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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어머님 집에 올라가서 아침과 점심을 먹고 내려오다.

 부천 어머님 아파트에 올라갔다.

한달에 한두번 꼭 올라가서 뵙고 오는데 어제는 일찍 새벽에 올라가서 아침을 어머님과 같이 먹었다.

소박한 아침이지만 어머님은 스스로 항상 해서 드신다.

날마다 요양보호사가 와서 돌보지만 우리 형제들이 오는 주말에는 어머님은 우리와 함께한다.

아침을 먹고 항상 한잔씩 커피를 드신다.

믹스커피를 한잔 마시고 잠시 방에서 한시간정도 쉬었다.

귀가 어두운 것, 잘 걷지 못하는 것을 빼고는 큰 건강이상은 없지만 역시 구십이 넘은 노령의 노인이시다.

 헬체어를 타고 다니시는게 아니라 밀고 다니신다.

실제로 내가 태우시고 다니다가 운동을 하시겠다 하시면 직접 당신이 밀면서 걷기 운동을 하신다.

어머님만의 운동 방법이지만 잘 걷지 못하는 노인들에게는 적당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부천중앙공원을 한바퀴 돌고 두바퀴째 돌다가 갈비탕집으로 점심을 먹었다.

한그릇을 다 드시지 못하고 남겨서 싸달라고 하셨다.

저녁으로 드시겠다는 말씀이시다.

그리고 다시 공원을 한바퀴 더 돌다가 잠시 쉬었다.

갑자시 이곳이 어디냐고 하신다.

공원같지 않다는 말씀? 그러시면서 이렇게 정신이 가물가물 해지신다고 하신다.

잠시 공원을 벗어나 골목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공원으로 들어오니 정신이 잠시 혼미해진 것 같았다.

누구나 늙어가지만 어머님도 점점 이제 노환으로 힘들어 지는 것이다.

치매가 없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정신이 혼미한 것 또한 큰일이란 생각이 든다.


저녁에 초등동창 부부모임이 수덕사에 있어 점심식사후 천안으로 내려와야 해서 내려간다  인사를 하고 집을 나왔다.

나오면서 인사를 하는데 또 이상한 말씀을 하신다.

다음에 올때까지 살아있을지 모르겠다 하시는 것이다.

점점 약해지는 마음, 여린 마음이 느껴진다.

강한 생명의 의욕이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는 걸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