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폰 연주회와 이웃친구들..
이웃 친구들이 모였다.
모두 중학교 동창들이다.
거의 주말이면 맨날 만나는 친구들이지만
만날때마다 새롭다.
천안에서 오래살아온
한친구가 자리를 잡았던 터 좀 떨어진 곳
다른 터에 내가 잡고 건물을 지었다.
몇몇친구가 이사를 오다보니 이웃친구가 5명이 되간다.
사람들마다 조금씩 특징이 있고 개성이 있다.
처음 일년정도는 서로간의 눈치싸움,
상대방의 이런 저런
장점 단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힘들었던 경우도 있었다.
한쪽 친구부부와 만나면 다른쪽 부부 흉을 보았다.
말이 많으니...어쩌구 저쩌구...
살림살이 어쩌니 저쩌니...
건물관리를 잘하니 못하니...
방세가 이러니 저러니...
축구경기를 할때 상대방 작전을 파악하듯이....
분명 탐색전이었던 것이다.
정이 안들어있는 상태로 좋은점보다
나쁜점을 찾아내는 상대방 흠잡기(험담)대회였던 것 같다.
중학교 졸업후 몇십년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6년전부터 만났으니 그랬었겠지.
지금 우리는 어떻게 변했는가?
매주말이면 연락이 오는 친구들...
오늘은 어느친구집에서, 아니면 동네 식당에서
자신의 사정에 따라 만나고 뭉친다.
정말 너무나 많이 만나고 대화를 하다보니
더 이상 토해낼게 없을 정도로 상대방을 많이 안다....
사실, 지금도 만나면 남의 집 흉보기 대회는 계속된다.
그러나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이제는 상대방의 나쁜점이 웃음거리가 되지만
그게 인기다.
흉이 없는 사람은 사람도 아니다.
다른집의 흉(놀림거리)을 가지고 모임에 와라.
너무 많이 알다보니 차라리 없는 이야기 거리도
만들어 내며 웃음을 토해낸다.
웃음이 없는 모임은 가라....
없는 웃음을 만들어 내라...
말로 표현 못하면 행동으로 보여줘라.
아마도 위에 쓴말이 우리 모임의 목적이고 모토다.
어제 만난 모임에도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다.
섹스폰을 배우기 시작하여 몇 번 발표회를 했던
친구가 향상된 실력을 보여주었다.
이번엔 귀에 익숙한 곡들을 몇곡 선보였는데
실력이 대단하다.
솔직히 말해서...
전에는 격려의 형식적인 박수였지만 이번엔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섹스폰 특이의 높은음에서 꼬부라지는 기교도
부리면서 그야말로 섹스폰 연주가로 인정하는
연주회였다.
친구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사람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행동을 보였을때
가장 인간다운 것 같다.
이번 섹스폰 연주회에 처음 초대받은 교장선생님
사모님 (여자동창)은 감동에 몸을 뒤튼다.
너무 좋아서 벌린 입이 닫힐줄 모르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는건 분명 친구 섹스폰 덕분이다.
남편 교장선생님도 같이왔더라면 좋았을걸....
내형님 고교동창인 남편이 오면 불편할지 모른다.
그친구도 제대로 말도 못하고 수줍은 처녀마냥
입다물고 있는 모습이 우리도 싫다.
친구의 전용 특기인 욕쟁이도 못하고...
친구들아...
세상은 이렇게 단순하다.
웃고 떠들며 사는게 사람의 삶이 아닐까?
더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행복한 웃음을 주는 것.,.
이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니?
조금은 모자란듯이 사는 것이 가장 편안한 삶이 아닐까?
남에게 부담주는 완벽은 불편할뿐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바보같이 이런 글을 올린다.
용서하라....미련한 영로를
2007. 6. 24 일요일 저녁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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