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산 주차장 가기전에 있는 단풍나무가 너무나 아름답다>
“충남에서 가장 높은산이 어디인지 알아유?”
“계룡산 아닝감...”
“틀렸시유~”
“어디?”
“서대산이라고 금산에 있는 산이랑게유~”
“그려...”
“오늘은 그곳으로 직행유~”
지난 11월 두 번째 일요일 아침...
아내가 내린 명령이다.
산행의 코스 명령이 떨어지면 바로 인터넷 검색에 들어간다.
서대산을 검색하니....
정말로 충남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되어있고 높이는 904미터...
충남 금산군 추부면과 금북면에 위치되어있다.
가는 방향은 대전터널을 지나 진주방향에서 추부 나들목에서
빠져나가면 된다.
어느새
항상 먼저 배낭을 싸고 현관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빨리 준비하고 나오란 신호다.
아침먹고 8시경이면 출발이다.
회사 출근시간하고 거의 비슷한 시간....
가을철이 된 후 요즘... 아내는 산에 빠져있다.
일요일의 우리집 아침풍경이다.
일요일 특별한 행사가 없는한 무조건 산으로 향하는 아내...
난....처음엔 끌려가는 모습이지만 일단 출발해
산속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진다.
참 잘왔다는 생각...산속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명약을 가진 것 같다.
산길을 걸으면 절로 힘이 나며 기분이 좋아진다.
자연과 인간...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인연이 아닌가 싶다.
8시 조금넘은 시간에 동네인 천안 나들목에 들어서
대전터널을 지나 진주방향으로 가다가 추부 ic를 빠져나왔다.
1시간반정도 고속도로를 달려온 것 같다.
금산 추부면은 깻잎으로 유명하다.
농촌지역에 하나씩 특산물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예산하면 사과, 공주에서는 밤, 지금 내가 사는 천안은 포도...
맑은 공기와 서대산 계곡에서 흐르는 맑은 물로
깻잎농사를 짓고사는 농민들의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
서대산드림 리조트 주차장 근처에 들어서자 아직 떨어지지않은
예쁜 단풍나무들이 우리를 반긴다.
11월에 들어서 산속의 낙엽들은 거의 떨어졌지만 평지의
단풍은 절정이다.
마침 이른 오전이라서 차들이 없다.
빨강 노랑색의 물감을 들여놓은 듯한 단풍나무에 잠시 빠져
사진을 찍었다.
입장료 1000원을 내고 서대산에 들어섰다.
1코스에서 4코스로 내려가기로 하고 오르기 시작했다.
인터넷 검색할 때 구름다리 사진을 본적이 있어 그곳을
꼭가기로 하여 가장 긴코스를 선택한 것이다.
서대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난 망설임 없이
능선에서 바라본 농촌 들녘의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갈잎나무 언덕을 따라 능선에 올라서면 가슴이 시원 하도록 탁 트인
금산 농촌의 들녘이 한없이 펼쳐진다.
드디어 구름다리에 도착했다.
먼저 건너온 사람들이 너무 무섭다고 건너지 말라고 한다.
구름다리를 보고 약간은 실망했다.
군대 유격훈련의 다리처럼 한사람이 간신히 건널수있는 굵은
철사줄로 만든 것이다.
입구에 경고문이 써있는데...
만든지 10년이 넘은 다리로 사고시 책임을 못지겠다는 내용이었다.
아예 건너지 못하게 금지 시키면 될걸 건너다 사고나면
책임을 못지겠다니...
용감한 아내가 앞장서서 구름다리에 발걸음을 내딛는다.
5미터 정도 가더니 아내가 무섭다며 나보고 건너지 말라 소리친다.
연약한 아내가 건너는데 내가 못간다고 뒤돌아선다?
코웃음치며 나도 건너기 시작하는데... 정말 겁이난다.
출렁거리는 다리... 다리는 떨렸지만 양손과 함께 쇠줄을 붙잡고
앞만보고 건넜다.
오늘은 날씨마저 흐려 서대산의 깊은 계곡을 내려다보는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여유가 없어 아쉬움은 떨칠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약간의 공포로 내려다볼 배짱이 없었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다.
서대산 정상에 올랐다.
많은 등산객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도시락을 먹는다.
우리도 전망좋은 곳에 앉아 고구마와 과일 맥주를 펼쳐놓았다.
요즘의 도시락은 고구마가 주식으로 설탕을 발라 놓는듯
너무나 달콤하고 맛있다.
요즘 하루에 고구마를 몇 개나 먹는지 모른다.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계속 간식으로 나오는 고구마...
특히...이런 산의 정상에서 먹는 고구마 맛이 최고다.
하산길에서는
긴행열의 등산객들을 만나 아내와는 저만치 떨어졌다.
열심히 내뒤를 따라오는 중년의 여인네들....
일부러 빨리 가기도 했는데 계곡 따라온다.
한참을 내려오다가 묻는다.
“혹, 광양팀 선두대장 아니세요?”
“아뉴~ 천안팀인데유~”
“그래요. 광양팀 선두대장인줄 알았는데....”
“오늘 여러사람 같이 왔는가 봐유~”
“관광버스 5대가 왔어요...서울에서 3대가 내려오고
광양에서 2대가 올라와 이곳에서 만났지요”
“전남 광양 친목회가 너무 잘되는가 봐유~”
“3달에 한번씩 만나 산행을 같이 하거든요”
둘이 선두가 되어 한참을 얘기하며 내려왔다.
중년의 남녀 고향친목회가 그렇게 잘된단다.
3개월에 한번은 중간에서 만나고 서울에서는 한달에 한번
산행을 하는 친목회란다.
충청도에는 그런 친목회가 존재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단결력이 부족한 충청도 사람들...
영원한 양반들이기 때문이다.
잠시 동행한 그녀와 산에 대한 얘기로
200여명의 광양팀의 선두대장이 되어 30분여 하산길을
인도하며 내려왔다.
후발대에서 선두 잠시 휴식하자는 신호가 있기까지....
난 천안팀의 팀장 아내 곁으로 갔다.
“당신 오늘은 웬일로 힘이 그렇게 남나유???”
“뒤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오닝까 빨리 안갈수가 있남?”
“계속 앞장서서 가는 모습이 산삼먹은 사람같더라구유”
“오늘은 사람들 틈에 끼어 내려오니 힘이 나더라구....”
200여명의 광양 장년 친목회....
서대산의 산행의 긴줄기를 보며 감탄에 마지않았다.
남도의 뜨꺼운 고향의 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깊어가는 늦가을...
갈잎나무들이 모두 옷을 벗었다.
참나무 오솔길은 영화 속에서나 본듯한 아름답고 청청한 모습이다.
충남에서 가장 높은 서대산을 내려오며
가을의 향기가 지나가고 겨울의 문턱에 와있는걸 느꼈다.
가을이고 일요일이라 그런가 서대산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차있다.
11월의 일요일.... 하얀 서리가 살포시 내린 농촌들녁의
평화로운 모습...
봄 여름이 다 가고 가을도 끝자락에 매달렸다.
이제 겨울의 차거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가을은 이렇게 가버리고 있다.
2007. 11. 16 금요일 아침....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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