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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예산생활

가야산정상에 올라 외치는 나의 절규...

나의 단골산...가야산.

갓난애기때부터 바로 가야산을 보고 컷고 좀 커서는 나무도 하러가고 중학교때는 학생 전체가 토끼몰이도 한 산...

하지만 정상을 올라간건 예산에 내려와서 부터다.

예산에 내려와 처음 정상에 올라갔을땐 정말 눈물 겹도록 감격했다.

항상 올려다보고 감히 올라갈 생각을 못했던 어린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살면서 서울근교 또는 회사 산악회에서 가는 유명한 산에만 갈줄 알았지 진작 고향산은 갈 생각을 못했다.

회사 산악회장을 2년이나 맡으면서도 가야산을 가자고 하지 못한것은 등산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산... 그냥 올려다 보는 산으로만 생각해왔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서울살때 고향에 와서는 여기저기 친척집에 다니기 빠쁘지 감히 가야산을 올라갈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 가야산을 오년전 처음 오르면서 나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계속 터져 나왔다.
<이 좋은산을 여태 놔두고 어디를 그리도 올라다녀능교...>

집에서 보면 이빨빠진것처럼 보이는 문다라미 고개...
(해미쪽에서 보면 석문봉정상옆이 깊이 패였다 다시 올라간곳)

참 이상하게도 생겼다고 어려서는 고개를 갸우둥하던곳을 직접보는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이래서 그렇게 보였구나.>

이곳에 올라가면 한참이나 고향땅을 응시한다.
무언가를 끄집어 내려는 강열한 힘으로 응시한다.
저곳이 바로 내가 뛰놀던 곳이고 저 바닷가에서 조개를 잡고 망둥이 낚시를 하던곳인데...

바로 그곳은 현대 정주영씨가 그렇게 자랑하는 서산 AB지구 간척지가 된 곳이다.
그많던 고기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
그많던 새우들...조개들...갑오징어...살조개...수를 혜아릴수없는 수많은 고기들...

근대화라는 기치아래 자연은 망가지고 세상은 변하는데... 나의 마음은 항상 옛날에 가있으니...
나는 세상에 뒤쳐진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정상에 올라 어디갔느냐고 외쳐대지만 대답이 없다.
이 나쁜사람들아 내고향을 돌려다오 하지만 메아리도 없다.

정상에 오르면 감격하기도 하고 울화가 치밀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
가야산은 항상 내 엄마 품속처럼 나를 끌어안으며 진정하라고 한다.
그래도 나만은 건장하게 버티고 서있노라고 하면서...

감히 가야산만은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리라

정상에 오르니 제법 사람들이 많다.
타지 산악회에서도 많이들 온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더욱더 많아질 것이다.
멀리서 오시는 분들한데는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내집에 온 손님들처럼...
<고향산을 찾아주셔 감사합니다.>

예산에 내려와 잊었던 고향산을 찾고 그후에는 수없이 틈만나면 이산에 오른다.
올라올때마다 똑같은 감격과 울분을 함게 하며...

어제는 장장 5시간 산행을 감행했다.

옥양봉...석문봉...한국통신 안테나로 더럽힌 가야봉을 돌아서 헬리콥터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