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음력으로 동지달...11월6일 내생일이다.
52년생이니...예순살이 된 내나이... 남들이 예순살이라고 하면 참 나이 많이도 먹었다고 생각했었다.
정말...할아버지 나이로 생각되었던 그나이...
내가 예순살이 되었다.
참으로 빠른 세월이다.
지천명을 넘었다고 생각했던게 엊그제 같았는데 이순(耳順)의 나이가 되다니...오늘처럼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누구엔가 전화라도 한통 받았으면 했다.
아무도 정말로 누구에게서도 한통의 전화가 없는 하루였다.
대신...회사에서 직원들 20여명이 모여 생일케잌을 놓고 노래를 불러주었다.
회사에서 가장 나이많은 노년의 동료사원을 위해 생일축하노래를 불러주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육순의 나이를 회사에서 맞았다.
내가 과연 육십까지 일할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실제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내년 회갑의 나이에 또 이런 축하노래를 받을 수 있을런지...흥미롭다.
나이가 들면 마음도 노인의 모습으로 변할줄 알았는데...아직 마음은 청춘이다.
이십대의 설레임이 있고 부끄럼도 수줍음도 있다.
생일케잌을 불을 끄고 나중에 중년여성직원이 다가와 하는말...
"...님 아까 노래를 불러줄때 얼굴이 빨개진 것 아세요?"
아~ 그랬구나. 아직도 부끄럼과 수줍움이 많은 소년이다.
하지만 내육체는 이십대의 건강한 육체는 아니다.
조금씩 뭔가 이상현상이 온다.
얼굴은 주름이 많아졌고 눈밑에는 심술통이가 커져가고...
머리카락도 다리의 털도 많이 빠져버렸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회갑을 바라보는 나이...
아랫배가 나오고 머리속은 빙빙돈다.
삶에 대한 애착과 느낌은 젊은 사람들과 똑같다.
이제 꿈을 꾼다는 것보다는 꿈을 포기하는 나이가 된 것일까?
포기하기 보다는 가장 낮은 곳을 향하는 꿈을 꾸는 나이가 되었다고 하는게 좋겠다.
꿈보다는 추억이 진하게 내려앉은 나이....
추억을 먹고사는 나이가 되어 자꾸 옛날 얘기만 한다.
옛날에는 어쩌고저쩌고.... 사람들하고 얘기할때 시시콜콜한 옛날얘기를 한다.
별로 화려하지도 않은 과거를 떠벌린다.
아직도 나는 휘청거리며 현실에 부닥치고 부딪치며 살고 있다.
출근길에 나오며 뭔가를 바라지도 않으며 세상에 나와 하루가 지나가고...세월은 쉼없이 가는 모습을 본다.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강원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리고...혹시 이비가 내일은 눈으로 변해 있을지 모르겠다.
내생일이 참 좋은 날에 받아 놓았다고 생각한다.
추수도 끝나고 찬바람이 불어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계절...
안방에 앉아 오붓하게 앉아 쉬는 계절이 아닌가 생각한다.
바로 내나이의 그런 계절이다.
조금 있으면 우리가족과 케잌 자르기 행사가 있을 것이다.
아침에 미역국을 주면서 아내는 축하합니다 하면서 인사를 받았다.
가족행사는...
아들녀석은 멀리 있어 참석을 못하고...
딸녀석은 한시간후에 들어온다고 연락이 왔다.
내나이를 사랑해야 하겠다.
숨기고 싶지도 않고 당당히 내놓고 살아야 하겠다.
내 맘을 표현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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