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엔 희망을 되살리련다.
일요일...
겨울의 기운이 걷히고 봄바람 분다.
참으로 오랜만에 텃밭에 갔다.
언덕받이 딸기 잎이 푸른옷을 입고있다.
몇포기 삽으로 떠서 옮겨 심었다.
언덕받이엔 온통 딸기밭으로 만들려는
맘으로...
몇 년전 예산에서 이사오며
심은 감나무가 제법 컷다.
올해는 감이 열릴런지 기대하는
마음에 가지를 손으로 쓰다듬어 주었다.
겨울초에 가지치기 까지 해주었으니
올해는 홍시를 하나라도 구경할 수 있었음
좋겠다.
분명 나뭇가지엔 물이 올라와있다.
이제 날씨가 좀더 따뜻해지면
푸른싹이 터지기 시작하겠지.
봄기운이 연주하는 산바람소리가
나를 뒷산으로 오라고 유혹한다.
혼자서 터벅 터벅 산길을 올랐다.
집뒷산도 참으로 몇 달만에 가보는것 같다.
작년 이맘때면 응달진 바위틈새엔
꽁꽁 얼은 흰눈이 있었는데...
올해는 나무들이 부스스 기지개를
켜고 봄노래를 부른다.
언제 겨울이 있었느냐며....
들까치 한쌍이 집짓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조용한 산속에 낙엽 밟는 소리에
놀라 쳐다보니 꿩 한쌍이
사랑놀이를 하고 있다.
모두에게 봄을 느끼는 하루...
산길을 혼자 두시간여 걸으며
여러 가지 상념에 젖어보았다.
난...
참...바쁜 일년을 보냈다.
잠시 직장생활을 쉬다가 다시 시작한
회사생활...벌써 일년이 지났다.
토요일...일요일도 나가 일하는게
부지기수였던 같다.
직장생활 30년여년 하면서 이렇게
바쁘게 생활해보긴 처음이다.
그동안 너무 편하게 생활하였다는
역설이 되기도 하면서...
너무 안이한 나의 지난 직장생활에 회한과
반성을 많이도 하였다.
지난 일년처럼 회사생활 했더라면...
진작...그렇게 열심히 하시지...
떠날 나이에 무슨 고생을 사서 하실까?
집사람의 얘기다.
좋아하던 산에도 제대로 못오르고
새로 시작하여 물오른 골프도
중단한지 일년이 되었다.
어제는 친구네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나땜에 골프를 시작하여
나를 뛰어넘은 친구에게 말했다.
다시 골프를 시작해야 겠다고...
3월부터 주말만이라도 연습장에서
묵어있는 폼을 되살리려 한다.
가끔 퍼브릭 9홀도 나가보고...
바쁜 생활에서도 여유를 찾아 보리라.
봄이 오면
꽃보다 아름다운
푸른 초원의 잔디를 밟아보자.
일렁이는 가슴을 열어 얼어붙었던
세상의 밝은 빛을 보리라.
햇살보다 따사로운 마음으로
향기로운 삶의 흔적을 남기런다.
그게 나의 길고 긴 희망이고
쉰 여섯 번째 삶의 향기다.
비바람에도
굳굳히 서있는 고목나무처럼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추억을
만들고 싶다.
2007.02.25 일요일 저녁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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