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천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않은 조치원읍에 있는
오봉산 맨발등산로를 가기로하고 그쪽으로 향했다.
오봉산은 조치원읍에서 3.5킬로 떨어진 서면에 위치하고 있다.
조치원역전에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가는길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알려준다.
맨발로 등산하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를 하고 신발을 벗고
오봉산 등산에 나섰다.
맨발로 하는 등산은 처음하는 것이라 잔뜩 기대를 했는데...
처음에는 황토길이 나와 내심 좋아 했는데 점점 올라가면서
등산로가 일반 등산로와 똑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걱정이 된다.
발바닥은 아파오기 시작하고 정상까지 3.7킬로를 과연 잘 다녀
올 수가 있을런지....
이왕에 시작한거 끝까지 가보자고 등산을 계속했다.
산속에는 소나무가 많다.
솔향기가 그윽하게 풍겨오고 등줄기에서 땀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발바닥에 가끔 날카로운 돌이라도 닿으면 신음소리를 낸다.
“아~~ 아~ 아파”
솔향기가 그 아픔을 달래주었기 망정이지 중도에 포기할뻔 했다.
중간중간에 쉼터가 많이 있는데...
특색있는 의자가 만들어져 있다.
나홀로 의자를 등산길에 만들어져 있는게 특징이다.
등산길에 수없이 다녀보았지만 혼자 앉는 의자는 처음 보았다.
산악자전거 타는 사람이 지나간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는데 지쳐서 너무 안타깝다.
이제는 힘이 완전 쇠진되어 자전거를 끌고 가고있다.
저런 힘겨운 싸움도 있는데... 이까짓 맨발쯤이야....
아직도 팔팔한 오십대의 청년이 아닌가?
정상에 도착했다.
주위에 먼저 와있는 등산객들이 모여 방울토마토와 오이를 먹고있다.
할머니가 우리에게도 나눠준다.
직접 기른 것이라면서....
정상옆 봉우리에 팔각정이 있다.
팔각정에 올라가니 조치원읍내가 훤히 내다보이고 군립고복저수지가
보인다.
맨발로 등산로에는 맨발의 등산인을 몇 명 발견하기는 했다.
백명에 두서너명....
처음 이산에 오를때는 거의 구십프로가 맨발이고 몇 명만
신발 등산인인줄 알았았는데....
그 정반대의 등산로... 원인이 무엇일까?
맨발로 다닐수있는 등산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초보의 맨발인에게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등산로에 넓적한 돌을 많이 심어놓는 배려가 거의 없고
몇군데 십여미터 지압로가 있는데 너무 아프다.
예산부족이겠지만 조치원읍에서 맨발등산로를 개발을 하겠다면
초보자를 위한 배려를 생각한 시설을 위험한 곳에 설치했으면
유명해져 전국의 맨발의 등산인들이 많이 찾아왔으리라 생각한다.
처음으로 해본 맨발의 등산....
마치고 신발을 신으니 날아갈 것 같다.
신발등산을 했으면 1시간20분이면 될 것을 2시간 넘게 산속을
맨발로 걸은 것 같다.
아~잉 아파 신음소리를 엄청내면서....
두 번다시 맨발등산은 하기 힘들 것 같다.
그저 추억의 맨발등산으로 남아 오봉산은 깊이 간직될 것이다.
천안으로 돌아오는 길은
굽이굽이 흘러온 세월처럼
하염없이 산줄기들이 스쳐지나간다.
도란도란 얘기하는 것처럼 빗방울은 차창에 떨어진다.
이렇게 장마철에는 산행도 행운이 있어야한다.
십분만 늦어졌어도 비에 흠뻑 젖어버린 생쥐가 되었을 것이다.
안개속에 산 그림자가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하루를 일요일을 산에서 살고나면
하루가 짧다.
발은 아팠지만 지압의 효과가 있어 뭔가 몸에
좋아진 느낌이다.
어제 저녁 초복날은 이웃친구들과 기중이가 산 보신탕 수육을
맛있게 먹었다.
여름날은 깊어만 간다.
2008. 7. 21. 월요일 아침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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