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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기

좌충우돌 일본에서 첫날밤

좌충우돌 일본에서 첫날밤.... 아내와 함께 떠난 일본 배낭여행... 오사카를 중심으로 간사이 지방을 돌아보고 돌아왔다. 처음 생각한 스케줄은 무리였다. 나고야에서 바로 교토로 가서 간사이 지방을 관광후 마지막에 나고야까지 볼 계획이었다. 결국 나고야는 나고야역 중심으로 시내구경만 한게 고작이었다. 좀더 현명하였다면 간사이 지방까지 가는 교통비를 절약하는건데... 관광을 목적으로 한 일본여행은 세 번째이다. 첫 번째는 십오년전...부모님과 동경 근교 여행... 두 번째는... 정확히 3년6개월전 딸녀석이 고교졸업하자마자 우리부부는 딸녀석과 함께 셋 식구가 떠났던 일본 자유여행... 그때는 동경을 중심으로 하꼬네 와 닛꼬를 돌아다녔다. 3년전 딸녀석과 아내는 그때가 처음으로 가는 해외여행이었다. 짐을 동경의 민박집에 맡겨놓고 아침이면 기차나 전철을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는 식으로 여행을 갔었는데... 멀리 이동후에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여행이 시간과 금전을 낭비하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아내도 마찬가지 똑같은 느낌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숙소를 정하지 말고 무작정 떠나자고 하였지만 그래도 불안해 아내에게 첫날밤만은 예약을 하자고 했는데... 아내는 그냥 떠나자고 한다. 젊은 사람도 아니고 50대 중년의 나이에 그게 가능할까? 나도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일본 여행을 몇 번해본 경험에 동의를 하고 비행기표만 들고 집을 떠났다. <사진: 나고야 역앞 시내> 인천공항에서 12시경에 이륙한 비행기는 두시간도 안되 나고야 중부공항에 도착했다. 일본 나고야 지역 근처에 도착할즈음... 태풍이 지나가는지 구름사이로 비행기가 지나갈때마다 기내가 요동을 쳤다. 기장은 기류불안정으로 좌석벨트를 꼭매고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계속하고... 별일 없겠지.... 속으로 기도했다. 비행기안에서 일본여행 안내책자에 간사이 지역 몇군데 갈곳을 표시하고 우선은 교토에 가서 간사이 패스를 끊기로 우선 결정 했다. 무사히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우선 여행안내소로 가서 교토에 가는 교통편을 물어보았다. 나고야 시내 지도와 관광안내서를 받았다. 나고야에서 교토에 가는 방법도 자세히 알아보고 나고야 시내로 들어가는 전철을 탓다. 점심때 비행기가 출발하여 점심을 기내식으로 대충 때운다는 생각이었으나 기내식이 빵과 야채가 나와 충분하지 못하였다. KAL에서 나온 기내식이 딱딱한 빵한조각과 야채 한접시... 조그만 빵과 야채 음료수로 점심을 때우기는 너무 배가고파 나고야 역앞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 오므라이스를 먹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사진: 나고야 역 앞에서> 점심식사를 마친후... 나고야에서 교토에 가는일이 가장 우선이다. 공항에서 안내를 해준대로 나고야역으로 들어갔다. 물론 가면서 또 일본사람에게 확인하면서.... 나고야에서 교토까지 가는 방법은 일반 기차를 탈 경우 2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신간선을 타면 40분이면 도착한다. 비용은 일본돈으로 5000엔정도... 일반열차는 그 반값이면 된다. 두 번정도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쿄토... 오랜세월 일본의 수도였던 그곳을 꼭 한번은 여행하고 싶었던 곳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국보가 널려있고 고궁을 비롯한 관광지가 많이 있어 해외여행객과 수학여행단이 가장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숙소도 정해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차비가 비싸긴 하지만 한시간이라도 빨리 교토에 가기위해 신간선을 타고 기차에 올랐다. 신간선은 지난번 하꼬네에 갈때도 탔었지만 우리나라 KTX에 비해 조용한 것 같다. <사진: 신간선 내부 > 특히 터널을 지날 때 들리는 소음이 KTX에 비해 적다. 신간선에도 좌석 지정석이 있고 자유석이 있는데... 자유석이 조금싸다. 백오십엔을 아끼기 위해 담배피우는 자유석을 샀다. 처음 표를 살때는 자유석으로 재수가 없으면 서서 가야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담배를 피우는 칸이라는건 타고서야 알았다. 담배냄새가 역겹기는 했지만 자리가 많이 비어 있어 앉아서 갈 수 있다.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낀다는 맘으로 참고 가기로 했다. <사진: 신간선을 타고 가며 시골풍경> 일본의 시골풍경을 보면서 나고야에서 40분만에 교토역에 도착했다. <사진: 시골 동네를 지나며...이곳은 밭벼가 대부분이다.> 우선은 간사이 패스를 사는게 첫 번째 과제다. 가장먼저 할 일로 정해놓은 간사이 패스 구입... 배낭여행 이란게 물어보는게 상책이다. 아는길도 물어가라는 우리말도 있지 않은가? 일본인들에게 수없이 물어보며 다녔다. 한번 알려준 것도 또한번 확인하면서... 교토역에 관광안내소가 두세군데 있는데 간사이패스를 파는 곳은 한군데로 역 바깥쪽 안내소에서 판매한다. 여권을 보여주고 여권번호를 적고 3일짜리 간사이 패스를 한 장에 5000엔주고 구입했다. 간사이 패스... 참 편리한 티켙이다. 간사이 지방의 열차 버스를 3일동안 부담없이 타고 다닐수있는 패스로 나같은 배낭여행객들에겐 필수적인 편리한 제도인 것 같다. 간사이 지방이라면 오사카, 교토, 나라, 고베 지역을 말하는데....우리지방 예를 든다면 경주가 있는 경상도... 백제의 고도 부여,공주가 있는 충청도지방을 말하는 것이다. 그 지역에 있는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는 교통편을 3일동안 맘대로 타고 다니는 그런 패스이다. 단 JR과 신간선...일부 지역 버스는 제외된다. <사진: 교토역앞에서 간사이 패스를 사고 안내서를 손에 들고 찍었다> 2장이니 만엔....우리돈으로 9만원정도일지 모르겠다. 간사이 패스를 사고나니 시내 나가는 일에 겁이 나지 않는다. 우선 버스를 타고 이조성으로 향했다. 교토역에 각지역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지로 되어있어 관광지로 가는게 편리하다. 5시가 넘었으니 문을 닫았으리라 생각을 했지만 교토 시내교통에 적응하기 위한다는 맘으로... 시내버스는 안내방송과 함께 정류장 표시가 디지털로 표시되어 내릴장소를 미리 알수있다. 이조성에 내려 정문에 가보니 역시 문을 닫았다.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장표지판을 읽고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주변에 교토대학이 있는지 교토대학 가방을 싣고서 자전거 통학생무리들이 지나간다. 책가방을 골프가방같이 큰 가방을 하나씩 실고서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곳 저곳에서 만난 중고교,대학생들 책가방이 너무 크다. 한국학생들에 비해....책가방 큰 것 메고 다니는 것도 훈련인가? 학생들 하나같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일본여행을 하면서 가장 인상깊게 지금까지 남는 것이 있다면 자전거 문화이다. 어디를 가도 자전거 주차장이고 특히 전절역에는 자동차 주차장은 없고 자전거 주차장뿐이다. 시내 중심가에서 마찬가지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넥타이를 맨 신사복 차림의 사람이 많다.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활주하는 여자들도 눈에 많이 띈다. 시내도로 인도에도 자전거가 다닐수있도록 설계가 되어 인상적이다. 이는 3년전 동경여행 주변에서 보았던 것과 다를게 없지만 자전거 이용이 그때보다 더 많아진 느낌이 온다. 점점 거세지게 몰아치는 유가급등으로 자전거의 문화가 정착된 것 같다. 시내 중심가이든 시골이든 자전가가 가장 큰 대중교통 수단이 되어 가고 있는걸 보면 우리나라도 앞으로 10년후면 그런 시대로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항상 일본에 십년 늦게 쫒아가는 우리나라.... 시내버스는 신호대기로 중간에 서있는 시간에 시동을 끄고 대기한다. 지구 온난화를 방지한다는 차원에 시동끈다는 안내판이 보였다. 처음에는 시동을 자주 끄니 이상했는데... 익숙해지자 잠시 시동 끄는 시간이 조용해서 좋다. 숙소를 찾아보기위해 다시 교토역 근처로 돌아와 여관 골목에 들어섰다. 한군데 들려 요금을 물어보니...7000엔 그나마 빈방이 없다. 약간 비싸다는 느낌이 있어 다른 곳에 들려 하룻밤 자는데 얼마냐고 하니 5000엔이란다. 그정도면 좋다생각되어 아내를 오라고 하고 숙박계를 적고 요금을 계산하려니 10000엔을 내란다. 왜 처음 얘기할 때 오천엔이 만엔으로 올라갔느냐고 물었다. 혼자이면 오천엔인데 둘이기 때문에 만엔을 내란다. 숙박계까지 적고 다시 나와버렸다. 아내가 안된다고 반대하는 바람에.... 맘속으로 5-6000엔 정도이면 하루밤 자는 것으로 생각한 아내는 예산을 초과하자 다른곳을 더 찾아보자면서 그냥 나와버린다. “스미마센....스미마센...” 고개를 숙이고 나도 따라 나왔다. 일본의 숙박은 방대로 계산하는게 아니라 사람수대로 계산하는 방식이 우리와 다르다. 교토 변두리로 가기로 했다. 교토역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탓다. 20여분정도 버스를 타고 가다가 여관이라고 간판을 보고 무작정 내렸다. 동네 이름은 잊어버렸는데...꽤 큰 여관으로 보이는 7-8층 건물에 들어가 후론트에 빈방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이제부터는 처음부터 둘이 잔다고 말했다. 17000엔 달랜다. 비슷한 다른곳에 들려 또 알아보았지만 15000엔정도를 주어야 하룻밤 잘 것 같았다. 교토역 근처 숙박계까지 썼던 10000엔짜리 여관으로 다시 돌아갈까 하며 버스정류장 근처로 가는데... 조그만 한국 음식점 간판이 보여 그곳에 들어갔다. 교포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전주가 고향인 할머니이다. 잠을 자려하는데....적당한 민박하나 소개시켜 달라고 했다. 역시 구세주를 만났다. 몇군데 전화를 해보더니 교토역 근처 한국교포 민박집을 소개 시켜준다. 다시 버스를 타고 교토역에 내려 교포 아줌마를 만났다. 52살인 진주가 고향인 아줌마는 마침 방하나가 비어있다면서 우리를 안내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때가 11시경.... 방을 찾아다니는데...2시간정도 걸린 것 같다. 다른방에서 한국사람 남자들 목소리가 들린다. 가격은 6000엔... 방도 크고 에어컨있어 시원하다. 일본에서 첫날밤을 무사히 보낸다는 안도감에 잠시 조그만 행복감이 몰려온다. 다다미방에서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고 평화롭게 잠이 들어버렸다. 교토역 근처 동네인데 기차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차소리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집이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어둠에서 교토의 바람이 창문을 타고 들어온다. 동녘의 찬란한 빛은 한반도에서나 섬나라 이곳에서나 내려앉는다. 조용히 교토의 뒷골목에 펼쳐지는 아침의 풍경, 잠시 살아온 고통과 번뇌를 잊어버린다.. 골목길 사이로 교토역이 보이고 교토 타워가 보인다. 주택가의 깨끗한 골목길은 이곳이 한국이 아님을 깨닫는다. 정말 휴지 한 장, 껌조각 하나없는 골목길.... 시간이 멈춘 교토의 새벽아침... 가슴에 숨은 새로운 향기가 솟아나는 것 같다. 삶의 은은한 향기가.... 교토의 하루가 기대된다. 가슴에 품어왔던 이런 저런 나그네 여행길.... 조그만 한을 풀어줄지.... 민박집 대문을 나설려고 하니... 주인 아줌마나가 고양이를 들고 배웅을 나온다. 우리땜에 늦잠을 깨웠나보다. 갓 올라온 햇살자락 속에 하늘은 점점 맑아진다. 일본에서 첫날밤은 이렇게 지나갔다. 2007. 08.09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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