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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우리집 담을 넘는 고등학생들

 

천안의 명문 고등학교입니다.

야구로 유명하죠.

우리집은 여고쪽하고 담을 같이 하고 있는데 남고의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이 휴일이면 담을 넘어다닙니다.

출입금지 표지가 있는데도 담을 넘어 어딘가를 가는 것 같습니다.

가게?,아니면 담배사러? 술마시러?

궁금합니다.

정문으로 나가면 될텐데 왜 담을 넘어가는지... 아마 통제가 있기 때문일겁니다.

금요일 저녁에 가장 많이 담을 넘습니다.

지난주 부처님 오신날 연휴시작되는날 밤에는 십여명의 학생이 떼로 넘어오는 걸 발견하고 소리쳤습니다.

"당직 선생님게 연락할거야.  애들아 넘지마...위험해"

하지만 본체만체 넘어옵니다.

어두워서 잘 모르겠지만 몇몇 학생은 당황한 듯 서두르고... 몇몇학생은 여유를 부리며 넘어옵니다.

사실, 깊은 언덕에 있는 담이라 넘어지면 다칩니다.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나기 쉽습니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넘어오는 학생들이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계속 이어져 넘어오는 학생이 있길래 수위실로 달려갔습니다.

학교 당직실에도 연락이 안되고 학생들이 담을 넘고 있으니 통제해 달라고...

그후... 여전히 학생들은 휴일이면 담을 넘습니다.

철조망이 허술한 우리집 건물쪽을 택해서 넘어 갑니다.

 

학생들이 얼마나 넘어다녔는지 길이 나있습니다.

매끌럽게 미끄럼타면서 우리집 텃밭을 지나갑니다.

텃밭에 심어놓은 고구마도 밟아서 엉망이 되었습니다.

오늘 일요일...

텃밭에 물도 주고 집안일 이것 하느라 집주위를 돌아다니는데...

마침 담을 넘어 학교로 가는 학생 3명을 마주쳤습니다.

학교로 연락한다고 잠시 있으라고 했습니다.

어린학생...새싹같은 녀석들입니다.

어찌보면 손자뻘 되는 녀석들입니다.

다시는 안그럴테니 봐달라고 합니다.

한학생은 왜그려냐며 반항하는 기색입니다.

사실, 넘어다니는 걸 보고 방금 기숙사 선생님을 만나서 해결해 달라고 부탁하고 헤어진 직후였습니다.

연락하면 금방 사감 선생님이 왔겠지만 학생들의 미래를 생각해서 포기하고 보냈습니다.

 

아래사진은 우리집 담을 넘으려던 학생들 뒷모습입니다.

반항심이 보이던 학생을 일찍 도망을 쳤습니다.

순진한 두녀석만 남았다가 빠른 발걸음으로 제 곁을 떠났습니다.

혹시 선생님이 올려나 염려해서....

학교에는 강력하게 항의를 했으니 뭔가 조치를 할 겁니다.

 

우리나라 학교의 기숙사 너무 통제가 심한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적당히 통제해서 자유롭게 생활하는게 오히려 교육상 좋을 것 같은데 위험하게 담는 행동을 하는 어린학생들...

교육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주에 교장선생님과 통화를 하면서 학생들을 너무 통제하지 말고 정식으로 외출을 시켜서 정문으로 다녔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교육적인 방침을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교육방침을 얘기하는데...할말이 없었습니다.

학생들이 이제 제발 담을 넘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교장선생님에게 하고 끝났습니다.

 

한참 크는 어린 새싹들을 잘 키워야 우리나라 미래가 밝아집니다.

담을 넘는 행동이 나중에는 어떤 행동으로 자랄지 걱정이 됩니다.

자유로운 사고로 자라게 해야 커서도 뭔가 새로운 개발품을 나오는 사고방식을 갖는데...

저런 통제가 많은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유명한 학자들이나 개발품이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우리집에도 피해를 주는 것 알면서 담을 넘는 학생들만 탓할게 아니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