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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덕산 산소 벌초길...

오늘 덕산 산소 벌초를 했습니다.

두형님과 함께한 벌초, 형제들과의 유일한 만남의 시간입니다.

우리나라 관습중 하나인 벌초는 이렇게 형제간의 만남의 시간을 줍니다.

조상님께 절을 하며 우리가 후손임을 알려주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우거진 산속에 있는 덕산산소는 자연의 휴양림입니다.

울창한 소나무,전나무로 가득한 숲속의 산책길을 제공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어딘가 닮아도 닮은 형제들...

어려서는 더러 싸우기도 하면서 컷지만 이제는 서로 의지하며 사는 가장 든든한 형제입니다.

클때...형들이 있으면 어디를 가나 의지가 되어 무서울게 없습니다.

그 마음은 환갑이 지나고 있는 이나이에도 똑같습니다.

 

자주 못찾아와 산소가 잡초로 우겨져있지만 할아버지도 이해를 하실겁니다.

손자들이 바쁘게 살다보니 죄송한 마음으로 술잔을 올립니다.

내년부터는 아들들을 대동하고 같이와야 하겠습니다.

에비들도 언제나 청춘의 육신을 갖고 사는 것도 아니고 이곳이 우리들이 묻힐자리임을 알려줘야합니다.

작은형님은 어제저녁에 고교와 대학동창인 친구가 저세상으로 갑자기 떠났다고 합니다.

친구는 옥상에 텃밭이 있어 자주 올라가는 모양입니다.

올라간지 몇시간이 지나 밥시간이 되어도 안내려와 아내가 가보니 의식불명이었다고 합니다.

119에 연락해서 병원에 갔지만 뇌출혈이 심해 이미 회복불가능 상태로 형님은 연락을 받고 병원에 가보는길에 운명을 했다고

연락이 왔답니다.

우리나이로 예순넷...아직 한참 살아갈 나이이지만 회갑이 넘은 나이가 되다보면 그렇게 된다면서 삶이란게 참 허무한 것 같습니다.

작은형님은 아직도 그 충격이 있는지 친구이야기를 계속 하셨습니다.

 

오늘은 예초기가 말썽을 부렸습니다.

해마다 한번 올라와 쓰는 예초기라 시동을 켜는데 조금 힘들었는데 올해에는 한참을 해도 엔진이

가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가져온 낮으로 봉분만  만지는 불상사 발생했습니다.

제가 한번 점검해 고쳐가지고 와야 했었는데... 산속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늦어서 올해는 간단한 벌초로

끝냈습니다.

 

산소옆에 있는 밤나무 밭...

해마다 벌초가 끝나면 밤을 주워가곤 합니다.

올해도 한시간 정도 밤줏기 행사를 했습니다.

조금 이른밤이라 맛은 덜하겠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합니다.

덕산읍내에 내려와 보신탕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벌초행사때마다 이렇게 시골의 보신탕으로 마무리합니다.

땀을 흘리고 먹는 맥주맛, 역시 최고입니다.

또다른 맛이있습니다.

형제들과 함께한 즐겁고 보람있는 맛입니다.

그런 맛에 벌초를 즐기며 만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