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단상....
몇일전 퇴근하는길...
함박눈이 천안에 내렸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내린눈이 얼면서 빙판길이 되면서
앞차가 중앙선 가드레일을 받으며 한바퀴 뱅그르르~~
저는 바짝 긴장하며 살음판 걸어가듯 천천히 달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온통 하얀 눈세상이 너무 눈이 부셔
행복한 마음이 절로 생기면서 맑은 하늘을
보았습니다.
싱그러운 하루가 약속되는 것 같습니다.
출근길은 단국대 천안캠퍼스를 가로 질러갑니다.
방학이 되어 학교 교정은 너무 조용합니다.
하얀 눈꽃으로 모자를 쓴 정원수들.....
고운 햇살을 받으며 세상에서 가장 투명한 빛을
내더군요.
분명 살아있다는 희열감이 넘쳐나는 순간입니다.
눈이 덮인 캠퍼스를 지나며 봄이면 나타날
젊은 혈기의 대학생들의 모습을 그려보았습니다.
캠퍼스 생활....참 멋있고 행복한 시절입니다.
나에게는 먼옛날의 이야기였지만
최근 한달간...
초상집에 3군데 다녀왔습니다.
살고 죽는다는 것 무엇일까?
여러 상념들이 넘치는 날들이었습니다.
생각하면 짧은 인생...
친척집 조카 며느리는 40대도 안된 젊은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멀쩡히 잘자고 일어날줄 알았는데...
계속 자고 있어 깨우려 하다보니
싸늘한 죽음으로 되었다는 겁니다.
애들이 중학생이니 아직도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데도
며느리는 하늘나라로 가버렸습니다.
서산의료원에 가보니 어리고 어린 중학교 친구들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어린 친구들이 엄마를 잃은 친구를 위로하기위해
조용히 앉아있는 모습이 기특해 보여 한참을
보았습니다.
어려서 부모를 잃는다는 건...
삶에서 가장 큰 아픔입니다.
큰 아픔을 안고 살아갈 어린 가슴에게 힘과 용기가
항상 하길 기도하였습니다.
그리도 몇일 있다가...
고교동창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갔습니다.
아버님 나이와 비슷하신 친구 아버님은
병상에서 멏년을 고생하고 눈을 감으셨더군요.
빈소를 혼자 지키고 있는 친구....
형제로 알고 있었는데... 친구 혼자만이 조문객을
맞이합니다.
장례식장에는 몇몇 고교 동창친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이 없더군요.
학교 다닐때...
맨날 형님이 S공대다닌다고 얘기를 많이 하더니...
형님이 어디계시냐고 하였더니...
미국에서 살고 있고 몇일있다 오신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외국에서 살고 있는 형님을 대신하여
외아들로 부모님을
모신 친구의 어려움을 알 것 같았습니다.
만날때마다 아버님 얘기를 자주 했었거든요.
갑자기...
똑똑한 지식치고 효자 없다는 말이 생각나는게....
그날은 자정이 넘도록 친구의 아버님 빈소를
같이 지켜주었습니다.
그리고 또 몇일후....
집사람 외삼촌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서산 의료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운산 운신초등학교 근처에 사시는 외삼촌은
오토바이를 타고 시골길을 타고 가다 변을
당하였습니다.
추측하건데...
운산읍내에 다녀오는 저녁무렵
좁은 농로길에 차를 비키다가 농수로로 떨어졌는데...
인적이 드문곳이라 추운 수로에서 누워있는
처 외삼촌을 그다음날 지나가던 사람이
발견하였을 때는 싸늘한 죽음으로 변한후였답니다.
콘크리트 바닥에는 브레이크 자욱이 있는걸로
봐서 교통사고지만...
목격자도 신고자도 없는 사고...
하소연 할곳도 없습니다.
그저 죽은자만이 유일한 증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세상은 항상 할 일은 많고 길다하지만...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
아름다운 모습의 마침이 되어야 하는데
어쩐지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하는걸
보면 씁씁함이 머릿속에 남는건 왜그럴까요?
어찌보면 한치앞도 못내다보는 우리 삶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모습은 무조건
아름다워야 합니다.
하루해가 저녁노을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사라지듯이 우리의 삶도 그런 내면의
아름다움을 안고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아있는 삶이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투명하고 순수한 세상속을 헤엄치고
싶습니다.
비록 잠시 스쳐 지나가는 삶에 불과하지만
뭔가를 항상 기다리고 기대하는 날들로
채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내일 죽더라도
세상이여...
날마다 아름다운 음악과
순수하고 고운 말로 이어지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7년 2월 첫째주 일요일 아침...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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