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길 잘 다녀오셨는지요?
저는
어제...차례를 마치고 오후에
부모님을 모시고 아산에 갔습니다.
이모님댁으로...
성남에서 약국하는 딸을 도와주다가
이제는 고향근처에서 쉬고 싶다고 하시더니...
막내딸이 살고있는 아산에
아파트를 장만하신 이모님이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고 하셨거든요.
이모님부부도 이제 조용히 두분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참 많이도 연로 하신 부모님...
여든 세 살 아버님...일흔여덟의 어머님...
열 살이 적은 이모님도 많이 늙으셨습니다.
귀가 어둡고 성인병 몇가지를 가지고 계시죠.
약국하는 약사 딸 덕에 별탈없이 잘 지내고
계시지만...
정말 세월이 많이도 흘렀습니다.
충청도 서산 갯마을에
살던 우리집....
옹기종기 모여살던 언암리에서
서울로 이사온지 삼십 오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시골에 살 때 농사터를 많이 갖고 있던
할아버지 덕에
우리집은 그런대로 쪼들리는 시골생활은
안했지만....아버님은 항상 서울로 가야겠다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더 큰 희망을 안고
6남매의 어린 자식을 테리고 내가 고2때
서울 상도동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죠.
시골과 서울을 오가며 미곡 도매업을 하셨던 아버님...
그리고는 삼십년 가까이 상도동을 떠나지
않고 그곳에서 살며
열심히 살아온 덕에 6남매가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나름대로 좋은 직장에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큰형님이 한글날 기념식장에서
한글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받는것에 부모님이 기뻐하시더군요.
대통령상 받는 것으로 알았는데...한단계
내려와 서운하였지만...
부모님이 상경하여 고생한 보람이 있었던 것입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고향에서 마치고
올라온 소년은 어느날...
아름다운 빛을 내는 한글을 발견하고 한글이
구석에 쳐박혀 대접받지 못하는걸 깨닫고
평생을 한글운동에 받칩니다.
우리글...한글은 보석입니다.
돈도 안나오는 한글운동을 한다고 가끔은
못마땅하게 생각하시던 부모님에게
소년은 자랑스랍게 남들이 인정해준 국무총리
상을 내밀은 셈입니다.
'아빠, 이것 보세요. 저...상받잖아요?
저는 죽을때까지 한글이란 보물을 지킬거란
큰형님...
정말 이제 형님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인정받았습니다.
점점 외국 문명으로 우리글이 외면당하는
요즘,,,한글 지킴이 큰기둥이 되셨습니다.
이모님 부부와
옛날 얘기를 하시며 눈물을 지으시는
어머님에게 저는 당부를 하죠.
“이제는 웃을일만 남았는데...
왜 우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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