니다.
지난일요일은 종친들과 산소 벌초를 오전에 끝내고
간월도 횟집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도비산으로 등산을 하기로 하고 부석읍내에서
부석사로 들어가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도비산과 가야산은
어릴적에 항상 보던 내 신앙의 산입니다.
자고나면 아침에 뜨는 해가 보이던 가야산은 동쪽에 있었고
저녁때 지는해가 걸려있는 산은 서쪽의 도비산이었습니다.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에 있는 도비산은
현대건설 정주영회장이 바다를 막아 간척지로 만들기전에는
양쪽이 바다로 산에 오르면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이제는 푸른파도대신 벼이삭 황금물결만 출렁댑니다.
부석사에 가는길은 잘 정비되어있습니다.
등산로, 임로도 잘 되어있어 해마다 해맞이 행사를 하는
곳도 마련되어있습니다.
산등선에 도착하자 가까이에 서산시내... 해미읍성까지
희미하게 보이고 푸른 벼이삭 물결이 바람에 춤을 춥니다.
바다를 막기전에 이산에 올라오면
파도가 밀려오다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 같은 꽃도 볼수있었겠지만..
모두 다 옛이야기이죠.
정상에는 쉼터 원두막도 마련되어 사방의 풍경을
둘러볼 수 있도록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따가운 햇살에 지친몸을 잠시 정상 원두막에서
누웠더니 잠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천수만 갯펄에서 어머님을 따라 살조개를 캐던
꿈을 꾸었던 것 같았는데....
시원한 갯바람에 흔들거리는 소나무 노래소리에
깨어보니 정자 한가운데에 저만 홀로 누워있습니다.
이곳 도비산의 특징은 소나무가 갯바람을 맞아
싱싱하게 자라는 것입니다.
다른 야산에 비해 소나무가 잘 자라는 것은 바다가
가깝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도비산을 등산하면서 유난히도 공기가 다른산에
비해 좋다고 느낀것은 소나무가 많기 때문일겁니다.
꽃들의 예쁜 미소처럼
햇살에 더 고와보이는 소나무 이파리들...
눈 찡긋하는 솔잎사이의 햇살이 어찌나 고와보이는지
도비산의 등산을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얀 소금을 뿌려 놓은듯한 멀리 보이는 바다를
뒤로 하고 부석사로 내려왔습니다.
몇백년된 고목나무 샛길을 내려오니 부석사가
보입니다.
불경소리가 가득한 절풍경에 빠져 한참을 머물었습니다.
안락한 편안함을 먼저 느낄수 있는 곳이라 생각됩니다.
제 멋대로 자란 회화나무, 사철나무들과 함께 멋진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주문을 지나 올라 만나는 절집의 경내, 고요한 한나절의 산사,
그 모습 그대로인데...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 매미소리와
불경소리만이 산사에 울려퍼집니다..
마주 보고 고개를 들면 아직도 절의 중건이계속 되고 있더군요.
9월의 햇살에 눈부신 고요한 산의 모습에서 고향의 향기에
젖어 보았습니다.
내가 낳고 컷던 해미언암리는 비행장이 되어버리고 수많은
바다고기가 살턴곳은 간척지로 강산이 변한 현장을 내려다
보는 심정....
분명 고향을 잃어버린 이산가족의 슬픔이기도 하였습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한번 이곳 능선을 종주하면서 옛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구요.
2008. 09. 09 화요일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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