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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삶과 죽음...그리고 인생이란

 

가을의 기운이 온몸을 파고드는 요즘...

가까운 지인이 세상을 떠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삶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건 끝인가?

그런 질문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몇일전에 같이 식사를 하며 대화를 했었던 셋째동서의 죽음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나이 69세... 아직도 십년 아니 이십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갑자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셋째 형부가 돌아가셨다고...

지난 토요일 처갓집 식구들과 식사를 했습니다.

 

장모님과 딸 여섯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진입니다.

장모님 94세 생신으로 아들,여섯딸, 사위가 모두 처가에서 만났습니다.

최근에 뇌종양 수술으로 몸이 허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금방 세상을 따날줄은 몰랐습니다.

하얗게 변한 피부색... 없어진 식욕이 옛날의 건강한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지요.

 

서산시장에서 철물점을 오랫동안 경영하고 있는 셋째 동서...

집안행사, 처가행사에 빠지지않고 관심이 많았던 동서였습니다.

유일하게 저에게도 가끔 전화해서 안부를 살피는 동서였지요.

그만큼 정이 많고 인정이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삶의 굴곡도 참으로 힘들게 오르고 내리는 인생이었습니다.

장사하는 상점이 두번이나 불이나는 불행이 찾아왔고 오뚝이처럼 일어섰습니다.

애들을 엄하게 키웠습니다.

딸은 서산여고를 수석으로 졸업, 교대에 들어가 교사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대전에 있는 대학, 법대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자기의 길로 가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동서에게는 커더란 충격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들은 자신의 길을 굳건히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결혼하여 40대로 접어들었습니다.

 

만나면 아들얘기를 별로 하지않았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뜻과 일치하지않는 점이 맘에 안들었을 겁니다.

손자손녀를 보고 싶은데 아들은 자식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요즘의 신세대 사고방식이겠지만...

동서로서는 이해를 못했을 겁니다.

 

이렇게 삶이란 태어나면 자신의 길로 가는 것 같습니다.

부모가 바라는 방향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모든 선택이 부모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결정하고 갑니다.

저의 인생을 보아도 살아가면서 부모님과 의논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하늘나라고 가신 동서의 인생에서 자식들과 교감하는 것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가는길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도 많은 대화를 통해 이해하면서 살았으면 좋았을 걸 합니다.

더러는 답답하고 힘들다해도 편하게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여야 했습니다.

 

삶이란 길고긴 여정 같지만

요즘들어 생각하면 정말 짧은 인생입니다.

아마도 내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면 벌써 내가 환갑을 맞이하는 나이가 되니 말입니다.

이제 살면 살수록 짧다고 느끼게 될 겁니다.

젊었을때는 길고긴 여행이라 생각했겠지만 나이가 들면 그저 1박2일처럼 금방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새해가 시작되었는데 벌써 10월이 다가오고...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세월이 빠르다는 걸 온몸으로 느낍니다.

 

짧은 삶의 여행을 마감한 동서...

이제 하늘에서 자식들이 늙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겠지요.

자식들도 자신이 걸어논 삶을 똑같이 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