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지역 초등모임 수덕사에서...
4월 26일 오후 2시...
수덕사 주차장에서 초등친구들을 만났다.
두달에 한번만나는 정기 부부동반모임이다.
덕숭산을 등산하고 산채정식으로 저녁을 하자고 하여
정식멤버 11명중 5명이 먼저 등산하기위해 수덕사에 왔다.
용복이부부, 기본이부부, 나와집사람, 기홍이와 성현이는
혼자나왔다.
등산은 못했지만 식사모임에 두현이부부와 세정이부부가
참석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산채정식을 먹었다.
못자리를 하느라 못나온 재희, 특별근무중인 건교, 가족모임이
있는 명항이, 개인적인 사정이 갑자기 생긴 영호가 못나왔다.
기홍이 집사람도 산을 좋아하는데 최근에 목디스크수술을
하여 안정을 취하고 있는중이다.
성현이는 최근에 등산을 좋아 혼자 산에 오른다.
전에는 다리가 아파 산에 오르는 것은 상상조차 못했는데...
조금씩 체력을 아끼고 몸관리를 하더니 좋아져
등산까지 한다.
식당모임에 앞서 주차장에 몇몇친구들이
덕숭산 능선을 따라 산에 올랐다.
덕숭산은 해발 495미터로 높지않은 산이지만
능선아래 펼쳐지는 농촌의 풍경들이 너무 아름답고
가끔 보이는 큰바위가 우리의 마음을 겸손하게 만들어
주는 느낌이다.
갈라진 바위, 동굴을 만들고 있는 거대한 바위사이를
지나다보면 우리 살아있는 조금만 생물일 뿐이다.
바위가 볼때는 우리들은 몇 마리의 개미들이 움직이는
것과 다를바 없을 것이다.
조금세월이 지나면 먼지로 될 똑같은 생물체들이 아닌가?
등산로 곳곳에 피어있는 철쭉꽃....
연한 분홍빛이 꽃 같은 하루를 열어준다.
우리의 인연도 이런 꽃같이 아름다운 인연이 아닐지.
이런날은 분명 꽃향기가 가슴속으로 번지는 것 같다.
비록, 마음은 메말라가는 상태지만
아직도 가슴에는 추억을 먹고사는
십대들처럼, 떠들고 웃는다.
몇 년전에 용복이부부와 이산에 오른적이 있다.
그때도 초등동창들과 같이 오르려 했는데...
용복이 부부만 일찍나와 우리부부와 등산을 했다.
이제 삶의 여유가 생겼는지 이번은 다섯명이나 참석했다.
산에 오르며 친구들과 이런 저런 삶의 이야기를 나눴다.
성현이가 고향 신정리를 빈손으로 떠나며 돌아올때는
옛땅을 모두 되�겠다 박장규친구와 다짐했었단다.
지금사는 홍성에서 열심히 농사를 지어 삼십년후
모두 되찾을 돈을 벌어 다시 신정리 고향땅을 찾았단다.
다시 가본 고향땅에는 옛날 그모습을 만날 수가 없었다.
같이 다짐했던 박정규친구는 저세상으로 떠났고 옛날
학교도 다른곳으로 이전해 변해버린 고향으로 돌아
오고 싶은 마음이 없더란다.
대신 초등친구들을 만나고싶어 교육청에 전화해서
언암초등학교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동창친구 한명과
통화하게 된게 동창회에 나온 계기가 되었다.
세월이란게 한자리에 그대로 있게 놔두질 않는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삼십년이 지났으니 모두가 변한 세상뿐이더라 말하는
성현이 말에 모두 너털웃음으로 답한다.
자식이야기를 하다가 용복이네 자식들의 새로운 소식을 접했다.
용복이는 남매를 두었는데...
큰딸은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몇 달전에
영국 캠브리지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자기전공을 살려 영어의 본고장의 명문대학에 유학한
딸이 자랑스럽다.
올 가을에 딸이 다니는 영국에 만나러 간다는 용복이부부...
자식덕분에 영국유럽여행을 떠나게 되었다면서 좋아한다.
아들은 중앙대 사진학과에 다닌다.
이번에 스포츠토토에서 사진작품여행을 떠나는 콘테스트에
합격하여 무상으로 박지성이 뛰는 영국프리미어리그에 간댄다.
10명만 뽐는데 몇만명이 응시하여 합격했으니 얼마나 대견할까?
앞으로 사진작가로 대성할거란 생각이 든다.
열심히 살아온 용복이에게 좋은일만 생기니 우리도 기분이 좋다.
모두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생기는 행복의 길...
좋은소식에 모두 산에 오르는 발걸음이 가볍다.
정상에 올랐다.
멀리 가까이에 있는 덕산읍내, 맞은편에 가야산 반대편에
용봉산이 자리잡아 그 가운데 솟아오른 덕숭산...
초등학교때와 중학교때 소풍으로 걸어서 수덕사길이다.
그옛날은 힘들고 어렵기만 했던 고갯길을 옛친구들과
다시 걸어 올랐다.
추억이란건 이렇게 아름다운 것...
만공탑으로 내려왔다.
어려서 동그란 돌탑을 보고 신기하다 생각했었다.
기본이가 아내랑 추억의 사진을 담았다.
오래된 고목들이 즐비한 계단을 내려오며
수덕사 소풍이야기를 한다.
쌀한되 짊어지고 덕산한티고개를 넘어 수덕사 계단을
내려와 여관방에 주고 하룻밤을 잣던 시절...
우리는 이제 추억을 먹고 산다.
아무리 되돌아 가려해도 못가는 그때의 그시절...
우리친구들 모두
한국전쟁때 태어나 힘들게 어린시절을 보내고
벌써 반세기가 넘게 세상을 살아오며 항상
그때가 행복했었다 느끼는건 지금 생활의 안정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젊은시절, 가난을 벗어나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내로 자신을 불태웠는지 모른다.
이제 우리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
웃어가며 지난날의 힘들었던 삶의 이야기를 얘기한다.
수덕사 대웅전을 둘러보았다.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이 왔음을 느낀다.
주변에 연등행열과 불자들의 염원을 담은 기와장이 눈에 들어온다.
수덕사 바로앞에 있던 여관골목과 식당이 많이 정비해 이동했다.
새로운 건물을 지어 식당이 모두 주차장근처로 이사가고
옛날의 여관들이 모두 없어져버렸다.
개심사와 수덕사의 이미지가 사뭇 다르다.
옛것을 보존하려는 개심사와 새로 개축을 많이하는 수덕사...
초등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아직도 순진하고 순박함을 간직한 친구들이다.
친구들 마음은 늘 천수만 갯펄바다 노을빛에 가있다.
파도에 밀려오는 하얀 은빛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던 고향바다...
갯펄에서 뛰놀고 고기잡던 시절이 최고로 행복했던
시절이다.
벌써 봄은 깊어가고 연초록의 고운새싹이
진초록의 물결로 변해간다.
이렇게 계절이 변해가듯
티없이 맑고 순박하기만 하던 친구들이
어느새 초로의 중년길을 넘어간다.
아직도 어린시절의 마음을 간직한채
자식들 사랑만으로 가득차 있다.
그자식들이 다커서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 키우지만
항상 마음은 잘 살아갈지 걱정을 안고 산다.
생로병사 희로애락 삶속에 먼길을 달려온 친구들...
저물어 가는 젊음의 힘찬 발걸음을 뒤로하고
이제는 천천히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자.
뒤도 돌아보고 옆도 보면서 말이다.
2008.4.28. 월요일 아침 천안/영로
한국의 100대명산 산행기
수덕사 덕숭산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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