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촌 삼악산을 등산하다.
일시: 2009. 09. 27 아침 6시 천안두정역 출발- 10시 30분 경춘선 강촌역도착
등산코스: 상원사-깔딱고개- 삼악산 정상-흥국사-능선폭포
지난일요일....
방송에서 오후부터 비가 남쪽지방부터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북쪽으로 비를 피해가면 좋겠다 생각하고 전철을 타고
춘천의 삼악산을 가기로 했습니다.
한 치 앞도 못 보고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지만 살다보니 전철타고 춘천까지 가서 등산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조금만 서두르면 큰비용안들이고 천안에서 춘천까지 가는 시대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새벽 6시 20분에 두정역에서 전철을 타고 청량리로 향했습니다.
천안에서 청량리까지 전철로 2시간 8분 걸립니다.
청량리에서 일반 기차를 타고 경춘선으로 강촌까지 갔습니다.
전철과 기차이동시간을 합치니 4시간정도 걸려 강촌에 도착했으니
먼길이지만 기차여행이라 편안했습니다.
한시간정도는 차에서 졸며 가다보니 지루한줄 몰랐습니다.
서울 외곽을 지나자 산과 강으로 된 풍경.....
강촌으로 가는 풍경을 보는 재미는 외국여행을 하는
느낌입니다.
마침 경춘선에선 취소된 표가 있어 앉아서 강촌까지 가는데..
아내와 다른칸에 떨어져 다른일행과 마주앉아 가게되었습니다.
서울의 어느대학인지 모르지만 행정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이었습니다.
서로 살아온 이야기로 한시간반 정도의 여행시간이 언제 가는줄
모르게 생면 처음보는 사람들과 어울렸습니다.
50대 초반의 사람들인 그들은 자신의 큰형님뻘인 저의 이야기를
흥미있게 들어주더군요.
그들은 상사가 까다로운 사람이라 직장생활이 힘들다면서
힘든상사를 만나니 밑에 있는 부하직원들끼리는 뭉치는 기회를
자주 갖는다는 겁니다.
좀더 서로 이해하면서 직장생활을 하면 좋으련만....
몇십년을 직장생활한다고 그렇게 서로 아웅다웅 다투며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MT나온 학생들의 낙서들이 많이 있습니다.
강촌역에 내렸습니다.
강변에 있는 강촌역....
잔잔히 흐르는 강물위에 떠있는 배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역입니다.
젊은시절 몇 번을 찾아왔던 이곳은 처음이 아닙니다.
그때는 그저 강바람을 쐬러 와었고 이제는 삼악산을 오르기
위해서 왔습니다.
강촌역앞에 봉고자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등산로 입구에 가야하는데...
봉고자 운전하는 50대아저씨가 상원사 등산로 입구까지
그냥 태워준다고 합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그분은 등산객들을 무료로 등산로입구까지
태워다주고 등선폭포로 하산길에 식당에 들려달라고 이런
무료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상원사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의암댐바로 위에 있는 상원사로 향하는
산행길은 가파릅니다.
내려다보이는 호반도시 춘천....
강위에 떠있는 큰섬.... 조그만 집한채만 보이고 초원의
외로운 섬이지만 아름답습니다.
겨울에 가장 추운 도시... 춘천
물과 어울어진 도시라 겨울에는 얼음나라로 변하겠지요.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는 온통 바위로 쇠줄과
쇠고리계단을 밟고 올라가야합니다.
겨울철의 빙판등산은 위험하여 사고가 잦은 곳이라는 안내판이 올라가는
곳곳에 있습니다.
절벽중간에 세워진 상원사....
마침 신도들의 불상앞에서 스님이 설법을 공부하는 시간이라
목탁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바위틈을 뚫고 백년정도 커옴직한 소나무들이 많습니다.
나무중에서 아름다운 나무는 역시 소나무입니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바위를 감싸안았습니다.
이곳을 올라올때는 약간 추운느낌이 있었는데 바위산을
타다보니 땀이 흘러내립니다.
힘들지만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마음은 행복으로 바꿔집니다.
“아~~ 너무 좋다.”
저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산으로 향하여 산에서 이런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참으로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부푼 꿈들과 갖가지 소망들을 갖고 삽니다.
우리를 압도하는 자연앞에 고개를 숙이고 소원을 빕니다.
길을 지나가면서 큰바위나 노송앞에는 돌탑들이 보이는게
지나는 사람들이 소원을 빌면서 올려놓은 것들입니다.
사색의 계절 가을이 다가와 오면서 아름다운 단풍이 기다리고 있지만
이곳 삼악산에도 아직 단풍나무가 푸른색깔입니다.
변화하는 계절앞에 나무들의 모습들은 성장을 멈추어야 할 시기가
된걸 아는지 마지막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정상능선에 도착했습니다.
삼악산의 정상표지석에는 용화봉 643미터로 표시되어있습니다.
자주가는 천안의 광덕산보다도 낮은 산이라 상원사 입구에서 이곳까지
1시간 20분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산아래에는 등산객들이 가져온 도시락을 꺼내놓고 오순도순 먹고 있습니다.
우리도 도시락을 싸왔습니다.
밥과 김치....평소에 잘 안먹던 김치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산에 오면 모든음식이 진수성찬이 됩니다.
비가온다는 예보가 있는 날이라 하늘에는 구름이 많습니다.
하산방향은 흥국사....
이곳산은 소나무가 특히 아름답습니다.
때로는 평평한 분지가 나오기도 하고 333계단도 지나
깊은 계곡이 나오더니 흥국사가 나타납니다.
이렇게 양쪽에 높은산이 있는 계곡에 있는 흥국사...
유래를 읽어보니 후고구려 궁예가 왕건을 맞아 싸우다가 이곳에
피신해 궁궐을 짓고 나라를 다시 세우려 했던 곳이라하여 흥국사라
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부터는 물줄기를 따라 계곡길로 하산을 시작하는데...
작은 폭포에서 큰 폭포도 나오는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몇천년의 물폭포로 돌에 큰 웅덩이가 생긴 모습은 자연의 경이로움에
입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돌웅덩이에는 맑은 물이 몇미터의 깊이로 샘이 되어있습니다.
우리네 인생은 이런 자연의 변화에 비하면 얼마나 작고 부끄러운
인생이 아닌가요?
자연의 모습에 잠시 지친 삶의 현실을 잊어보고 술에 취하듯
경치에 취하는 순간이 시간의 흐름을 멈추는 시간입니다.
삼악산의 가장 중요한 코스는 능선폭포.....
대협곡의 오밀조밀한 바위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자연의 풍경에
술에 취한듯 내려왔습니다.
저절로 탄성이 터지는 경치가 이어지는 이곳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않는 곳으로 사진사가 있습니다.
바로 즉석 사진 찍는데 5000원씩 받고 있더군요.
사진기가 없다면 한 장 남기고 싶은 곳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삼악산식당으로 왔습니다.
바로 강촌역에서 상원사 등산로입구까지 태워다 준 식당사장님이
앉아있는걸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고맙게 태워다준 성의에 고마워 산에서 점심을 먹은지 얼마 되지않아
배는 고프지 않지만 감자전과 막걸리를 주문했습니다.
하산하는 코스가 약간 길다보니 시간이 한시간 이십여분 걸렸습니다.
총 등산시간 2시간 반정도....
넉넉한 계절.... 가을빛이 찬란이 요즘
단풍빛은 아직 보이지 않지만 등산하기에 좋은 날씨입니다.
식당에서 강촌역으로 다시 태워다 줘 편안하게 귀가길을 도와줍니다.
강촌역에서 2시 47분 기차를 타고 다시 청량리로 향했습니다.
좌석표는 없는데 편안하게 앉아서 졸면서 청량리에 도착하여
전철로 천안 두정역에 온게 6시 50분.... 정확히 4시간만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좋은 계절 , 좋은 명절 한가위에 고운님들의 마음도
풍요롭기를 기원합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2009. 09. 30.... 9월의 마지막날 저녁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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