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등산과 초등동창들 모임
토요일 오후....
언암초등학교 14기 친구들과 가야산 등산을 하고 해미저수지 근처
청곡가든에서 식사모임을 하기로 했었다.
등산을 하자고 한번씩 전화를 해보니...
11명의 정기 멤버중....
강영호는 연락두절...전화를 해도 받지않은지 몇 개월이 흘렀다.
등산을 좋아하는 용복이는 물건이 많이 들어와 정신이 없댄다.
두현이는 사고이후 몸조리 중이라 힘들고.....
기홍이는 결혼식에 갔다.
재희와 세정이는 벼이삭이 한참 크는 요즘 논에 가있다.
명항이는 한냉일로 바쁘다.
건교는 근무시간이 늦게 끝나기 때문에 참석하기 힘들다.
결국 가야산 등산을 시작한 사람은
기본이 부부,,, 우리부부...성현이와 5명이었다.
기본이부부는 처음으로 가야산을 한다며 꼭한번 가보고
싶었다며 발걸음이 가볍다.
성현이는 해미쪽 일락사에서 등산한적은 있지만 남연군묘 앞에서
하기는 처음이란다.
2시반에 남연군묘앞에 차를 주차시키고 옥녀봉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중간에 나무줄기가 죽었는데 위에서 옆가지를 만나 살아났다>
산속의 나무들은 많은 날을 참으면서 인내로 키워온 나무들..
산속의 작은 꽃들도 미소로 기쁨을 우리에게 표현하는 것 같다.
모든 식물들이 자신의 삶을 어느방법으로 햐든 뽐내며 살고 있다.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하다
어느덧 초가을의 정취가 풍겨나오는 산속....
이제 조금있으면 단풍이 몰려오고 낙엽이 떨어질거다.
벌써 마음으로는 가을을 느낀다.
세월의 흐름이 세상의 식물들은 몸으로 표현하다.
기본이 부부는 높은산 등산은 별로 경험이 없어
힘들어 한다.
옴몸이 벌써 땀으로 목욕하고 있다.
평소 천안 집근처 봉서산 한시간 코스를 산보삼아 자주
간다고 한다.
성현이도 홍성 구항에 있는 월산 등산로를 시간이 있을때마다
찾아가며 등산 예찬론자가 되어있다.
몇년전까지 다리가 아프다며 운전도 못할정도였는데...
어느때부터인지 아픈게 나아지며 산을 즐겨찾는다.
무엇보다도 좋은 보약은 이렇게 산을 찾아 운동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정상 오르기전 돌틈에서 나오는 약수가 있다... 땀흘고 먹는
약수맛이 기가막히다.>
기본이부부와 성현이...우리부부가 석문봉 정상에 올랐다.
가야산은 예산군과 서산시 경계로 서쪽의 해미고향땅이 보인다.
바다쪽은 뿌연 안개로 보이지 않는데 반대 예산방향은 맑아서
멀리까지 잘 보인다.
문다래미고개... 우리가 살떤 언암리 고향땅에서 이빨빠진 것처럼
보이는 능선에 도착했다.
기본이가 감격한다.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도착했다면서....
능선 소나무 아래 쉼터에서 막걸리로 건배를 했다.
<하산길에 기본이가 언덕에서 미끄러지는 모습을 잡았다>
많이 참석을 못했지만 초등동창과 오른 가야산 석문봉...
우리의 가슴속에 깊이 묻어논 산이다.
예산에 7년여 살면서 한달에 한번은 꼭 올랐다.
4계절 변하는 고향 가야산의 모습에서 든든한 어르신 같다는
생각을 항상 하게한다.
가야산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세상이 뭐라해도 나는 변하지 않는다...
당신들은 떠나고 떠나지만...>
2차 식당모임이 있는 가야산 아래 산수리 청곡가든에
도착했다.
먼저와있는 재희, 명항이.세정이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봄에 수덕사에서 만나고 오랜만에 만나는 셈이다.
장어구이를 먹었다.
작년에도 이곳에서 장어구이를 먹은적이 있는데....
친구들과 이런저런 지난얘기를 하며 맛있게 식사했다.
특히 연락이 두절된 강영호...
동창회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석하였고 부천집에서도
동창회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오던 친구가 갑자기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참...허무하다.
언젠가...나 영호야 하며 연락이 있을때를 기다려보지만
친구들은 찾아보자고 한다.
어딘가 아프다면 꼭 치료되길 바란다.
아픈것도 시간과 세월이 치유해 주는것도 있지만
마음이 지친 영혼은 쉽게 평온을 찾기가 어려운가 보다.
두현이도 지난번 교통사고이후...뇌경색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서산시의원 재선에 실패한 이후... 좌절감이 한동안
친구를 괴롭게 했을 것이다.
가슴에 쌓인 설음과 실패와의 단절이 힘들었던 것일까?
아픔을 잊어먹으려 해도
슬그머니 끓어 오르는 삶에 대한 분노와
어리석었던 지난 세월들에 한이 서렸던 것일까?
얼굴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나온 기색이 완연하다.
우리집에서 가까운 단국대병원에 있으면서 연락도 안한
두현이... 빨리 예전처럼 큰소리의 연설을 듣고 싶다.
우리들 모두의 중년의 친구들....
세월은 우리를 자꾸만 이곳까지 끌고 와서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뒤도 돌아 보지 않은 채
새로운 정거장에 내려놓는 느낌이다.
그리고 또다은 정거장으로 갈테니 빨리 타라고 한다
우리는 초라하게 늙어갈지 모른다.
누가보아도 쪼그라진 얼굴을 하며 희망과 욕망이
하나 둘 씩 떨어져 나가고 작은꿈만 남게 될거다.
편안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게 해달라는 것....
친구들아...
늘상 만나는 동창모임이라는 공간속에서
이렇게 친구들이 있음에
행복한 시간이 이어지고 궁금한 소식이 들린다.
함께하는 잠시만의 시간이지만 기쁨으로 어린시절의
우정이 넘친다.
꿈을 잃지말고 삶의 욕망을 이어가자.
언제까지나 이렇게 웃으며 만나고 싶다.
항상 기쁨으로 바라보면서 말이다..
만나면 만날수록 느끼는 좋은 인연으로 말이다.
내 마음이 언제나
친구들 곁에 머물고 있다.
2008. 09. 03 수요일 아침... 천안/영로
'초등동창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북석화굴을 먹으며 초등모임을 갖다. (0) | 2009.01.18 |
---|---|
언암초 14기 송년모임에 다녀와서 (0) | 2008.12.07 |
명희 작은아들 결혼식에 참석하며 (0) | 2008.07.06 |
언암14기 태안 근흥 야유회를 마치고.... (0) | 2008.06.07 |
서산 해자딸 결혼식에 참석하며 (0) | 2008.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