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
4형제가 만나는 날입니다.
덕산 벌초하러 가는날...
덕산 가야산 가는길에 저희 형제명의로 된 칠천평 산이 있거든요.
일년에 두어번 올라가 산도 둘러보고 밤도 줏고 덕산온천하고
저녁먹고 하루종일 4형제끼리 같이 보내는 시간입니다.
올해는 첨으로 천안 두정역에서 만났습니다.
서울에서 천안까지 전철이 생겨서 올해는 집근처 두정역에서 만나자고
했거든요.
6남매중 저만 빼고 모두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만 고향 충청도를 지키며 살고있기에 항상 제차를 타고
산소에 동행하지요.
전날 비가 많이 내리더니 어제는 천안에서 덕산으로 출발하는 길은
맑은 가을하늘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더군요.
4형제가 옛날 어릴적 이야기하며 동네사람 이야기, 동창들 이야기꽃으로
시간가는줄 모르게 덕산에 도착하였지요.
덕산에 가면 뜨끈이집이 있습니다.
온천으로 땀흘리고 먹는 해장국집이지요.
아침을 그집에서 해결하였습니다.
"덕산 온천에서"/050910
떡과 음료수,막걸리를 사들고 산소로 향했습니다.
일년에 한번 벌초하는데 쓰려고 예초기를 10년전에 구입했는데...
아직도 생생하게 쓰고 있습니다.
원시림같은 산속를 통과하여 산소에 도착하였지요.
언젠가는 누루가 갑자기 뛰쳐나와 우리를 놀라게하더니...
오늘은 그런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그녀석도 이제는 해마다 이곳에 임자가 온다는 걸 알고 딴곳에
집을 짓고 살고 있는가 봅니다.
두어시간 교대로 벌초를 하고...
누워계신 고조할아버지께 제를 올렸습니다.
"익어가는 밤송이"/050910
"떨어진 알밤송이"/050910
떡과 음료로 점심을 대신하고...
2부 행사인 밤줏기 대회를 열었지요.
저희산옆에 밤나무가 여러구루 있습니다.
산이 높다보니...
동네사람 몇 명만 알아서 따갑니다.
저희는 벌초할 때 한번 한말씩 주워가지고 가는게...
일년 가을의 행사입니다.
"밤줏다가 휴식시간"/050910
저희 형제들도 많이 늙어지요.
큰형님이 쉰아홉...막내동생이 쉰하나...
모두 오십대 노인 형제들이 되었습니다.
넷이 여름방학이면 외갓집으로 몰려다닐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산소나 돌아다니는 중늙은이가 되었버렸지요.
내년에 큰형님이 예순이 되십니다.
큰형님이 말씀하시던군요.
“앞으로 십년후도 우리가 이렇게 밤따러 다닐수있을까?”
“글세...여전하지 않겠어?”
셋째인 제가 대답했지요...아직 젊으닌깐요.
“그래도 힘이 빠져 몇 개 못줏고 그만둘걸...”
둘째형이 아무래도 힘이 달릴거라는 거지요.
“이제는 애들을 톄리고 다닐때가 된것 같애...”
이제 오십이 갓넘은 교수 박사 동생이 말하더군요.
“병걸리지말고 건강하게 살자구나”
“난...오늘이 가장 행복하다...동생들과 같이 있으니깐...”
부모 형제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건 큰형님이십니다.
“이제 내려가자...온천하구...저녁이나 먹자구나”
“제가 잘아는 보신탕집으로 안내하지요”
제가 예산에서 2년전까지 7년동안 살면서 자주가던 단골 보신탕집...
작년에도 갔었던 그집으로 간다는 얘기지요.
고향땅 산소에서 만나...
고향땅 산소에서 4형제가 만나 시간가는줄 모르게 하루가
지나갔답니다.
돌아갈때는 한배낭씩 밤을지고 전철에 오르는 형제들에게
한참이나 손을 흔들었지요.
내년에도 또 벌초하고 밤을 줏기를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