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산을 산책 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건강한 신체로 지금 이대로의 평범한 평화가
유지되었으면 하는 것이 아닐까?
특별한 일이 없는 주말....
항상 산에 오르기 좋아하는 아내와 함께
지난 토요일 회사근처의 위례산을 한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위례산은 천안 10경에 들어가는 명승지로
백제시대 성터가 남아있는 곳입니다.
성거읍을 지나 입장가는 입구에서 남쪽에 있는 능선으로
산아래에는 포도밭이 많이 있죠.
그래서 역사가 남아있는 그곳에 대한 느낌은
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입장 호당리 마을회관에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마을가에 있는 거봉포도밭....
일반 포도보다 거봉포도의 수확은 늦게 하는것 같습니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거봉포도....
색깔이 정말 맛나게 보입니다.
한송이 먹고 싶당~~
마을 골목길에 있는 감나무에는 감이 익어가고
가을은 어느새 우리 곁에 와있습니다.
산에 오르면서 입장, 성거들판을 바라보았습니다.
들판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들판의 작물들... 특히 벼이삭이 익어가며
황금색으로 변하는 모습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기쁨을 줍니다.
우리는 가만히 있는 것 같아도 세상은 돌아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이 떨어지는 등산길이
이제는 산바람이 불때면 몸속이 차가운 느낌이 듭니다.
아내는 위례산 중턱에서 점심을 꺼내 놓았습니다.
찐빵, 포도주....
워낙 떡과 빵을 좋아하다보니 간단하게 싸왔습니다.
불만은 없지만.... 속으로는 실망했습니다.
내가 아내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성이 들어간
음식입니다.
백퍼센트의 완벽을 바라진 않지만 말입니다.
산을 너무 좋아하는 아내....
시간만 나면 산에 갈 생각에 다른 것은 미쳐 생각지
못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지금껏 나를 믿어 주었듯이
앞으로도 내내
나의 힘이 되고 삶의 동기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위례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옛날 삼국시대의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었음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서있습니다.
정상의 높이가 523미터... 작은 야산치곤 높은 산입니다.
백두대간의 한 줄기로 등산 애호가들이 꼭 찾아오는
코스인지 곳곳에 지나간 흔적들이 남아있더군요.
서쪽으로는 넓은 평야... 동쪽으로는 온통 산,산,산으로
겹겹이 능선만 보입니다.
성거산 우물목 고개쪽으로 하산을 하였습니다.
우물목 고개에서 입장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숲길을 지나 성거산 베티성지로 올라가는 아스팔트로
내려갈 때 방목하는 염소무리를 만났습니다.
대장염소에 따르는 몇 마리의 암소, 그리고 새끼들...
저도 그들의 뒤를 따라가보았습니다.
자기들을 따라오는 이방인이 싫었는지 산속으로 들어가
버리더군요.
자유로움으로 산속에서 크면서 새끼낳고 크는 방목된 염소들...
참으로 건강미가 넘치는 녀석들입니다.
바로 아래에 염소요리집이 있길래.... 아내에게 염소전골
먹고 가자고 얘기했더니 못들은 척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역시 우리집의 대장은 아내라는 것이 증명 되면서
염소대장이 부럽더군요.
하산하여 호당리 마을로 다시 들어섰습니다.
양지바른 쪽에 지어진 전원주택들....
길가에 서있는 코스모스가 가을임을 알려줍니다.
아내는 코스모스꽃을 무척 좋아합니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겠지만....
이렇게 계절이 바뀌어가니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습니다.
흔들리는 코스모스꽃을 보면서
오랜 세월 사랑으로 키워져 잘 익은 곡식, 과일들이
찬바람소리와 함께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을 즐기는 산책길이었습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한 잎 두잎 나뭇잎이 물들어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이다가 땅으로 떨어지겠지요.
님들이여....
우리는 비록 하루하루 늙어가지만 가을 숲으로
들어가 걸어가 보시지요.
잠시, 고달픈 삶이 향기로워질 겁니다.
2009. 09. 29. 화요일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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