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외식하는 우리 부부가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은
추어탕이다.
그옛날 집사람이 어린아이였을때...
장인어른은 논두렁 조그만 물가에 어항을 넣어두곤 했단다.
집사람과 막내처남은 저녁때면 그 물가로 나가 어항을 꺼내오곤 하였는데...
어항속에는 조그만 송사리부터 미꾸리가 들어있었다.
그걸 잡아오면 장모님은 추어탕을 만들어 식탁에 내오곤하여 식구들이
맛있게 먹었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다.
그런 추억을 간직한 집사람은 추어탕을 좋아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단골로 가는 추어탕집이 하나 있다.
천안 태조산 기슭 유량동에 가면 이랑골이라는 추어탕집이 있다.
그집의 특징은 추어탕 맛도 괜찮지만 인원수에 맞춰 뚝배기에
밥을 새로 지어 나오는 것인데...
다 먹고난후 나중에 숭늉과 함께 누룽지를 끓어먹는 맛이 그만이다.
꼭 시골집에서 엄마가 누룽지밥을 주는 기분이 나고
밥먹고 나서 숭늉을 들이키는 맛이 개운한 게 좋다.
일요일 저녁...
동네 친구들과 같이 태조산 이랑골 추어탕집으로 갔다.
몰론 내가 초청한 친구들이다.
거의 매주 만나는 고정멤버 친구들이 다 모였다.
회사 근무로 바빠서 잠시 참석 못하던 병하부부도 참석했다.
일주일이라도 걸러 만나면 궁금해서 못견디는 우리들....
친구들 모두 임대건물을 하나씩 갖고 있다보니 바쁜 시간을
보냈다.
우리가 모이면 요란하다.
주위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할이야기가 왜그리도 많고 웃음소리는 크고 우렁차 청소년들 같다.
공동 관심사를 토론도 하면서 밥을 먹다보면 한두시간은 금방 간다.
보름날 생일이었던 친구 부인에게 생일 축하노래도 즉석에서
불러주고....
한집안 식구들 같은 모습이다.
지난번 남해 여행에 참석했던 초병이 친구 얘기도
많이 나온다.
마침 우리들의 삶의 인연에 끈을 연결한 초병이가 우리 모임의
중심에 서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여행이 너무 좋아 벌써 여름휴가가 기다려진다는 친구들...
지난번 여행에서 살면서 가장 많이 웃어보았다는 얘기도 들리고...
친구여...
세월과 시간앞에 그 누구도 이길자는 없다.
우리는 지나가는 세월 앞에 말한다.
그저 평범하게 살아갈테니 지금처럼 건강하게 웃으며 살게 해주서...
우리 인생은 한숨도 멈출틈도 없이 지나가지만
행복한 이야기는 이어지게 하고 싶다.
어떻게 살다보니 천안에 살게 되고 중학동창 친구들을 만났다.
지금 우리들...친구들의 삶의 손길을 벗어날 수가 없다.
허전한 마음을 이웃친구들이 채워주고
함께 어디론가 떠나 잃어버린 그 무엇인가를 찾아다닌다.
결국 누군가도 보물찾기가 힘들 것이지만...
우리들의 잃어버린 삶의 보물을
자식이 찾아줄까?
아내가 아니 , 남편이 보충해줄까?
그 누구도 내가 찾아나서는 인생의 보물을 주지않는다.
오직, 나 혼자만이 해결해야할 미완성의 인생이다.
때로는 한숨을 쉬고 절망을 한다.
무엇이 최고인지 최선인지도 모르며
그저 시간이 가는대로 흘러간다.
지금 우리처럼 웃고 떠들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그이상의 삶의 행복이 없지 않을까?
친구들아...
그저 그렇게 이렇게 살아가자.
서로 잃어버린 그 무엇을 찾아 떠나보기도 하면서...
무엇보다도 우리들 자신을 사랑하자.
그리움으로 가슴속을 다 채우더라도
서로 이해하는 마음을 간직하자.
다음 여행지를 꿈꾸고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살자.
2007. 2. 27 저녁 천안/영로
이영로의 천안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