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농사도 끝난 것 같다.
나같이 50평정도의 텃밭... 고구마가 대부분이지만 그런대로 작년만큼의 수확이 나왔다.
100킬로 정도의 고구마농사를 지었다.
창고에 쌓아놓고 겨울내내 먹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가 군고구마로 간식으로 아침저녁 매일 먹다시피 한다.
농사를 지은 100킬로정도로는 모자라서 100kg은 추가로 시장에서 사다 놓는다.
창고에 넣어두면 봄까지 썩지않고 잘 있다.
봄에는 그 고구마중 씨고구마로 보일러실에서 싹을 키워 또 심는다.
농사터가 있으면 몇백평 고구마 농사를 짓고 싶다.
아직 희망사항이지만...
은퇴하면 농사일이나 하면서 나머지 인생을 살려고 한다.
대봉감 농사는 올해는 망쳤다.
비가 너무많이 와서 감꽃이 많이 떨어져 몇개 달리지 않았다.
작년에 100개 넘게 달린 감이 올해는 25개만 수확했다.
해걸이를 해서 적게 열렸는지 모르겠다.
내년을 기약하며 감농사는 마감했다.
대신 마트에서 단감을 한박스 사다가 저녁에 퇴근하여 먹고 하다보니 다 먹어버렸다.
요즘 홍시가 된 대봉감을 하나씩 먹고있다.
위사진...
콩깍지 사진이다.
바로 아랫집 할머니가 농사를 지은 것인데...우리집 주차장에 항상 낮에 널어놓고 매일 수확해서 거두어 들인다.
최근에서야 모두 수확이 끝났다.
아들은 홍성에서 살고있다.
혼자서 아들집을 지키며 살고 계신데 농사를 지으며 산다.
자신의 땅도 아들의 땅도 없는데 농사를 짓는다.
농사터?
없다.
그럼 어디서?
이곳저곳 빈땅에다 심었던 걸 하나하나 수확해서 말려 손으로 두뚜려 수확한다.
사람들이 아마도 몇십군데 될거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다.
올해 팔순이 된 이웃집 할머니... 뚝하면 우리집에 와서 뭐를 해달라고 한다.
무대뽀 할머니라 별명을 지었다.
무대뽀라는 말이 표준말이 아니라 표현하기가 이상하지만... 이말은 그저 아무런 규칙이나 순서도 없이 일을 한다는 말이다.
뭔가를 필요로 하면 체면이고 뭐고 필요없다.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뭔가를 들어달라고 한다.
농사도 그저 빈땅이면 그냥 짓는다.
고구마,파,모든 농사를 짓는다.
성격이 낙천적이고 그저 농사 욕심만 있다.
활동적으로 살으니 잔병이없다.
한글도 모르고 숫자도 모르며 살았지만 후회는 없다.
맘편한 대로 살고 농사지으며 이웃들과 웃으며 산다.
마을 노인정에도 놀러가고...시간만 나면 자신이 뿌려놓은 농사터를 한바퀴 돌아본다.
농사의 기술자...
자신이 아는 것을 최대로 활용해서 살아가는 이웃 할머니를 보면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것 같다.
가을내내 마당앞 불을 켜고 자신이 지은 농사를 거두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좋아하는 일을 할때는 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한다.
전에 한번 밥먹으려 집으로 오라고 해서 집사람과 함께 간적이 있는데 요리솜씨도 좋다.
토종으로 만든 식단이었다.
엄마가 만든 옛날의 식단이 역시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든지 뭔가 한가지 매달리며 사는게 좋은 것 같다.
그래야 삶의 욕망이 생기고 건강해진다.
아무리 지식이 많고 권력이 있으면 뭐하리...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면 비참해지는데...
그저 긍정적으로 뭔가를 열심히 하며 살면 최고의 삶인 것 같다.
그래서 난...
농사가 노인들에게는 최고의 직업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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