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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천안생활

성거산 산책길...

      
      성거산 산책길..
      인간이 어디에선가 태어나
      자라고 결혼해서 자리잡고 사는 것이
      우연이 아닐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 결혼을 하고
      사랑을 통해 자식을 낳고 사는 것...
      또 우연이 아닐 것이다.
      항상 언제나 가까운 곳에서
      나를 지켜 보고 있는 사람
      마음속 깊이까지 들어와 나를 읽고
      눈만 보아도 알아보는 사람...
      그사람은 아내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제 토요일 오후...
      아내와 같이 성거산자락 저수지 
      산림 휴양림을 찾았다.
      등산을 할까 했지만 가벼운 산책으로 
      결정하고 삼림욕장에 들어서니
      파란 초록 나무가 좋다.
      온 산에 있는 초록의 나무가 행복해 보인다.
      우리의 마음도 나무들처럼
      늘  파란마음으로 살고 싶다.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나무 그늘에
      있는 벤취에 앉아 하늘을 가로질러
      가는 비행기의 하얀 자욱을 본다.
      조금씩 흩어지는 연기자욱을 보며
      오늘 우리의 삶도 그렇게  순간순간
      흩어지며 사라지는 것 같다.
      내 마음의 모든 걸 알고 나를 지키고
      사는 옆지기에게 세상의 모든
      초록의 나무에게 다짐을 해본다.
      언제나 더도 덜도 말고 이렇게만 살아가자고....
      
      해가 기울어지는 저녁이 되어간다.
      별난 매운탕집에 들어갔다.
      가끔 회사 직원들과 회식하는 장소...
      메기 매운탕이 그만이다.
      살살 녹는 메기의 맛이 입에서 감격한다.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도 감격은 
      몰려온다.  
      유리창 넘어에 넘실거리는 파란가지...
      푸른 잎들이 춤을 춘다.
      갑자기
      살아있다는 희열이 몰려온다.
      자연속에 사는 삶보다
      더 행복한 삶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내 삶의 그림이 아름답지 않을까?
      시간이 나면 산책하고 자연속에 사는 삶을 
      만족해 하고
      가끔 이런 별난 음식점에서 매운탕을
      먹고 사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긴 기다림을 통해 맺어진 아내와의 인연...
      한여름으로 가는 유월의 마지막날에
      가뭄으로 물이 빠진 저수지위에서
      한 그림을 그리고 지나간다.
      2007. 07. 01  일요일 아침....   천안/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