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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유왕골에서 밥먹고 싶다

      
      유왕골에 가서 밥먹고 싶다...
      지난 일요일...
      요즘 새로 생긴 취미 하나가
      디카 사진을 찍는 것....
      돈이 여유있으면 비싼 사진기 하나
      구입하고 싶다.
      컴과 친해지면서 디카 사진은 중요한
      볼거리가 되는 것 같다.
      지난...일요일오후 
      아내와 둘이 태조산을 올랐다.
      산주위가 온통 초록의 바다가 되어
      나무들이 파도처럼 출렁인다.
      가쁜숨을 몰아쉬며 언덕빼기에 올랐다.
      울창한 태조산 성거산 사이 깊은 계곡과
      계곡속에 한적한 시골동네가 보였다.
      등선을 따라 각원사 성불사 방향으로
      항상 내려오기만 했지 반대쪽에 있는
      유왕골은 갈 생각도 안했는데....
      한번 내려가자는 아내의 제의에 
      발걸음을 유왕골로 향했다.
      
      계곡에서 동네로 내려가자.
      우사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데...
      난 그윽한 시골의 향기처럼 싫지않다.
      우사에서 다달으니 쌍둥이 송아지 두 마리가
      고개를 들어 우리를 본다.
      첨보는 사람이라며 경계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정말로 귀여운 어린 송아지눈빛...
      호기심 가득한 눈이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난다.
      우리집에도 일잘하는 착한 소가 
      있었는데.... 학교에 다녀오면 소
      풀먹이는게 일이었다.
      송아지 새끼가 엄마 곁을 떠나지 
      않고 따라 다니면서 좋아라 깡충깡충
      뛰어다니던 모습도....
      아~ 그리운 옛날이여....
      동네에 들어서니 시골집에
      음식점이 보인다.
      옛날 그대로 토방이 있고 문지방 넘어
      안방에서 시골의 냄새가 나는 음식이
      가득하다.
      
      지나는 길손의 발길을 유혹하기에 
      충분한 주막집 같은 시골집 음식점...
      나중에 가까운 친구들과 한번 들리리라.
      어~ 내가 좋아하는 옻닭이 있네...
      좀 내려가니...옛날 나무 대문에 
      온통 빨강색으로 칠한 빨강 대문집 음식점도 있다.
      그집도 가보고 싶다.
      음식보다도 난 이런 시골분위기가 좋다.
      내가 음식점을 고를땐 음식맛은 두 번째다.
      우선은 분위기를 따지는 나....
      
      마을로  더 내려가니
      하늘을 덮은 동네 주인나무가 있다.
      수령이 500년 넘은 느티나무 그늘에서
      한참을 누워 나무틈새에 있는 하늘을 보았다.
      동네 근처에 사는 산 꿩이 
      푸드덕푸드덕 
      꾸~엉 꾸~엉
      꿩 꿩 적막을 깬다
      아내를 찾는 소리가 분명하다.
      어디에 있는겨~~ 이리로 오라닝게
      꾸~엉  하며 하늘높이 날아간다.
      푸른 산능선에 빠진 동네...
      양쪽산 능선에 구름다리가 있다면
      구름다리 건너 무아의 숲동네에
      빠져 기절하고 말았을 것이다.
      유월의 신록이 깊어간다.
      솔바람에 풀잎이 춤춘다. 
      떨어진 꽃잎이 흙바닥에 둥굴어 다닌다. 
      옹달샘에 나는  맑은 약수터 물한모금 마시니
      영혼을 맑게 헹구는 것 같다.
      세속에 찌든 때가 벗겨지는 느낌이다.
      2007. 06. 15  토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