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좋은 친구...
우리는 같은 동네
이웃에 살면서
서로 살을 비비며
좋은 음식을
나눠먹으며 스스럼없는 농담을
주고 받는 철부지 친구들이다.
내 못난점...바보 같은 행동을
받아주는 친구들이 곁에 있다는 것...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재산목록
1호이다.
나는 미소로 살고 싶다.
나에게 미소를 주는 친구...
같이 있음 항상 저절로 미소가 만들어지는
미소 공장 종업원들...
바로 내친구들이다...
난 폭포수 같은 웃음으로 살고 싶다.
웃음을 던져주는 친구들이 곁에 있다는 것...
내친구들이다.
때로는 천하제일의 바보가 되고 싶다.
바보가 되는 나를 포근히 안아주는 친구...
그래서 나는 친구가 좋다.
그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
속초 설악산이 내다보이고 동해바다의
파도소리가 귓전을 한없이 때는 곳으로...
여행을 가서...
난 바보가 되어보았다.
깡총 깡총 뛰면서 바보짓도 해보고
못먹는 술몇잔에 취해서 주정도 해보았다.
복분자 술한병을 먹고
변기를 깨트리려고 했었다.
실제로 깨트리지는 못했지만 금이 갔다.
사실을 확인하시려면 속초 청간정
콘도 201호에 가서 확인하시길....
목이 터져라 노래도 불러보고
친구를 안고 뒹굴었다.
하늘이 떠나가라 천둥소리같이 웃었다.
우리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기 시작한지가
벌써 4년이 되었다...4번째 겨울 여행이다.
해마다 여름과 겨울에 가족끼리 2박3일 여행을 갔다.
친구들과 이런여행이 나를 미치게 만드는건...
풍족한 먹걸이 잔치다.
먹고싶었던 해산물를 배터지게 먹는다는 것이다.
콘도에 도착하기전 가장 먼저 가는곳이...
주문진항...아니면 속초앞 대포항 수산물 시장이다.
도시에서 도저히 살 수 없는 싼가격에 흥정을 한다.
싱싱한 동해의 회거리를 사다가 콘도의
방안가득 펴놓고 잔치가 벌어진다.
“이런 것 횟집에서 먹으려면 삼십만원은 줘야할걸...”
이번에는 복어를 사서 먹으며 이구동성으로 한말이다.
이런 여행의 분위기에서
난 한없이 무너져버린다.
편안한 친구들이라 그런지 술을 먹고 나면
평상시의 내가 아니다.
나의 거친 욕에 배곱을 쥐고 웃는다.
조폭의 두목이 되어본다.
“x같은 새끼...이거나 쳐먹어라”
“x새끼들...x까고 자빠졌네”
때로는 한없이 무너지고 싶다.
나 영로의 거대한 가상의 탑을 무너뜨리고 싶다.
가식과 형식의 위선의 탑을 부셔버리고 싶다.
친구들아...
나를 용서해줘...얌전한 내가 너무 심한 욕을 한거...
그저 바보가 되고싶었을 뿐이야.
나라는 인간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었을 뿐이야.
겨울에
눈이 없는 설악 금강굴에 오르며...
눈이 부실정도의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였다.
어쩌면 저렇게 아름다운 돌과 나무가 조화를 이뤘을까?
그 답은...
“이렇게 좋은 공기를 마시며 크닌깐 그렇지.”
“천하 제일의 명산 설악식물들이닌깐 그렇지”
“좋다...멋있다...어쩜...”
감탄과 또 감탄사...
살아있다는 보람을 바로 이순간 느낀다.
생명의 희열이었다.
돌아오며...
친구 아내와 대화가 생각난다.
“내년 겨울이 빨리 왔음 좋겠어요.”
“왜요?”
“또 오고 싶어요. 어찌 또 이렇게 웃을수 있을까요?”
“여행이 그렇게 좋아요?”
“이렇게 이웃에 살고 계신 것 자체가 좋고
만나면 끝없는 웃음이 이어지니...“
“정말 삶의 행복 그 자체가 아니고 무엇이겠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요. 곁에 친구가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