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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예산생활

내가 길러본 가축... 토끼편

엇그제는 예산장날...
오리새끼와 병아리 새끼나 사다가 기르려고 장에 갔다.
아니 벌써...찬바람이 분다고 이제는 장사꾼이 안나온댄다. 내년 봄에나 장사꾼이 나올거리나...
그대신 토끼새끼들만 나와있다.

토끼...

나하고는 참 인연도 많은 토끼다.
처음 예산에 내려와 가장 먼저 기르고 싶었던 가축이 토끼였다.

어려서 중학교다닐때 나는 토끼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어린나이에 몇십마리나 길러보았으니...
그때는 토끼가 집집마다 있었던것 같다.
특히 겨울에 잡아먹고 가죽은 귀덮개를 만들어 찬바람 불때 덥고 다니면 그 따스함이란... 아직도 훈훈한 느낌이 있다.

오년전...이곳에 내려와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자마자 나는 토끼를 기르는 음심점 주인 아저씨에게 한쌍을 얻어다가 회사 한켠에 조그만 토끼장을 만들어 기르기 시작했다.
시간 날때마다 풀?센箏? 주고 들여다보고... 크는재미에 금방 다커 어미가 되어 새끼낳고... 그새끼를 키우는 토끼장 또 만들고... 번식력이 대단한게 토끼...한번 낳으면 보통 8마리정도이고 많으면 13마리까지 낳는 걸 보았다.

드디어 내가 사는 빌라단지 울타리에 몇십마리가 살수있는 토끼장을 만들었다.
연휴 며칠을 투자했으니...
100가구정도 되는 단지의 어린이들이 심심하면 ?O아와 보고가고 만져보고 그럭저럭 몇개월은 흘러갔다.

회사에 가도 토끼들과 살고...집에 와서도 토끼와 살고 처음에는 그냥 봐주던 집사람의 입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였다.
집에 와서도 토끼풀 뜯으려 가는 모습이며 그속에서 토요일 일요일의 시간을 보내는 게 보기 안좋은 모양이었다. 아마도 회사에 있는 것과 합하여 50여마리로 식구는 불어나고 내가 힘이 부치고 집사람의 잔소리의 톤이 커가자 장사꾼을 불렀다.

십몇만원을 받고 몇십마리를 처분하였다.
돈을 본 집사람의 입은 닫혀질줄을 모른다.
역시 돈에는 약한게 여자...그때 알았다.
그때부터 집사람은 적극 후원자가 되어 까끔은 풀도 ?센箏? 주어 나를 기쁘게 하였지만 그다음에는 토끼값이 폭락하여 몇십마리를 가져가도 몇만원...

다시 집사람의 입은 나오고 노력한만큼의 댓가가 너무적으니 그럴 수밖에...나야 기르는 재미로 기른다지만 경제적으는 소득이 없는게 토끼농사라는걸 알았다.

토끼같은 마누라가 여우로 변해갈즈음...

빌라 단지사람중에 한두명 냄새가 나서 죽겠다는둥...(사실 토끼똥은 냄새가 그리 안난다.그래도 똥이라 냄새는 좀 나겠지...) 그런 얘기도 들리면서 나의 토끼 농사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래도 올봄까지 길렀으니 4년동안 토끼농사를 지은 셈이다.

경제적으로는 돈이 안되는게 토끼농사...단 취미로 기르는 재미...그 것으로 만족하면 그만이다.

다음에는 닭과 오리농사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