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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천안생활

내 삶의 봄은 언제일까?

내 삶의 봄은 언제일까? 봄기운이 완연하다. 회사앞 포두밭의 아저씨도 몇일째 출근하여 올 농사를 준비하고 있다. 잔가지를 짜르고 거름을 옮기기 시작한다. 작년에 이 과수원에서 사다 담은 포도주를 요즘 퇴근하면 매일 한잔씩 마시고 있다. 설탕만 넣고 담갔는데 알콜기가 있어 한잔만 먹어도 얼굴이 불그레해진다. 매일 포도밭을 보며 생활한다. 과수원 사이로 난 개울가에 새파랗게 새싹이 피어나고 있다. 농부가 들 일 나서면 분명 봄이 온 것이다. 양지바른 언덕에는 벌써 냉이가 꽃을 피고 한낮의 햇살이 정겹게 느껴진다. 일주일동안 정말 바쁘게 지냈다. 회사는 회사대로 새로운 부품 주문량을 준비하고 납기일을 맞추느라... 내가 사는 건물에 누수현상이 있어 몇일을 걱정과 씨름하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화요일 출근길에 아내가 다급한 목소리로 집에 다시 돌아오랜다. 집 계단이 물바다 되었다면서.... 아침에 회의가 있는 사람이 다시 되돌아 간다는건 불가능하니...빨리 수도를 잠그라 말하고 설비업자에게 전화를 했다. 엊그제 공사한게 잘못된 것 같으니 빨리 집에 와달라고.... 그리고....회사에서 계속 아내와 통화하며 상황을 점검했다. 가장 아래층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있어 저녁에 수도를 잠갔다가 내가 출근길에 수도를 열었는데... 계단이 물바다된 건 우리집에 세든 학생방에서 부엌 싱크대 수도를 켜놓은채 잠들어버려 싱크대가 넘쳐버린 것이었다. 4층에서 흘린물이 계단을 타고 내려왔으니.... 아내는 자고 있는 아들녀석을 깨워 같이 했기 망정이지 혼자 대처하기엔 힘든 사건이었다. 건물을 하나 가지고 산다는게 참 힘들다. 매일 늦은 시간 퇴근하면 뭔가 일거리가 온다. 회사일로 힘든 몸을 이끌고 이곳저곳 점검하다보면 금방 늦은 밤이 깊어간다. 두가지일을 하며 사는 삶이 쉬운일이 아니다. 이렇게 바쁘게 살아도 세월은 간다. 세월의 바람에 흔들리는 나의 삶... 내 인생은 이렇게 여유있는 봄날을 사랑할 틈도 없이 달려가고 있다. 살아가며 잃어버린 것이 있는 것 같아 마음 한켠이 슬퍼지기도 한다.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키우지 못한 자식이 있기 때문일까? 남편으로서 다 못한 의무가 남아있기 때문일까? 어차피 인생은 미완성인데... 어느 한친구가 넌 죽어서 번돈 짊어지고 가려고 그렇게 아등바등 사느냐한다. 그럴지 모른다. 인생의 삶의 허망한 그림자가 다가올즈음... 잊고 살았던 모든 것이 아쉬워 몸부림칠지... 최상의 삶이란 없겠지만... 막연한 희망을 채우는 하루하루 삶이다. 이런 바쁜 삶속에서도 순간의 행복은 온다. 추운 겨울이 지나니 따뜻한 봄날이 오듯이.... 언덕을 오르다보면 내리막길이 오겠지. 작은 기쁨을 즐기면서 정열적인 사람이 되려 노력하는 삶이 되려한다. 봄은 찾아오고.... 내삶의 봄을 생각하는 요즘이다. 2008. 03. 15 토요일 아침..........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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