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펄 사진을 보며
♡ 갯펄 소년. ♡
갯펄만 보면 어릴적 생각이 난다....
갯펄은 내 놀이터였고
삶의 현장이었다.
특히 여름철...
썰물이 나간 갯펄 골망을 따라
망둥어 잡는
망둥어 잡이 전문꾼...
바로 나였다.
물이 살짝 고인 골망따라
망둥어가 숨어있는 구멍을
잘도 찾아 내어
어린 팔뚝을 구멍속으로
넣으면 손끝에
망둥어의 머리가 느껴진다.
안나오려하는 망둥어의 몸부림이
전해지며 손가락으로 잡아끌어내었다.
한참을 잡으며 골망따라 내려가면
어느새 밀물이다.
밀물 따라 밖으려 나와야 한다.
늦으면 물에 빠져 죽는다는걸
어린 나도 알았었다.
갯펄 골망마다
새우는 왜그리도 많았는지.
물내려오는 위쪽을 갯펄로 막아놓고
바닥에서 튀는 새우를 많이도
주어담았다.
갯펄땜에 물이 고여 터질때까지
형이랑 동생이랑...
동네 친구들이랑
많이도 놀았는데...
고향의 그 좋은 천수만 갯펄이
사라진지 몇십년...
서해안의 고기가 안잡힌단다.
수많은 자연의 재해보다 무서운
가장 큰 재해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갯펄 바다를 막은 재해...
그 피해가 바로 우리에게
온다는걸 왜 몰랐을까?
고기들의 피난처였고
그네들이 새끼를 키우는 보금자리가
바로 갯펄이었다.
그 기름진 갯펄이 유조선배로 바닷물을
가로막아 육지를 만들었다고
떠들어 대지만....
자연을 거역하는자는 반드시
천벌을 받는다는 이치를 왜 몰랐을까?
바다를 막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없어지거나 도산해 버렸다.
고향 바다를 막은 그회사도
예외없이...
주인없는 회사로 되어있다.
기름진 갯펄 사진을 보며...
없어진 천수만 고향 갯펄을 보는것 같아
착찹하기만 하다.
2007. 02. 24 토요일 저녁에...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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