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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신정리 친구네 별장에서

      
      신정리 고향 친구네 별장에서. 
      초등학교 동창회를
      고북면 신정리 친구네 별장에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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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암초등학교는 해미면 언암리에 자리잡고 있었다.
      해미면이 아닌 고북면 친구들이 언암을 다녔는데...
      고북면 신정리 친구이었다.
      학교다닐때... 
      신정리 친구들이 고북면 아이들인지 생각한적이 없었던 것같다.
      해미면에 사는 많은 친구들이 고북 신정리 친구들을 
      따돌린적도 없고 그저 한동네 친구로 잘 지내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65년도에 졸업하였으니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42년이 지났다.
      그세월만큼 고향의 산천은 변해버렸다.
      고향바다는 정주영 현대회장의 유명한 유조선공법으로
      뚝을 막아 간척지로 변해버렸고 몇 대에 걸쳐 살아오던 동네는
      공군 비행장으로 되면서 주민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우리가 다니던 언암리 학교자리는 부대밖 기지리로 이사를 갔다.
      내가 살았던 언암리 집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지금 활주로의 
      중간부분이다. 
      십여년전 싱가포르 여행갈 때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고향땅의 
      선명한 활주로가 아직도 생생하다. 
      천수만 석포리 신정리 앞바다엔
      서해안에서 가장 많은 수종의 바닷고기가 살았다.
      싱싱한 생선을 칼로 토막을 내듯이 생명의 바다를 뚝으로 잘라 
      바다 생명이 살지않는 간척지로 변해버렸다.
      바다를 막아버린후 해미장에 나오던 싱싱한 수산물이 사라지면서
      해미장터도 없어진지 오래다.
      농지개발과 국방력 강화에 짓밟혀버린 고향 산천....
      매번 그 근처에 갈때마다 잃어버린 고향땅이 그리워 병아리가 
      물한모금 먹고 하늘을 쳐다보듯 그곳을 바라본다.
      신정리 친구집에 가면
      그래도 고향의 흔적은 보인다.
      내가 저녁때면 달려 오르던 단지봉....
      지난번 교통공단에 근무하는 세 살적은 동생과 차를 타고 가다가 
      동생이 갑자기 물어왔다.
      “형.... 어렸을때 형이 매일 저녁때면 단지봉으로 뛰어갔었지?..
       가끔 나도 쫒아가곤 했었는데...“
      “처음에는 달리기 연습한다며  단지봉을 목표로 날마다 뛰다가
       올라 보니 바다에 떨어지는 저녁노을이 너무 좋은거야... 
       그래서 거의 매일 오르곤 했다.“
      단지봉은 영원한 내마음의 동산이다.
      고향의 동산 단지봉 근처주위에 남아 아직도 농사를 생업삼아 지내는 
      초등친구들이 몇 명있다.
      부모님의 농업을 이어받아 천직으로 알고 고향을 떠나지 않은
      순박한 친구들....
      그친구들이 때로는 부럽고 존경스럽다.
      투박한 충청도 사투리 그대로 순박함을 간직한 채로...
      그들의 흙과 사는 이야기가 풀어 나올때면 때묻지 않은
      삶의 음악소리처럼 들린다.
      어제...토요일 오후 늦은시간 
      초등 동창 부부모임을 신정리 두현네 별장에서 가졌다.
      두현이 친구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해미를 대표한
      시의원을 한차례하고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실패를 했다.
      두현친구는 해미읍내에 살지만 신정리 농사터에 창고와 
      아담한 별장을 얼마전에 건축었다.
      옛날 그대로 바다가 있다면 바로 앞에 삼섬 바닷물이 출렁거리는 
      정말로 좋은 집자리로 생각되는 곳이었다.
      아름다운 풍경이 사라졌지만 아담한 별장엔 아직도 멀리 간월도의
      바닷내음...갯바람이 불어온다.
      지금까지 많은 동창모임을 해 왔지만 고향땅 친구네 앞바당에서 하는 
      모임 만큼 여유롭고 정겨운 곳은 없는 것 같다.
      매년 일년에 한번정도는 고향집 마당에서 이런 모임을 갖는다.
      평생  많은 시간을 흙과 살아온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은 잃어버린
      고향 친지 만나는 것처럼 화기애애하고 형제 가족 같다.
      왠지 모를 혈연 관계의 가족처럼 훈훈하고 끈끈한 정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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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은한 그리움을 안고 신정리 친구집 앞마당에 들어섰다.
      더욱이 부부 동반이다보니 반가움이 배가 된다.
      오래동안 같이 만나다보니 부인들끼리도 친한 자매들 같다.
      장마철로 접어들어 후덕지근한 날씨로 아래층 창고에서 
      식사를 하고난후 수박을 먹으며 마당에 깔아놓은 방석에
      동그랗게 둘러 앉아 살아가는 이야기를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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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마리 잡은 보신탕 끓는 솥에선 맛있는 냄새가 입맛을 자극한다.
      주위에 싱싱한 채소밭에서 따온 상추와 과일들...
      고향의 맑은 공기에 함께 고향의 맛을 듬뿍 가슴속에 담는다.
      두현이 친구는 오후 내내 가마솥에 군불을 때며 엄나무를 넣고
      맛있는 초복의 보신탕을 끓여주었다.
      맛있게 익혀진 살코기를 부추에 상추에 싸서 먹는 시간은 참 행복하다
      계절에 맞는 풍성한 반찬으로  행복을 주는 친구의 정에 감사를 갖는다.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사람들 보다
      단 몇 명이라도 정을 나누며 함께 갈수있는 어린시절의 친구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기쁘면 기쁜대로 어린시절의 마음을 꺼내어
      순박하기만 했던 어린시절의 이야기하고 허물없이 농담하며 
      깔깔대며 웃는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런 어린시절을 공유할수있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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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현네 집주위 사방 팔방을 골고루 디카에 담아보았다.
      신정리에 살던 어린시절의 친구들의 집이 모두를 담아보겠다는
      맘으로....
      넓은 텃밭에는 고추를 비롯한 채소와 유실수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우리의 삶을 소중하게 살아가듯이 채소들도 천수만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친구의 정성을 먹으며 크고 있을것이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반가운 초등 친구들과의
      만남...앞으로도 반가운 동반자로 시원하고 청량감 넘치는
      삶이 이어졌음 좋겠다.
      헤어지며 두현이가 경영하는 김치공장의 김치 한통씩을
      선물로 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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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의 향기를 실컷 마신 모임이었고 
      정기 모임멤버 11명중 여름 피서지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건교를 제외한
      10명이 모두 모여 좋은시간 가졌다.
      언암친구들...
      더운 여름날씨에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이 이어지길 바란다.
      2007. 07. 16.  월요일 저녁   천안/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