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쉬지 않는다. 서두르지말고 착수하라**
중학교 때부터...
중1때부터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일기를 썼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틈틈이
그후에도...
살아가며 느끼는 이야기를 썼다.
촌스럽고 부끄러운 그일기장을 결혼하고 얼마전까지
보관하고 있었는데...
몇권있던 일기장이 지금은 흔적도 없다.
내가 버린건지...아님 이사가며 헌책 버릴때
나도모르게 같이 버린건지 모르겠다.
신혼초까지 보관하고 있었다는게 확실한건
집사람이 중학교때의 일기장을 몰래 보고...
나를 놀려주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도 그때쓴 일기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놀리곤 한다.
“중학교때 그렇게 자취를 하고 싶었어?”
“응...어떻게 알았지?”
“일기장에 맨날...자취를 하고싶다...자취를 하고싶다썼더만”
“남의 일기장을 왜봐...내 개인 이야기를...”
“우연히 정리하다 일기장이 있었어
그 어린나이에 밥은 어떻게 해먹을라고...”
“...”
“빗자루 한번 들지 않는 사람이..”
사실...
중3때 부모님에게 자취를 하게 해달라고
날마다 졸라었다.
“니 형 두사람도 그냥 걸어다녔어. 넌 자전거도 있잖아”
“그래도 고등학교 떨어지면 안되잖유.서울로 갈거란말유”
그렇게 자취를 하고 싶었는데...결국 아버지가 졌다.
중3때 학교옆에 방을 얻어 자취를 두달인가
하다가 결국은 하숙으로 바꿨다.
부모님이 셋째아들 생각을 많이 해준것인데
그때는 고등학교와 대학에 다니는 형들에게만 잘해준다
생각했었다.
또한가지 집사람이 놀리는것이 있는데...
그때 일기장 표지에 쓴 좌우명이다.
***시간은 쉬지않는다. 서두르지 말고 착수하라***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뭘 서두르지 말고 착수하라는 건지...
말도 안되는 그 좌우명을 생각날때마다 놀리곤한다.
“뭘 그렇게 서두려 착수했어?”
“성질이 급하닌깐 그랬나?”
저는 그때 정말 멋있고 굉장한 의미있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하루종일 고민하고 연구해서 만들어낸 좌우명이었다.
서두르지 말고 착수하라???
아마도 내성격이 엄벙덤벙하니 잘 생각하고 착수하라는
뜻이었던 것 같다.
결정을 신중히 하라...그뜻이었을 것이다.
일기는 고등학교 들어가서도 계속되고
글쓰는 재미가 붙었던지...
실업계 공고생인 내가 노트에 소설쓴답시고
단편소설을 썼었다.
단편소설을 교지에 투고를 한 기억도 있다.
문학소년이 되었던 것이다.
한국문학 전집을 탐독하며 소설가의 길로 갈까 생각하며
도서관에서 소설책에 푹 빠졌었다.
참...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과정을 모두 격은것 같다.
조그만 재주를 큰재주로 생각한 바보 원숭이라 할까?
아마도 살아가면서 소년에서 청년으로 가며
거쳐야 하는 과정을
하나 하나 씹어 소화시키면서 컷던 것이다.
지금나이 쉿 다섯...
지금도 일기는 쓰고 있는 것일까?
가끔 올리는 인터넷 내 블로그의 내글들이
사실은 내 삶의 일기인 것 같다.
중학교때의 버릇이 지금까지 온게 아닐까?
그럼...지금 내 좌우명은 뭘까?
중학교때 좌우명처럼...
***시간은 쉬지않는다.
서두르지말고 착수해라***일까?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마 뭐든 착수하는 나이는 지난것 같고
서두르는 일도 하지 말아야 할 나이이다.
살아온걸 정리하면서 거둬야하는 나이일지도 모른다.
확실한건...
서두르지 말아라.
조급하게 생각지 말아라.
천천히 생각하며 쉬면서 착수하라.
오십세를 지천명(知天命)이라 하지 않는가?
하늘의 뜻을 절로 알게되는 나이라는 뜻이다.
뭐든지 하늘의 뜻이니 받아들이라는 말인지도 모른다.
우리나이에 이제 실망할 것도 낙심할 것도 없다는
뜻으로도 생각이 되고...
오십 중반이 된 지금...
새삼스레 중학교때 좌우명처럼 살아야 할 것 같다.
***시간은 쉬지않는다. 서두르지말고 착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