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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가을엔 묵밥을 먹고싶다.


난 묵밥이 좋다...

      어머니가 만들어준 묵을 먹고싶다



      가을이 왔죠?
      바로 어제 운동을 마치고...
      가을산에 오랜만에 올라갔습니다.
      조금씩 변해가는 나뭇잎의 색깔들이 가을이 깊어감을 알려주더군요.
      아내와 같이 산에 갔다 내려오면서 묵집에 들렸어요.
      산나물 반찬과 큰대접에 납작하게 썬 묵과 마늘,대파,참기름 양념간장국이
      있는 묵국을 시켜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려서는 묵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것 같은데 나이가 먹으며
      묵국, 보리밥이 왜그리 좋아지는 모르겠어요?
      “어머니가 만들어준 묵을 먹고싶다”
      갑자기 어머니의 묵 양념장이 생각나는건 왜그럴까?

      식당은 카페음악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게 묵밥과 보리밥
      오리탕을 파는 음식점이 아니라 분위기있는 카페 같았죠.
      주인을 보니 삼십대 후반 또는 사십대 초반 아들과 어머니가 하는
      식당이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들과 어머님의 손맛이 있는 식당...
      저의 취향과 비슷한 음악... 묵국에 말아먹은 밥맛이 왜그리도 맛있는지...
      금방 묵밥 한그릇과 산나물 반찬을 비워 버렸습니다.
      식당 텃밭 의자에 앉아 커피 한잔씩 앞에 놓고 아내와 갗이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에 잠깐 취해 보았습니다.

      사실 우리 부부의 단골 보리밥집은 터미널 근처 식당인데...
      이곳이 갑자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맛있게 드셨어유?”
      식당의 어머님이 저희부부에게 인사를 합니다.
      “예...맛있네유~ 음악도 좋고...”
      “아들이 음악을 좋아해서...그리고 제집음식은 조미료를 안써서
      맛이 담백할 거예유~“
      “그게 좋은거 아녀유? 메뉴를 보니게 묵칼국수도 있네유~
      다음엔 묵 칼국수를 먹어 볼게유...”
      “채소 모두 여기서 기른 것들이구유~
      새싹 보리밥도 있어유~ 별미닝게 드셔보세유·”
      “글유~ 보리밥도 좋아하는디...다음에 꼭 올게유~”
      시골의 어머니 향기가 갑자기 몰려오며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돌아오는길... 북일고 숲길로 학교 야구장옆을 지나는데...
      상수리 나무밑에 상수리가 떨어져 있는겁니다.
      한두개가 아니라 땅바닥에 줄줄이 떨어져 있는걸 그냥 지나칠수가
      없더군요.
      “친구 아내에게 또 갔다주자...”
      “당신은 비닐봉지나 준비해와”
      줏다보니 상수리가 한봉지 가득히 되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것이 바로 그 상수리 랍니다.
      “친구 부인의 묵 만드는 솜씨를 또 보게 생겼네”
      아내는 묵을 만들줄 모르거든요.
      작년에도 산에서 한봉지 주어다 같이 묵을 만들어 먹었는데...
      올해도 집에서 묵잔치를 해야 겠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