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산 성불사 산사음악회 축제....
토요일 오후 태조산에 올랐다.
이웃친구들과 산행겸 성불사 산사 음악회 참석을 하기로
하고 전화연락을 했다.
처음엔 주말 식사모임을 목적으로
연락했는데...
한친구가 태조산 성불사에서 산사음악회가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었다.
그래서 식사시간을 두어시간 빨리 하기로 하고
오후 몇 명이 모여 산행을 한후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산행하는 동안 제법 선선한 날씨로
더운땀은 금방 차겁게 볼위로 흐르고
소나무 숲길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옮겼다.
짙고 높은 파란색 빛깔의 하늘을 바라보면서...
하늘엔 뭉게구름 흘러가고
소나무 솔잎 사이로 햇빛이 내린다.
축 처진 두 어깨를 펴고 두팔을 벌려
하늘로 향해 뻗어올렸다.
떨어진 가을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려고...
흙사랑 음식점 앞에서
친구들과 잠시 차한잔 마시며
태조산 계곡에서 내려오는 가을 향기를 느꼈다.
몸속으로 가을이 스며들어온다.
이좋은 계절에 좋아하는 친구들이 곁에 있고
좋은 음식을 비우며 웃음꽃을 피웠다.
일주일만 안보면 소식이 궁금하고
밀린 이야기가 많다.
남해 소록도를 육지와 연결하는 다리공사현장에
있는 친구는 주말에도 근무하는 관계로
올라오지 못했다.
홀로남은 아내의 외로움을 우리 이웃친구들이
달래주었다.
성불사 산사 음악회를 같이 참석하면서....
이글을 읽으시는 님...
음악을 사랑하십니까?
자연속에 저절로 생긴 산골의 조그만 절에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깊어가는 가을밤에....
나뭇잎에 비춰지는 조명...
찬란하다못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습니다.
산속에서 들리는 벌레소리와 함께
울려퍼지는 음악소리 그야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삶의 노래였습니다.
옆에서 앉아있는 아내와 친구부인은
가수가 부르는 그노래 그 대로 따라하며
관객과 하나가 되는 모습 또한 깊어가는 가을의
향기의 따스함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선율이 가슴으로 스며들어
가을밤의 별빛과 함께 사랑으로 넘쳤습니다.
여전히 삶의 즐거워야하고 삶을 사랑 할 수 있는
이유가 이곳에 있었습니다.
아~~ 살아있다는 희열....
천안 관현악단의 연주로 시작되어 합창단,
풍물패공연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의 살아갈 날은
많이 남았 것만 우리몸은
천근만근으로 무거워져 가고 있습니다.
십대,이십대초로 구성된 몇 명의 비보이...
날아갈듯 춤추는 비보이의 날렵한 춤솜씨에
절로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우리도 옛시절에는 저렇게 몸이 가벼운 때가 있었는데...
포앰(퓨전저자현악구룹)을 아시나요?
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순수한 열정의 손놀림...
손끝에 전해오는 전자 현악의 역동적이고
강렬한 비트사운드는 그녀들이 가진 미모와 함께
현대적인 음악의 세계를 이해하게 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클래식 악기도 대중음악과 함께 어울어져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주더군요.
가을밤에 울려퍼지는 음악소리는
갈바람과 함께 밤하늘의 나뭇잎은 춤을 추었습니다.
마지막에 나온 인순이....
몇곡의 신곡과 함께 가요 메들리를 할때는
산사음악회에 나온 모든 사람들이 같이 따라부르며
박수를 치고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발하늘을 수놓는 불꽃과 함께......
태조산 계곡에 올려오다 본 꽃길만큼
하늘향에 퍼져 올라가는 조명불길이 나뭇잎과 함께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무더웠던 한여름이 가고
가을 냄새 솔솔 풍겨오는 산사에서
가을음악회가 벌써 6회를 맞이했답니다.
성불사 주지 원경스님의 인사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창공을 떠도는 구름처럼, 바람처럼
여러분의 마음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천년의 사랑을 얻기위해 묵묵히 자리하고 있는
성불사에서 별빛과 함께
태조산 기슭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구름, 바람처럼
우리의 번뇌망상을 접어두고 우리의 뒤안길을
한번 뒤잡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어
여러분을 모시고 야단법석을 펼쳐보고자 합니다.>
산사 계곡에서 야단법석을 펼친다는
말이 맘에 들었습니다.
평소 조용하고 깊은 산자락에 자리한 성불사....
옛내음 가득한 오래된 조그만 절입니다.
유명한 절도 아닌 작은 절이
외로움 많은 천안 사람들에게
기쁨으로 행복함으로 채우게 해준
성불사에게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다음날 늦은 일요일 오후
산사음악회가 끝난 성불사에 다시 찾았습니다.
부천 아버님이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셔
오전에 그곳에 들렸다가 태조산에 올랐습니다.
노을이 넘어가는 성불사쪽으로 내려오며 음악에
배어있는 오래된 고목나무 곁에서 잠시 머물렀습니다.
지난밤의 야단법석으로 가을이 더 가까이온
성불사의 모습이었습니다.
길고 긴 가을밤에 아름다운 음악을
소화시키지 못해 그곳에 들린 우리부부...
토해내는 포앰의 강열한 음률이 아직도
500년된 고목나무에 배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가을밤에 열린 산사음악회는 단순한 대중가수들의
노래에 즐거움을 주는게 아니라 동네 이웃을 향한
넉넉한 마음의 잔치였습니다.
서로 더불어 함께하는 행복으로 너와 나의 고통도
덜어주어 마음이 가벼워지는 그런 자리라 생각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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