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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명산 산행기

천태산 가족산행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천태산.... 가는길: 천안->옥천ic->영동무주 방향국도->천태산 일요일 아침.... 오랜만에 아들딸과 우리부부 4식구가 산행에 나섰다. 그동안 아내와 같이 산에만 가다가 자식들과 같이 하는 산행이라 생각하니 설레인다. 아내는 고구마와 음료수 과일등 간단히 챙기고 집을 나서는데 어제는 그렇게나 하늘이 높고 맑았는데 하늘빛이 구름으로 많이 가리었다. 천안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대전을 지나 옥천 ic를 빠져 나왔다. 고속도로 운전을 아들에게 맡기고 뒷자리에 앉아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며 내려왔다.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초보운전인 아들에게 국도까지 맡기기엔 버거워 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충북의 길은 산길이다. 도로주위의 산은 온통 아름다운 단풍옷으로 갈아입었다. 국도 가는길에 차를 세우고 길을 물어보았다. “천태산 가려고 하는데....이쪽이 맞나유?” “이길로 쭉~~~ 내려가서 오른쪽으로 쭉~~가세유~” 그양반 쭉~이란말을 얼마나 구성지게 하는지 우리식구들이 모두 한참을 웃었다. 천태산 등산로 주차장에 들어섰다. 충북의 금강산이라고 천태산 입구에 써있다. 주위의 사람들이 북적대는 소리를 들으니 경상도 사투리가 많다. 경북과 가까운 산이라 관광버스를 타고 많이 온 것 같다. 등산로 입구에 들어서 단풍잎 가로수 터널을 지났다. 눈앞에 펼쳐진 단풍과 바위산의 모습이 험한 등산길을 예고한다. 영국사에 다달으니 몇백년 묵은 은행나무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우리앞에 버티고 있다. 빨간 홍시감나무가 꽃을 피운 것처럼 주렁주렁 열려있어 운치있어 보인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드디어 거의 직각의 바위 절벽등산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모두 한번씩 망설인다. 과연 올라 갈 수 있을까? 줄에 매달려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는 모습이 스릴만점이다. 자신없는 사람은 돌아가면 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도전한다. 우리집 식구중 아내가 가장 먼저 도전한다. 나보고는 힘들 것 같으니 돌아가라 하면서.... 약각 겁이 나지만 연약한 여자들이 올라가는데 포기할 수 없다. 줄에서 손만 놓치면 몇십미터 낭떠러지.... 바윗길을 올라가는 스릴을 느끼는 산행은 가을빛과 더불어 즐겁다. 중간 중간 쉬면서 탁 트인 가을 들녘 농촌의 전망을 감상하는 기분도 또하나의 즐거운 산행이다. 올라오는 사람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50대 미만의 사람들이다. 앞으로 10년후도 이곳 절벽을 다시 도전할수 있을까?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정상에 올라 구운 고무마와 사과을 먹었다. 꿀맛의 고구마 맛이 얼마나 맛있는지 잘 안먹던 애들도 더 없느냐고 한다. 점심은 하산해서 맛있는 것을 사먹기로 하고 하산 코스는 완만한 능선길을 택하였다. 칼바위 능선도 지나고 웅장한 바위병풍이 서있는 곳에서는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조망이 좋은 곳에서 4가족이 기념사진도 담으며 여유 있는 가족산행이 너무 행복하다. 수없이 펼쳐진 계곡엔 단풍나무가 유난히도 곱게 물들어 가을의 정취를 흠뻑 젖게 해주는 시간 속에 천태산 가족등산 추억이 서서히 묻혀간다. 살다보면 힘들때도 있겠지만 이렇게 가족과 같이 하는 산행의 기쁨이 넘쳐 행복할때도 있는 것 같다. 특히 애들이 커가는 모습이 눈앞에 현실로 펼쳐질때.... 영원하리라 하던 내 젊음이 사라져가고 대신 그 자리를 애들이 채우는 것을 본다. 내가 가졌던 모든 정열과 열정을 다 잃어버린 것 같지만 때로는 이렇게 애들과 경쟁자가 되어 산행을 한다. 저만치 앞서가는 아들을 보며 이제는 내가 없어도 세상을 살아가겠구나 하는 든든함에 얼굴에 미소가 띄워진다. 애들아.... 저멀리 보이는 넓은 들판처럼 너의 삶을 세상에 널어놓고 살거라. 힘들다고 삶을 포기하지 않고 굳굳히 나가는 희망의 삶.... 닥쳐온 아픔을 이겨나가는 가장 큰 약은 포기않는 악착함이다. 절벽을 포기않고 앞만보고 올라가듯이.... 젊음의 가장 큰 강점은 길고 긴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어느 난관이 있더라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애비는 가을의 아름다운 단풍잎이 하나씩 자신의 잎을 버리듯 하나씩 포기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른다. 빈가슴으로 사는게 지혜로운 삶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음에는 항상 분홍빛 꿈과 낭만으로 그려며 산다. 못난 사람이지만 끔찍이도 내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올해 시월이 가기전에 자식들과 산행을 하니 가을이 떠난다 해도 쓸쓸 하지 않다. 우리 앞에 물감으로 그린 듯한 가을 계곡이 있다. 황홀하게 피어난 단풍의 계곡들.... 이런 아름다운 가을날을 가족들과 함께 만끽하며 지냈다는 부듯함이 몰려온다. 가을은 우리에게 낙엽이 지는 단풍 속에서 더 많이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 느끼라고 행복을 선물하며 떠나는 것 같다. 2007. 11. 2 아침 천안/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