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 노동절이다.
모처럼 맞은 휴일 천안 친구들 몇 명과 함께
대둔산으로 향했다.
대둔산은 두 개의 도가 도립공원으로 지정을 했다.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에서...
본래는 충남의 금산군의 대둔산으로 인식되었으나
전북의 완주군에서 많이 개발을 해놓아 이제는 완주의
대둔산으로 유명해져있다.
케이블카와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산행의 코스는
대부분 그곳에서 이뤄지고 있으나 친구들과 같이 간 코스는
금산군진산면으로 해서 태고사쪽으로 올랐다.
좁고 깊은계곡의 언덕길을 한참 올라 차를 주차하고 오르니
반은 차로 올라간 셈이다.
대둔산 하면 태고사라고 한다.
만해 한용운은 태고사를 보지 않고는 천하의 명승지
대둔산을 말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 등산에는 태고사를 가지않고 배티재로 해서 낙조대를 올랐다가
능선을 타고 오르고 내리면서 마천대(877m) 정상에 도착했다.
낙조대에서 바라본 대둔산...
시원한 바람이 힘들게 올라온 산행의 피로를 한순간에 가게한다.
대둔산은 기암괴봉들이 많고 그 바위 봉우리들이 수려하며
그림같이 펼쳐진다.
봉우리 오를때마다 내려다보이는 울창한 계곡과 바위, 계곡이
아름답다.
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답고 훌륭한 대둔산은
금산, 논산, 완주 세군이 차지하고
있으면서 가는곳마다 지역의 이름이 써있어 재미있다.
금산군의 낙조대, 논산군의 낙조산장, 완주군의 마천대등이 써있다보니
몇십분에 충청도와 전라도를 넘나드는 기분이 든다.
마천대 봉우리에 탑을 세운 것은 좋은데...
탑이름이 개척답이다.
그것도 한자로 양면에 써서 이곳이 중국땅인가 의심을 하였다.
한곳이라도 한글로 써놓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발상을 한 사람이 한자 국수주의자가 아니었을까?
숲이 좋고 계곡과 개울이 좋으며 기암괴봉이 수풀처럼 서 있다.
사흘을 보아야 제대로 대둔산을 볼수있다는 곳에 몇시간의 산행으로
대둔산을 보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싱그러운 바람결에
나풀 나풀 날아오는 오월의 봄향기를 마시며 친구들과 깔깔대며
웃는 산행이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능선에서 내려다본 대둔산 산하는
초록을 향해 달려 가는 연두빛 나무들의 상큼함이 넘쳐난다.
거대한 바위틈에 몇십년 몇백년 커온 소나무는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고 갈라지 바위틈새는 몇천년의 역사를 말해준다.
정말로 아름다운 계절이다.
푸른 하늘과 연초록의 나뭇잎, 무엇보다도
맑은 공기가 있어 마음도 맑아지고
초록 나무들의 숲속에서 울러퍼지는 새소리의 합창소리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보다 더 달콤한 느낌이다.
온갖 나무들과 들꽃들의 속삭임이 미소 짓게 하는 계절이다.
오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말했지 않았는가?
긴겨울의 잠에서 모두 깨어 향기를 뿜어대며
생명의 꽃을 피운다.
이보다 아름답고 경이로운 자연의 생명을 보여주는 계절이
없을 것이다.
바위 절벽위에 우뚝 솟은 소나무 그늘아래 모여
가져온 점심식사를 했다.
내가 가져온 쑥개떡과 쑥떡, 친구가 가져온 김밥,
포도주로 건배하면서 대둔산 정상 탈환한 승리자의
기쁨을 나눴다.
봄볕이 따스하다...아니 너무 더워 휘청거린다.
왜,...저기 더위에 막걸리 먹고 휘청대는거....
우리는 포도주에 얼음커피물에 취해보았다.
빈가슴 가득 채울 수 없는 우리의 마음...
절벽위를 타고오르는 봄바람을 잡자.
아니...절벽을 날아오르고 싶다.
저멀리 푸른 산천초목위를 푸르륵~
날개짓을 하며 하늘을 날아오르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이아름다운 강산을 내려다보는 즐거움은 어떨지...
절벽위 소나무에서만은 떠나고 싶지않다.
순간, 순간 무엇에 이끌려 가는 우리삶...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한없이 머물고 싶다.
공허하고 힘든 우리생활에서
이런 활력소가 없다면 무엇위해 사는가?
산에 익숙하지 않은 친구부부는
봄빛 속에 지치고 다리가 풀려 하산하는게 힘들다.
몸은 힘들어도
토해내는 노래소리는 힘차다.
봄향기가 준 신바람은 지친이에게 보이지않는 기(氣)를 준다.
공기 좋고 물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떠나오며
금산군의 조그만 마을회관 느티나무아래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조용하고 아담한 마을이다.
왜 이런 좋은 곳을 버리고 모두 도시로 떠났을까?
텅빈 마을거리를 바라보며 의문은 꼬리를 물고 나온다.
결국 언젠가는 사람들은 후회를 할거다.
이런 좋은곳에서 마음을 비우고 편안함으로
살아가는게 최고의 삶이었겠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떠나
도시에서 이리저리 차이면서 사람들과 융화하며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도시에서 사는게 행복하다 착각하면서 말이다.
대둔산의 봄기운을 잔뜩 안고
천안으로 돌아왔다.
2008. 05 04 천안/영로
음악: First of May(5월의 첫날) / Sarah Bright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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