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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천안생활

1월의 마직막날에 서서....

1월의 마지막날에 서서.... 어느새 1월도 지나갑니다. 추운 계절... 겨울의 한가운데에 서있습니다. 매서운 새벽바람을 맞으며 어둠이 깔려있는 아침에 출근하곤 했는데.... 이제는 조금씩 밝아오는 창밖을 보며 해가 길어진걸 느낍니다. 다음주면 설을 맞이하고... 분명 겨울은 조금씩 물러갈 것이 틀림없습니다. 시간의 거침없는 흐름....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현상이고 만물의 이치이건만 항상 아쉬움이 남는건 왜그럴까요? 무언가 이루지 못하고 채우지 못한 욕심 때문이겠지요. 가끔 잠이 안와 밤새도록 뒤척이기도 하고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겨울바람에 길고긴 겨울이 미워지기도 하였습니다. 어제는 아내가 여고동창생 5명이 천안에서 점심식사하고 독립기념관이 있는 흑성산에 오르고 대전에 내려가 참석 못한 한친구를 만나 저녁식사하고 노래방에서 놀고 저녁 늦은시간에 들어왔습니다. 천안에 내려놓는 것도 모르고 올라가다 입장휴계소에 내려놓아 제가 고속도로를 들어가 휴게소에서 태우고 안성으로 돌아 내려오니 12시가 다되었더군요. 서산여고시절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한반에 옆자리에 앉아있는 공부하던 친구들 6명이 정기적으로 만나다가 최근 3년동안 못 만나고 지냈습니다. 3년만에 만나 회포를 풀은 모양입니다. 목이 가라앉을 정도로 수다를 떨어가며 살아온 이야기, 추억이야기로 하루를 보내며 앞으로 일년에 3번은 만나기로 했다면서 이제는 여유를 부릴 모양입니다. 나이 오십줄에 접어든 여인네들... 아내 여고동창 6명은 어쩌면 바쁜 삶을 보내고 여유를 부릴때가 되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애들 다키우고 남편 뒷바라지도 할 만큼 했고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를 했다고 나름대로 큰소리치는 나이인 것입니다. 아직 자식 결혼시킨 사람은 없지만 벌써 사회에 나가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두딸을 교사를 키운 대전에 사는 친구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내자식도 대학 졸업반이 된 것을 보면..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간 것을 느낍니다. 엊그제 처녀이던 아내가 결혼한다고 그 여고동창들을 서산에 있는 다방에서 저를 인사시킨 것 같은데.... 이십대 촌스런 처녀들이 벌써 오십대여인이 되다니... 저는 아직 아내친구들을 만난적이 없지만 상상이 되는 모습들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모두 남편들을 잘 만나 잘 살고 있다하더군요. 아내에게서 그 남편들에 대해서도 많이 들어 성격까지 파악할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도 직장생활 잘하고 있고.... 남편들중 제가 가장 많이 나이가 많다보니 앞으로 만날기회가 있으면 큰형님이 되겠지요. 아내는 남편들과 함께 만난다는 얘기가 없는 것을 보면 남자들은 관심밖인가 봅니다. 우리들의 나이....아내도 나도 오십고개를 넘어서면 모든걸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래된 친구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간절히 그리워하다 언젠가 찾아와 만나면 그렇게 속시원히 모두 풀어버리면 다시 삶의 의욕이 충전되는걸 봅니다. 흰눈 내리는 겨울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땅속에 있는 식물들이 깊은 겨울잠에 빠져 있는 지금... 따스한 햇살이 땅속에 닿으면 다시 새로운 싹을 키우며 새생명을 잉태하겠지요. 우리의 삶도 이런 겨울같은 큰 시련을 이겨내고 온 세상을 푸르게 물들이는 식물처럼.... 활기찬 나날이 다시 이어질 것입니다. 늘....활기차고 행복한 나날이 되길 기도합니다. 2008. 1월 마지막날.... 천안/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