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하늘은 맑고 푸르다.
산에는 푸르름이 가득하다.
우리가 산을 찾아가는 이유...
산에가면 숲이 주는 포근함과
맑은 공기... 그리고 자연의 소리
순수함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전날 토요일 저녁에 친구들과
식사하며 산행 계획을 말했더니
동행하는 두친구가 있었다.
만남과 정이란 무었일까?
동행한 두친구는 중학교 동창이지만 천안에
4년전부터 살면서 친해진 친구들이다.
중학교 다닐때
한친구는 사는 방향이 정반대에서 살고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고 키가 조그만 꼬마소년이었다.
난...바닷가 갯마을에서 중학교에 다니면서
그친구와 같은반이었는지 기억조차 없고
별로 대화가 나눈적이 없다.
또 한친구는 중3때 남자 음악선생님이 새로
오셨는데 그때 전학을 온 선생님 아들이었다.
같은 반이었지만 내가 접근할수 있는 기회가 없는
인기가 많은 학생이었다.
우리가 좋아하던 음악선생님 아들이라
특히 여학생들에게 우상의 대상이었다.
몇십년을 다른길에서 살다가 우연히 같은 동네에
살면서 자주 만나다보니 집안에 밥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정도로 친해졌다.
사람이란 이렇게 만남이 있어야 정이 쌓이는 것 같다.
이렇게 같이 산속에서 같이 발걸음을 맞추고
순박한 웃음을 건네며 세상이야기 나누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어울림이 속에 공동의 관심사와 삶의 공유가
이뤄진다.
산에 오면 누구나 통하는 마음이 있는가 보다.
낮선 사람들과 저절로 가까워지기도 하고...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일들...
나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들...
잠시 현재 가지고 있는 시름을 모두 지워지는
곳은 산속뿐인 것 같다.
발걸음 닿는대로 산능선을 걷는다.
짙은 녹음의 산속에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던지고
맑은 공기를 맘껏 들이키며
새소리와 함께 부담없는 농담으로
웃음꽃이 핀다.
정상에 올라
막걸리 한잔으로 건배를 한다.
한 잔 가득한 막걸리는
산속에 올라오느라 흘린 땀을
한순간에 식혀준다.
푸르름이 가득한 오월은 지나가고
어느덧 녹음이 우거진 유월로 달리고 있다.
2007. 05. 23 아침...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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