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영로의 서울우면동 생활

남자들이 낚시를 좋아하는 이유

작성년도: 1995년 올렸던 곳: PC통신 하이텔 베스트5 제목: 낚시,남자들이 좋아하는 이유 안녕하세유~ 오늘은 낚시얘기를 할까 하네요. 지난 일요일 오랜만에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몇년전 까지 일요일이면 즐기던 나의 취미중에 취미였는데 최근에는 등산 으로 바뀌었읍니다. 집사람 때문이죠. 하지만 지난 일요일에는 바다낚시를 오랜만에 친구들과 새벽부터 나가서 일찍 갔다왔습니다. 만리포 의항리는 저희들이 가는 단골 바다낚시터입니다. 바다낚시 느낌은 역시 "낚시는 좋은거여" 였습니다. "왜 좋은거여?" 묻는다면 다음과 같이 얘기 하렵니다. 하나: 뭔가 가족들에게 먹을것을 물어다 주고 싶다. 동물에서 숫컷의 본능은 가족을 보호하고 가족들에게 먹을 것을 물어다 주는겁니다. 사람도 다를게 없읍니다. 옛날 시골에 살때 시골집에 해마다 제비가 찾아 와 집을 짓고 알을 까고 눈도 못뜬 제비새끼들을 보고 느낀점이 있었읍니 다. 부모제비들이 열심히 곤충을 잡아다가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새끼 들에게 먹여주는걸 보고 참 신기롭고 보기가 그렇게 좋을수 없었습니다. 결국은 나도 어른이 되서 직장을 나가고 월급타서 집에 갔다주고 그것가 지고 식구들이 먹고사는걸 보면 참 신기하고 사는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결국은 낚시도 옛날 옛날을 생각해보면 구석기 시대 그때는 그게 남자 들의 직장이었읍니다. 낚시가 바로 사내들의 직장.... [부럽다부러워.] 사내들이 직장인 바다에 강에 나가 고기를 낚어 식구들에게 먹을 것을 제 공 했다는 것이지요. 하나의 사내의 본능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저도 전에 낚시간다고 잠도 못자고 새벽부터 나가 고기를 잡아서 집에 가지고 와서 식구들이 맛 있게 먹는걸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행복합니다. 그런데 집사람은 낚시라면 무조건 안된다는 것입니다. 먹을 땐 맛있게 먹 으면서... 내원참 기가 막혀... 이해가 안된다니깐유~. 둘: 과시하고 싶다. 오년전쯤 여름휴가 때입니다. 친구 세가족이 대천 해수욕장밑에 있는 무창포 해수욕장으로 휴가를 떠나 읍니다. 물론 낚시 도구를 준비해가고... 그때 거금을 들여 보트도 큼직한것을 샀습니다. 바다에 도착하자 마자 보트에 바람을 넣고 셋이서 바다에나갔습니다 . 첫날은 그저 찌게거리를 건지는데 끝났습니다 .다음날 아침밥을 해먹자마자 바로 바다로 또 나갔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뭔가를 보여주기위해 먼바다까지 보트를 저어갔습니다. 보구치떼(조기의 일종)를 만났습니다. 신이나서 시간 가는줄도 몰랐습니다. 계속 건저올리고 배 고프고 피곤해서 더이상 할수 없을 때 우리는 해변으로 돌아왔죠. 의기양양, 개선장군처럼 많이 잡았다고 과시하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가족들 텐트에 도착해보니 텐트가 없는겁니다. 습격을 받았나 걱정이 되면서 찾아다녔습니다 . 그많은 텐트중에 하필 우리가족들만.... 드디어 찾았습니다. 주차장에 가보니 세가족이 차앞에 짐싸가지고 부인들 이 입이 두자 세자씩 나와 말도 안하고 떠나자는 겁니다. "당신들 가족들하고 휴가나온거애요? 자기들 낚시온거애요? 당장 떠나요!" 참 할말이 없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우리들은 이렇게 말할려고 단단히 벼르고 나왔는데... [여보. 우리들 챔피언 먹었어.. 이고기들을 봐... 어때 우리의 실력을..] 하지만 그렇게 말을 할수가 없었죠. 분위기가 험악했거든요. 결국은 청양 칠갑사들어가는 계곡으로 점심까지 굶어가며 명령대로 움직 일수밖에 없었습니다. [약한자여... 그대는 남자이군요] 저절로 나오더군요. 뭔가 과시하고파서 낚시를 가는 남자의 심정을 그렇게도 몰라주다니.... 셋: 새로운 경험 새로운 탐험을 추구하고 싶다. 바다낚시를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갈때마다 기대가 큼니다. 오늘은 과연 어떤고기 얼마나 큰게 잡힐까? 혹시 너무 큰게 잡혀서 하루종일 고기와 싸우다 바다와 노인에서 나오듯 이 상어와 싸우는것 아니야, 뼈만 건저 나오는것 아니야... 하면서 말이 죠. 새로운 기대가 넘실댑니다. 저절로 휘파람이 불어집니다. 저녁에는 패잔병처럼 들어오더라도 일단나 갈때의 희망은 철철 넘칩니다. ?배을 저어가자! 희망에 나라로? 남자들이 심리가 묘해서 뭔가 일을 저지르고 싶은 충동이 항상 있습니다. 일단 낚시를 좋아한다면 안심해도 됩니다. 다른일은 안저르거든요. 낚시 를 못하게 하면 다른일을 저지를 확율이 높아집니다. 뭔가 새로운게 없을까? 항상 눈을 이쪽저쪽으로 돌리는게 사내들의 특징 이랄까요. [그놈의 사내들 못말려...]하시는 여자분들 있을겁니다. 애를 키워봐도 사내녀석은 집안구석 다 뒤집어 놓읍니다. 그게 사내들이 거든요. 하지만 위험하기도 합니다. 무슨 사고가 나기도 쉬운게 사내 들이 하는일입니다. 남자가 여자보다 일찍죽는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 각합니다. 보트를 타고 낚시를 한다는 소문을 듣고 부모님이 펄쩍 뛰었습니다. "제발 낚시 그만해라. 산으로 가라. 나도 한때 낚시를 좋아했지만 산이 좋더라" 아버지는 만날때마다 말씀하셨습니다. 집사람은 조금 말이 틀립니다. "당신은 당신뿐이 없어요. 집에 있는 사람은 뭐애요. 밥만 하는 사람이에 요." 부모님과 집사람이 나를 생각하는 관점이 틀린게 이런데서도 나타 나더라구요. 부모님은 자식의 안전에... 집사람은 외로움에.... 새로운 탐험의 사내의 욕구를 그렇게 이해를 못하더라니깐요. 넷: 잠시 모든것을 잊고 싶다. 넓은 바다를 바라보고 낚시를 하다보면 가슴이 확 트입니다. 세상에 내 가 최고라는 느낌, 삶의 희열을 느낀다고 할까요. 힘이 넘쳐 흐릅니다. 그동안 회사에서 있었던일 집사람과 용돈가지고 싸운일 애들가지고 싸운 일이 오찍 낚시대에 온신경이 가면서 잊어먹을수 있습니다. 사람이 때가많으면 목욕을 해야하는데 마음속에 때가묻은것은 어디가서 없애야 하나요? 바로 바다이거든요. 이건 제가 가진 비밀인데요. 마음에 때(스트레스)를 없애려면 바다에 갑니다. 미운사람도 바다에 가서 풀어버리면 예뻐지는건 저뿐인지 모르겠네요. 어렸을때 바닷가에서 자라서 그런지 먼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넓어지고 확트이는 느낌이거든요. 거기다가 낚시대까지 가지고 있으면 모든것을 잊게 됩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약속아닌 약속을 했습니다. "우리 집사람 몰래 돈모아서 조그만 배하나 사서 정식으로 낚시좀 즐기 자. 맨날 보트만 타지말고" 집사람이 친구들끼리 돈모으는일 알면 난리납니다. 자꾸 잔소리할수록 그런걸 잊고싶어 떠나고 싶거든요. 그래서 집에서 아내가 잔소리적게 하는것도 남자를 곁에 붙들어놓는 방법 이기도 합니다. "제발 날 떠나게 하지마!" 이게 무서운 아내를 둔 남편들의 외침입니다. 다섯: 짜릿한 손끝맛을 잊지 못하여 다시 맞보고 싶다. 낚시의 가장 절정은 고기를 낚아 올리는 겁니다. 녀석이 물어서 땡길때 그순간의 그 짜릿함....정말 잊지 못합니다. 올라온 고기를 보면 참 예쁘게 느껴집니다. "고녀석 참 예쁘게 생겼다." 물론 그녀석 입장으로 생각하면 지겹게 재수없는 날이지요. "그넓은 바다에 하필 그날 그옆을 지날게 뭐야" 그녀석의 말입니다. 잠깐 서로 끌고 땡기지만 역시 사람의 승리입니다. 땡기는 손맛을 잊지 못하여 떠나고 싶은걸 어떡합니까? 그래서 남자들은 땡기는 그맛 때문에 사랑에 있어서도 한여자를 땡겨봅 니다. 어떤남자는 한여자로 만족하지 않고 계속 다른여자를 또 땡기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그게 사내들의 특징입니다. 나같은 사람은 일편단심 한사람을 낚은것으로 만족하는데 집사람이 이걸 알런지 몰라. 그래서 바다고기 낚는재미, 낚시로 풀고 있는데... 하여튼 여자분들 "남자들은 다 도독놈여!" 하지 마시고 낚시를 좋아하게 내버려 두거나 곁에서 자기만 새롭게 낚는재미를 느끼게 하도록 하세유~낚시도 한때인것 같습니다. 남자치고 낚시 싫어한다면 ... 글세요...남자가 아닌거 아닌감유~ 제 집사람 하는 얘기.. "XX두쪽 달은 사람치고 낚시 싫어하는 사람 못 봤다닌깐" 국민학교 육학년 되는 아들녀석, 예외가 아닙니다. 휴가때 몇번 해보더니... "저두 할래요."합니다. 그녀석도 XX가 두쪽 달린 녀석이거든요. 사실 돌아가신 장인도 낚시광이었고 처남도 낚시광이거든요. 낚시, 좋기는 하지만 현제는 자제를 합니다. 집사람에게 허락이 떨어 져야 하거든요. "안돼" 하면 저는 허리를 90도 굽힙니다. "그저 넓으신 아량으로 한번만...." 읽어주셔 고맙구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