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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서울우면동 생활

아이들 운동회에 참석하면서

작성년도: 1995년 올렸던 곳: PC통신 하이텔 베스트5 제목: 가을 운동회 그옛날과 다른 느낌 다섯 높은하늘... 선선한 바람... 가을에 계절을 만끽하고 있는 요즘, 10월3일 개천절날에 운동회하는 학교 가 있더라구요. 평일날 하면 어머니들만 참석하닌깐 학교에서 그런점을 배려해 휴일을 택 한것 같읍니다. 그래서 여태것 한번도 참석을 못했던걸 참석할수 있었습니다. 다름아닌 우리 애들이 다니는 학교, 우면동 우암국민학교입니다. 아들놈은 6학년 딸녀석은 3학년 두녀 석이 있으니 안가볼수 없어 친척 결혼식에도 못가고 그녀석들 학교에 가볼 수밖에...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이란 커더란 프레카드가 맘에 들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튼튼해야 하는데 애들이 이해를 할런지... 왜 몸도 튼튼해야하고 마음도 튼튼해야 하는지 아마도 나만큼 어른이 된다음에야 이해할거라고 우선은 생각이 되었습니다. 옛날 60년대 내가 국민학교 다닐때 운동회 직접 주인이 되어 해보고 이제 자식녀석이 초대하는 운동회에 가보고 느낀점을 다섯가지 소개할까합니다 하나: 참 많이도 달라졌다. 애들도 역시 달라지고.. 참 오랜만에 운동회에 가보았습니다. 제가 국민학교 졸업한게 정확히 1965년 2월 서해안 바닷가 어느시골 국민 학교였읍니다.해마다 운동회를 하였던걸로 기억이 됩니다. 운동회하는날 비오면 어떡하나 걱정하며 잠자리 설치며 기다렸습니다. 시골의 운동회는 시골의 잔치날이었습니다. 모든 농사짓던걸 중지하고 어른이란 어른은 모 두 모여 동네 잔치를 벌였던걸로 기억이 됩니다. 학교앞 본부석에는 동네어른들이 얼마를 기부했다는 종이를 쭉 붙여놓고 우리 아버지 이름이 언제나오나 기다리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도 그런게 지금 있나해서 돈을 얼마낼까 좀 걱정을 하면서 학교에 갔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나같은 촌사람어른이나 하는 거구나를 느꼈습니다.그 런 기부금은 다른 돈많은 분들이 다 내었는지 종이 붙이는게 없었습니다. 조금은 안심이 되면서도 섭섭하였습니다. 참 잘들 살게 되었구나 하면서. ... 학교에 들어가니 유니폼을 입은 낮익은 동네 아줌마들이 보였죠? 아니 웬일로? 물어보니 어머니회에서 자원봉사 한답니다. 역시 우리엄마 들은 틀립니다. 엄마들 뿐이 없다닌깐요. 옛날에는 엄마들이 나섰다간 동네 소문 다나었죠. 그여편네 집안일 안하고 학교일 한다더라 그집안 망 하게 생겨더라 하고 동네 소문다나서 얼굴 못들고 다녔을덴데... 이제는 당연합니다. 엄마들이 아니면 이런 운동회도 못치른다고 제 집사 람이 얘기 해주더군요. 애들은 왜 그리도 예쁩니까? 모두 귀여운 부자집 애들 같더라구요. 머리 에 기계충이 난 녀석들은 하나도 없고 기미도 없고 모두 기름이 잘잘 흐 르는 부자집 애들이더군요. 모두 하얀 유니폼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그 때마다 유니폼이 달라지는게 그저 입만 크게 벌어졌습니다. 많이도 달라졌구나.... 둘: 역시 우리 것이 최고야. 학년별 행사하는중에 여러행사가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고 청중들에게 박수를 많이 받은 행사는... 일학년 어린이들이 한 꼭두각시 무용... 남자들은 총각들처럼 쪼끼를 입고 여자애들은 색동저고리...느린 민요에 맞쳐 남녀 한쌍들이 추는 무용은 청중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서로 볼을 만져주는 장면에서는 남자애들은 수줍은듯 부끄러워 했고 어떤 녀석은 입이 합박만큼 벌어져 웃는 모습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한가지 심각한 것은 아들만 너무 선호하다보니 짝이 없는 남자아이가 많더 라구요. 쟤들이 커서도 짝을 못찾으면 어떻하나 걱정이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하여튼 그녀석들의 무용은 한편으로는 웃음을 선사하고 한편으로는 부모들에게 자식들의 모습에 대견해 하는것 같았습니다. 그무용을 보며 한국사람은 한국것이 최고야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있었던 4.5.6학년 여자어린이들의 한복들을 예쁘게 입고 나 와 추는 부채춤은 그야말로 관중들에게 몇번의 박수를 받었는지 모릅니다. 저렇게 좋은걸 왜 테레비에서는 서양춤만 보여주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 읍니다. 조금은 다듬지 않았지만 너무 완벽한 것 보다 그어린것들이 그 만큼 하느라 고생했겠구나를 생각했습니다. 부채를 들고 파도를 치며 흔들때는 청중들이 우뢰같은 박수가 터졌죠. 아들을 둔게 후회되는 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다음은 남자 아이들의 차전놀이 농악을 치며 하는 모습이 어른들이 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농악을 칠때는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었죠. 하지만 체면을 중요시하는 서울의 한복판 국민학교에서는 그런사 람이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시골에서는 많이 보았는데... 학교당국에 나름대로 우리것을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에 대해서는 박수를 안칠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사람에게는 한국것이 최고여... 셋: 자식이 뭔지? 내자식에게만 눈이 더가는게 부모의 심정... 자식이 뭔지... 부모의 눈에는 자식뿐이 보이는게 없나봅니다. 녀석들이 어디갔나 계속 찾아봅니다. 다음에 딸녀석 뛸차레인데 몇등이나 할런지 가슴이 두근거 립니다. 마치 내가 뛸때 처럼... 하지만 염려를 놓았습니다. 두녀석이 다 학교 육상부 선수이거든요... 모 두 초반부터 일등을 맡아놓고 뛰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비디오 카레라 초점을 맞쳤습니다. 그런 부모마음은 나뿐만 아닌가 봅니다. 일학년 꼭두각시 무용할때 온부 모가 다나온것처럼 보였습니다. 모두 카메라내지는 비디오 카메라로 자식 들에게 열심히 셔텨를 눌러대고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있더라구요. 그러 자 학교당국에서 무용을 멈추고 부모님들 퇴장해주십사 요청하고 나중에 찰영시간을 위해 한번더 하는걸 보았습니다. 역시 학교측의 배려에 박수... 그런장면은 부채춤 행사에서도 한번더 해야했습니다. 저도 내자식이 그런데 나오면 찍고 싶고 남의 자식이라도 모두 찍어놓았습니다. 모두 기억에 남기고 싶은 장면이었기에... 넷: 애들 잔치이기도 하지만 어른들의 잔치... 옛날 시골에서 운동회때는 어른들의 행사가 제법 있었던것 같았는데... 동 네별 줄다리기, 씨름, 동네별 계주경기등이 가장 볼만한 구경거리기도 하 였읍니다. 서울의 국민학교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어른들의 행사에는 조금 은 김이 빠진 경기였습니다. 그래도 어른들이 줄다리기 할때가 어린이들의 함성이 컷습니다. 어른들이 100m달리기 할때 배가 나와서 뛰뚱거리며 뛰다가 넘어지는 장면에서 웃음이 크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서로 서울사람들이라도 서로 이웃간에 정이 있고 알고 지낸다면 그 런자리가 바로 동네 축제가 되지않을까하는 아쉬움을 갖게 합니다. 옛날 바구니 터치기하면 글씨나오는게 "농자천하지대본(農子天下之大本)이란 글이 나왔는데 이제는 "지구를 살립시다"와 "자연을 보호하자"라는 구호가 나왔습니다. 그만큼 세상은 달라졌읍니다. 농부가 천하제일이 되는 시대는 지나가고 동네 사람들과 서로 어울리며 함게 사는 시대보다 개인능력위주시대가 왔 는지도 모르지만 .... 그리고 가장큰문제, 환경오염이 바로 우리의 눈앞에 닥친 현실 어린아이들 마음까지 파고 든것을 실감할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아쉽다면... 어른들의 행사를 동네사람들이 직접 마련하게 하는 코너도 준비하면 좋았 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다섯: 먹는것이 참 풍족도 해졌구나. 점심시간... 운동회때 가장 기다려 지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저의 운동회 시골에서는 배고픈시절이라 이때가 되면 배불리 집에서 여러가지를 가져오기 때문입니 다. 그때 가져온다고하면 찐고구마, 송편,감,밤등 과일 그리고 김밥이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어제본 점심시간은 완전 부자집 잔치였죠. 불고기 냄새가 이곳저 곳에서 나고 통닭이 배달되오고 피자박스가 여기저기 애들은 먹고 싶지 않 은지 부모가 �아이에게 먹으라고 사정을 하고있었습니다. 저의집도 예외가 아닙니다. 통닭 두마리에 김밥과 과일을 내놓았지만 애들 녀석은 김밥은 제쳐두고 통닭만 먹고 사라졌습니다. 참 잘사는 나라가 되었구나 생각했습니다. 세상은 변했지만 우리맘 우리것 까지 변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것은 지키면서 남의문화의 좋은점만 골라 우리것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운동회 참석해서 느낀점입니다. 운동회 할만한 행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준다는 생각에서요. 결론은 참 많이도 변해구나.... 나도 벌써 애들 운동회에 가보다니..입니다 여러분도 운동회 한번 가보세유~ 새싹들의 꾸밈없는 잔치 볼만하거든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