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부천에 올라갔습니다.
부모님이 사시고 계신 동네 부천 중동에 새해들어 처음 올라갔습니다.
어머님과 아버님이 계신 요양원 앞에서 3시20분경에 만나기로 하고 신중동역에서 내렸습니다.
어머님은 약속시간보다 이십여분 빨리 오셔서 기다리신 것 같습니다.
추운 도로에서 저를 기다리고 계신 어머님이 보였습니다.
멀리서 걸어오는 저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고 계신 어머님...
어머님의 눈에는 새끼의 모습이 멀발치에서 눈에 띄는 모양입니다.
어머님과 함께 아버님이 계신 요양원에 들어갔습니다.
전에는 혼자 걸어서 거실에 나와 계신 모습을 보았는데 지난번 부터 방에 계셨습니다.
기억력이 많이 쇠약해지셨지만 치매나 그런 증상은 전혀 없으십니다.
아내와 아들이 오니 반가워 하였습니다.
제손을 꼭 잡은 손의 힘이 무척 강하게 느꼈습니다.
어머님은 가져오신 고구마를 끄내고 아버님에게 드렸습니다.
아버님도 고구마를 좋아하십니다.
그렇다보니 부전자전으로 저도 고구마를 좋아해서 해마다 겨울이면 아침식사를 고구마로 합니다.
운동을 시키려 방에서 거실로 같이 나오려 하는데 몇달전보다 기력이 많이 약해지셨습니다.
저와 함께 걷는데도 힘들어 하십니다.
간신히 한바퀴 돌고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전에는 거실을 열바퀴정도 걸어도 그렇게 힘들어 하시지 않았는데 몇달사이에 기력이 약해지셨습니다.
요양원장의 말도 이제는 걷는 것은 무리라고 말합니다.
나이가 그렇게 되는 나이라고 말하면서 당연한듯 말하는게 조금은 서운했습니다.
꾸준한 운동을 하면 조금은 노화속도가 느려지겠지만 이런 조그만 요양원에서 90노인에게 운동신경쓰는 사람이 없겠지요.
방에서 누워있기만 하니 그렇게 된지도 몰라 마음이 아파옵니다.
젊었을때는 새끼를 키우느라 밖에서만 떠돌며 살았지만 나이가 들어 다리가 노화되니 방에서만 지내게되는 신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요양원장의 말이 생각납니다.
선생님도 아버님 나이가 되면 걷지 못하는게 이해가 될거라고 하더군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길을 앞서가고 있는 아버님...
잘 걷지 못하는 노화가 찾아온 아버님이 조그만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도 구순이 넘어서면 걷지 못하고 이런 요양원에서 지낼지도 모릅니다.
세상이 좋아져 건강관리를 잘하면 100세에도 잘 걷을지도 모르겠지만 앞날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언제 어떻게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지 모르기에 더욱더 신경쓰면서 살아야 할 것입니다.
노인의 길목에 서있는 우리 형제들...
4형제의 막내 남동생도 올해 이제 육순이 되었습니다.
60대에서 이제 70대로 달려가는 나이가 되니 빠른 세월의 흐름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70대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노인의 삶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조금은 쓸쓸해집니다.
시간이 늦어 요양원 앞에서 어머님과 헤어졌습니다.
멀어져가는 어머님의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건강관리에 열심이신 어머님... 하루에 세번 부천 중앙공원에 나가서 걷기운동을 하십니다.
부디... 세상을 등질때까지 건강하게 사셨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가족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번설에서는 조카 아들이 꽃이 되었다. (0) | 2014.01.31 |
---|---|
아내 생일 자식들과 식당에서... (0) | 2014.01.21 |
시집간 딸부부와 저녁식사 (0) | 2013.11.06 |
부모님과 부천중앙공원에서 (0) | 2013.10.09 |
딸 결혼식을 잘 마쳤습니다 (0) | 2013.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