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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조개국이 옛기억을 되살린다...
온세상이 녹색의 물결로
하늘의 햇살은 점점 뜨거워지는 요즘...
회사직원이 준 바지락 한사발을 아내가
맛있는 국으로 끓여
저녁상에 올라왔습니다.
그조개국물이 얼마나 진하고 담백한지
정신없이 바지락국을 먹었습니다.
안면도가 고향인 직원이 한명있는데
휴일이면 고향 갯벌에
나가 바지락을 캐어옵니다.
벌써 몇 번째 얻어먹는 바지락인지...
속이 꽉찬 바지락 맛에 반한
회사 직원들이 다음주 토요일 날잡아 아침일찍
안면도 갯펄로 바지락 캐는 야유회를 계획 해놓았습니다.
버스까지 대절해서...
바지락국을 먹을때마다 생각나는 옛날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옛날 나의 고향땅에도
날이면 날마다 석포리 갯펄로 나가 조개를 캐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느날...바다에 나간 어머님이 대합조개를
한구럭(한자루) 잡아오셨습니다.
우리 형제들이 어렸을때...
바다에 나간 엄마를 기다리던
동생들이 지쳐 잠이 들었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아버지는 그날 어머님이
잡아오신 대합조개를 뒷간에 모두 쏟아
넣어버렸습니다.
다시는 바다에 나가지 말라하시면서...
사실... 저희집은 바다에 나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갯것들을 먹을 수있는 형편이었습니다.
석포리 사는 아줌마들이 해미시장을 가다가 드리는
단골집이기 때문에 생선과 조개국이
밥상에 항상 있었습니다.
어머님은 옆집아줌마들과 바다에 나가 수다를 떨면서
갯것들을 잡는 재미가 있었 자주 바다에
가신 것 같습니다.
옛날 고향집에 있던 솔밭에는
솔나무가지가 흔들거리고 마당에는
석포리 바다고기를 말리는 생선비린내가
나곤 하였습니다.
어린나이의 저도
여름날 저녁에 달빛따라 가끔 동네 사람들과
바다에 나가던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
바다에서 나올때는 온몸이 파김치가 되어
꾸벅꾸벅 졸면서 바다를 나와
집으로 오던 힘들었던 기억도 나고...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그 기름진 천수만 갯펄은 간척지로 변하여
바다갯것대신 쌀이 나오지만 갯펄에서 나는 양식만큼
귀하게 생각되지않는건 왜그럴까?
인간들이
백만 년 살 것 같이 그렇게 귀한 자연을 파괴하며
욕심을 채우는게 처량하게 느껴진다.
백년도 못살고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 아닌가?
있는 그대로 욕심을 버리고 살면 그만인것을...
오늘 부처님 오신날...
바지락국을 먹으면서 잃어버린 옛날 고향 갯펄이
생각나며 조금은 우울하다.
어머님이 끓여주시던
바지락국이 생각나면서
한구석에 남아있는 고향가까이 안면도 갯펄만은
꼭 지켜야 할 것입니다.
**2007 05월 24일 부처님 오신날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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